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길원의 행복 통조림 | 송길원 지음, 물푸레 펴냄]

소통을 통해 구축해내는 일상의 행복 유머러스하고 재기발랄하게 제시

이번에는 ‘통’(通)이다. 위트가 넘치게 그것도 그냥 통이 아니라 통(通)조림이란다. 거기에 붙는 수식어가 행복이다. 통(通)을 통해 행복이 농축된 통조림을 만들 수 있다는 의미리라. 송길원 목사(하이패밀리 대표)다운 제목이다.

스스로를 ‘행복 프로듀서 ChEO’(Chief happiness Executive Officer)라고 부르는 송길원 목사가 이번에는 소통의 문제를 들고 나왔다. 특유의 기지 넘치는 위트와 유머로 “통(通)하지 않으면 통(痛)하다”고 외친다. 인간관계, 세상만사 모든 것이 서로 통하지 않으면 괴로워진다는 이야기다.
송 목사의 말처럼 서로 원활한 교류가 이루어지지 못할 때, 즉 ‘말’이 통하지 않을 때 문제와 고통이 발생한다. 특히 이 문제는 인관관계에서 가장 첨예하게 드러난다. 인간관계에서 서로가 상대방을 이해하지 못하고 관계의 문을 닫을 때 오해와 미움, 반목이 생기고 이것은 엄청난 고통으로 이어진다.

송 목사는 <송길원의 행복 통조림>에서 이런 커뮤니케이션의 문제를 가장 먼저 들고 나온다. 그의 본업이 가정사역자인 만큼 부부간의 문제, 부모와 자녀간의 문제는 그의 가장 주된 관심사이다.
송 목사는 부부간, 또 부모와 자녀간 문제의 출발점은 대개 소통이 원활하지 않은데서부터 시작한다고 본다. 가령, 아무에게나 심각한 욕을 해대는 아이는 그런 행동의 기저에 엄마의 관심을 얻고 싶다는 무의식적 욕망이 깔려 있다. 그런 욕망이 해소되지 못할 때 일탈적 행동이 나타난다. 결국, 아이와 엄마가 서로 ‘통’했다면 나타나지 않을 문제이다.

가정에서 나타나는 소통의 문제는 궁극적으로 ‘샐러드’를 완성하는데 있다. 송 목사에 따르면, 서로 다른 생각과 취향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함께 생활하다보면 그 ‘다름’으로 인해 긴장과 갈등이 나타나는 것은 피할 수 없다. 다만, 서로가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이해한다면, 그래서 ‘통’한다면 행복한 가정이 완성된다는 것이다. 샐러드처럼 다양한 재료들이 서로 섞여 있지만 각자의 맛과 향이 그대로 살아있으면서도 전체가 조화를 이루는 맛있는 샐러드가 된다는 ‘말씀’이다.
이런 샐러드가 만들어내는 조화의 맛은 다름 아닌 ‘행복’의 맛이다. 샐러드가 제공하는 행복의 맛은 단지 가정에 국한되는 것은 아니고 직장, 교회, 더 범위를 넓히면 사회와 인간이 모인 지상의 모든 공동체로 확산된다. 그래서 송 목사는 ‘통’을 통한 행복을 우리의 삶 전반으로 확대시킨다. 쉽게 말해 ‘행복하게 살자’는 이야기다.
그래서 ‘통’에서 시작된 행복은 삶 전반의 행복을 이끌어내는 힘으로 확산된다. 이 책의 2장에서부터는 ‘역설로 만나는 행복’ ‘일상에서 누리는 행복’ ‘끼로 똘똘 뭉친 행복’ ‘유머에 빠진 행복’ ‘나눔으로 돌려받는 행복’으로 자가발전을 시작한다. 알루미늄 캔 속에 꼭꼭 밀봉돼 있던 행복이 뚜껑을 따자마자 우리의 삶 전반으로 터져나온다.
그리고 이런 이야기들은 송 목사 특유의 위트와 유머로 잘 버무려져 즐겁고 재미있게 제시된다. 톡톡 튀는 그의 입담은 읽는 것 자체로도 유쾌한 경험이 된다. 이 책에 실린 유머 한가지를 보너스로 선물한다. 꼭 기억했다가 사용하시길! 흥부가 놀부 마누라로부터 따귀를 맞은 진짜 이유가 세계 최초로 제시된다. 그것은 말이 통하지 않아 생긴 오해란다.

흥부 배에선 꼬르륵 소리가 합창처럼 들리는데 어디선가 밥 냄새가 솔솔 풍긴다. 배가 고프다 못해 아픈 흥부, 밥 냄새를 따라 코를 킁킁거리며 찾아 나선다. 마침 형수가 허리를 숙여 밥을 퍼 담고 있다. 밥은 온데간데없고 형수의 엉덩이만 보름달처럼 눈에 들어온다. 흥부 눈이 동그랗게 커진다. 인기척이 나는데도 반응이 없자 흥부가 고개를 돌려 형수를 쳐다본다. 이번에는 형수의 잘록한 허리가 S자로 보인다. 여전히 반응이 없자 흥부가 자신의 존재를 알리기 위해 마른기침을 하고 나서 나지막하게 한마디 한다.
“형수님 저, 흥분돼(데)요. 형수님 저, 흥분돼(데)요.”
당황한 형수, 푸던 밥주걱을 가지고 귀싸대기를 올리고 만다.

저작권자 © 아름다운동행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