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잘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
게리 채프먼 지음, 청림출판 펴냄

이 책은 7가지 사랑의 특성에 대한 새로운 정의를 내리고 그것을 실천할 수 있는 방법과 함께 어떤 관계에서도 제대로 사랑할 수 있는 태도를 기를 수 있도록 도와준다.

게리 채프먼은 한국 독자들에게도 잘 알려진 저자이다. 그의 책 <5가지 사랑의 언어>(생명의말씀사)는 지금도 기독교서적 베스트 목록에 꾸준히 올라간다. 한 권의 번역서가 오래도록 독자들의 사랑을 받는다는 것은 그 책의 내용이 상대적인 문화적 차이를 뛰어넘어 하나의 보편성을 획득하는데 성공했음을 의미한다. 실제로 그의 책은 전 세계적으로 500만부가 판매되었다.

하지만 이 책 <사랑을 잘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을 읽으면서는 뭔가 뚜렷하게 포착되지 않는 개념 때문에 안개 낀 미로 속을 걷는 기분이었다. 책에 붙어 있는 소개문을 토대로 이해해보자면, 이 책은 ‘인간관계의 지침서’이고 그 관계의 비결은 ‘사랑’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저자가 수년간의 상담과 연구, 인터뷰 등을 통해 정리한 사랑을 잘하는 사람들의 7가지 특성은 친절, 인내, 용서, 호의, 겸손, 관대함, 정직이라는 이야기다.

그런데, 그런 이해에도 불구하고 필자의 마음을 계속 불편하게 만들었던 요소는 개념상의 혼란이었다. 통상적으로 인간관계의 문제는 상충하는 이해와 상대방에 대한 이해의 부족에서부터 시작된다. 그래서 이런 영역에서는 상충되는 이해관계를 조절하고, 상대방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기 위한 노력과 관용 등이 열쇠로 등장한다. 다뤄야 할 영역이 구체적인 만큼 방법론도 체계적이다.

#성경의 사랑은 존재방식이다

하지만 사랑은 인간의 본질적인 측면과 연결되어 있고, 하나의 세계관을 형성한다. 가령, 고린도전서 13장에 나오는 사랑은 오래 참고, 온유하며, 투기하지 않고, 자랑하지 않으며, 교만하지 않고, 무례하게 행동하지 않으며,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지 않는다. 또 화내지 않으며, 악한 것을 생각지 않고, 불의를 미워하며, 진리와 함께 기뻐하고, 모든 것을 참고, 모든 것을 믿으며, 모든 것을 바라고, 모든 것을 견딘다. 이것은 단순한 방법론이 아니라 삶의 태도이며 존재의 방식이고 세계관이다. 그래서 성경은 ‘예언도 폐하고 방언도 그치고 지식도 폐하지만 사랑은 언제나 변치 않는다’고 말하는 것이다.

이런 성경의 사랑을 인용한 ‘사랑을 잘하는 사람들의 7가지 특성’은 그래서 인간관계의 개선이라는 세부 항목으로 내려갈 수가 없다. 사랑은 진리처럼 그것이 이루어지든, 이루어지지 못하든 관계없이 평생 추구해나가야 할 하나의 지향점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그것은 달성되는 것이 아니라 완성되는 것이다. 수련을 통해서 익혀지는 기술이 아니라 존재 내부로부터 흘러나오는 하나의 태도인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필자는 채프만 박사가 책 서두에서 미리 규정한 사랑의 정의가 도통 이해되질 않았다. 채프만 박사는 ‘사랑은 우리를 사로잡는 감정’이 아니라며 그것은 ‘다른 사람들의 행동에 좌지우지되는, 잡히지 않는 목표도 아니다. ‘진정한’ 사랑은 우리의 손이 미치는 곳에 있으며, 태도에서 시작되어 행동으로 완성된다. 사랑을 감정이라고 생각하면 그 감정이 생기지 않을 때마다 좌절할 것이다. 사랑이 근본적으로 행동이라는 사실을 깨달으면 제대로 사랑하기 위해 필요한 도구를 사용할 준비를 갖춘 셈‘이라고 말한다.

어쨌든, 넓게 생각해서 친절하고 인내하며 용서하고 호의적인 태도를 갖추면 인간관계가 원활하고 완성될 수 있다고 이해하면 별 무리가 없겠지만, 필자로서는 과연 이런 덕목들이 ‘자기개발’이란 주제와 어떤 형태로 연관을 맺으며 꿰맞춰져 들어갈 수 있는 것인지 내내 아슬아슬하고 조마조마한 마음을 감출 수가 없었다.

#어떤 관계에서도 제대로 사랑하기

어쨌든 각설하고, 본연의 임무로 돌아가 이 책의 전체적인 내용을 소개하고자 한다. 이 책은 1부를 통해 7가지 사랑의 특성에 대한 새로운 정의를 내리고 그것을 실천할 수 있는 방법과 함께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살펴볼 수 있는 ‘자기 점검 질문’, 진정한 사랑을 현실로 만드는 방법을 알려주는 ‘습관으로 만들기’, 사랑의 특성을 계발하는 데 방해가 되는 요소를 분석한 ‘훼방꾼’, 개인적 성장을 위한 제안인 ‘삶에 적용하기’ 등을 적절하게 제시하면서 읽는 이에게 어떤 관계에서도 제대로 사랑할 수 있는 태도를 기를 수 있도록 도와준다.

또 2부에서는 갈등을 겪고 있는 부부, 부모와 자녀, 직장 동료 등의 에피소드와 함께 사랑의 특성에서 무엇이 부족해 문제가 생긴 것인지, 어떻게 해결해 나가야 할지를 구체적으로 보여줌으로써 우리 삶의 적용 가능성을 더욱 높인다.

저자 게리 채프먼은 인간관계 전문 상담가이자 결혼, 가족생활 컨설턴트사(Marriage and Family LIfe Consultants Inc.) 대표로 결혼과 인간관계를 주제로 한 전국적인 라디오 프로그램(www.moodyradio.org에서 들을 수 있다)의 진행자이자 세미나 강연자이다. 스턴세일럼의 갈보리침례교회 협동목사로 있다.



김지홍 자유기고가, 북칼럼니스트



저작권자 © 아름다운동행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