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오는 신간들 가운데는 거의 절반이 일반 출판사, 그러니까 기독교 서적을 전문으로 내어온 출판사가 아니라 일반 도서들을 출판해온 출판사들이 새로운 브랜드를 개발하여 출판한 기독교 서적들이 적지 않습니다. 일반 출판사들의 기독교 출판시장 진출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들이 나오겠지요. 경쟁력이 강화되어 더 양질의 책을 독자들에게 공급할 수 있으니 바람직하다, 아니다 기독교 도서는 보다 전문적이어야 하므로 자본의 논리에 따라서만 출판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실제로 이런 두 가지 논리들이 현실화되고 있습니다. 편집이나 장정에서 기독교 서적의 수준은 과거보다 훨씬 높아진 게 사실입니다. 그리고 단순히 자본의 논리가 가져오는 부작용이 드러나기도 합니다.

최근에 오래도록 기독교 출판사업을 해온 분으로부터 이메일 한 통을 받았습니다. 경영악화로 말미암아 심각하게 고민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이 출판사가 확보하고 있는 필자들의 면모는 탁월하다 말할 정도이고, 그동안 발행한 책만도 서점의 서가 한쪽을 가득 매울 정도입니다. 하지만 이른바 ‘베스트셀러’를 많이 내지 못하였고, 제작비도 못 건진 채 사장되어버린 책들이 많았습니다. 베스트셀러가 아니면 가치도 떨어진다고 말할 수는 없지요. 실제로 이 출판사의 책들은 많은 이들로부터 ‘의미 있는 출판’으로 인정을 받아왔습니다.
하지만 그는 요즘 많이 고민하고 있습니다.
“저는 좀 과대망상인지 모르지만 사람들이 어려움에 처한 것을 보면 어떤 형태로든 도우려고 노력해왔습니다. 그를 위한 하나님의 사랑의 대사(大使), 하나님의 구원투수가 되자! 그래서 저는 그들을 위해 희생 플라이 아웃을 치고 그가 진루하도록 돕자. 지금까지 그런 마음으로 살아왔지만 이율배반적으로 많은 사람들을 고통으로 몰아넣었습니다.”

그의 이런 신앙적 고민들을 접하며 기독교 출판시장은 ‘시장논리’ 또는 ‘자본논리’만이 아닌 또 다른 ‘의미의 논리’가 함께 작동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집니다. 기독교 서적은 어떤 모양으로든 ‘기독교적이어야 한다’는 애매한 논리도 펴봅니다.
또 매체를 통해 정보를 전하는 자리에서 다짐하는 것은, 더 좋은 책을 선별하여 독자들에게 소개해야 함으로써 기독교 출판시장이 보다 건강하도록 기여해야 한다는 책임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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