[눈에 띄는 신간 두 권]
그리스도인 남성들이 따르고 있는 예수 모습을 새롭게 조명

착하게 살라고 성경은 말하지 않았다
폴 콜린 지음, 전현주 옮김, 21세기북스 펴냄


‘나쁜 남자’가 대세이다. 바람둥이 기질이 있는 남자, 자신들에게 반말 짓거리를 일삼고, 차디차게 냉소 짓는 남자, 쉽게 흥분하여 화도 잘 내는 남자…, 매우 매너 없어 보인다.

그런데 여성들은 이런 남성과 멋진 로맨스를 즐기길 동경하니, 일명 ‘착한 남자’라는 수식어를 단 남자들로서는 복장 터지는 일이다.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기에 저런 못된 남자들에게만 관심을 갖고, 나처럼 연애 한번 제대로 안 해본 순진한 남자들을 싫어하는지….”

왜 나쁜 남자를 좋아할까? 사회가 악해져서 여성들의 가치관도 악해진 것일까?

‘착하게 살라고 성경은 말하지 않았다’(폴 콜린, 21세기북스)는 이 시대 남성들이 ‘착함’을 잘못 이해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할 말 있으면 제대로 하고 살아라. 겸손이 미덕이라고 주장하는 세상에 미혹되지 말라. 너희들이 믿고 따르는 예수는 할 말 다하고 세상을 조롱했던, 요새 말하는 ‘나쁜 남자’였단 말이다.”

저자 콜린은 “사실, 성경 속의 예수는 이런 모습”이라며 그리스도인 남성들이 따르고 있는 예수 모습을 새롭게 조명한다.

“그는 30대의 매력적인 교사이다. 그러나 그는 모든 종류의 규범들을 무너뜨린다. 나서서 반대하고 거침없이 의견을 내놓으며, 자신의 생각을 고집한다. 그는 종교계의 돈을 탕진하는 사람들과 싸우겠다고 으름장을 놓는다. 그는 제자들을 향해 멍청하고 둔하다고 말하며 언제까지 참아주어야 하냐고 묻는다. 그는 창녀, 노숙자들과 매우 친하게 지낸다. 적들은 그를 옭아맬 시나리오를 짜지만, 그는 명민하고 약삭빨라서 오히려 그들을 꼼짝 못하게 만든다.”

콜린의 주장대로라면, 불의 앞에서 소리 지르고 강자 앞에서 담대했던 분이 성경 그대로의 예수이다. 또 이런 예수의 성향은 여심을 흔들어대는 ‘나쁜 남자’에 가깝다는 것이다.

저자는 그리스도인들이 예수 상을 정확하게 인식하여, 불의를 보면 지나치지 않고 바른 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될 것을 강조한다. 또 자신의 정당한 욕구를 자연스럽게 표출할 것도 요구한다.

저자의 이런 주장들은 겸손과 사양이 미덕으로 자리 잡은 유교전통의 우리 사회, 유교와 기독교정신이 혼합되어 잘못된 예수 상을 가르친 한국교회에 제시하는 바가 크다. 비단 남성에게만 국한된 메시지도 아닌 듯하다.


편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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