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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는 어떤 영향을 줄까?
특집 : 기대와 기대 사이 - 기대에 부응하려 노력하는 마음 살피기
[257호] 2021년 09월 01일 (수) 전영혜 @
   

보통의 아침, 집안을 정돈하며 가슴이 벅차오르는 경험을 하시는지.
일하러 가는 길, 걸음 속에서 육중한 몸을 지탱하는 두 발을 느끼며 경이로움을 가져보는지.
우리는 예측이 안 되는 삶을 살면서 질병과 사고에 노출되어 있어, 일상 가운데 행복감을 느끼는 일이 자연스럽지 않다고 한다(릭 핸슨 뇌과학 박사). 이것은 우리의 뇌가 생존을 위협하는 신호에 민감해 불안이나 불행에 집중하는 상태로 익숙해져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감성이 풍부한 사람들은 더 불안을 느껴 꿈꾸듯 기대를 이어가며 현실 너머를 그리는지 모른다.
이런 동화가 생각난다. 아침 일찍 우유를 짜서 머리에 이고 팔러 가는 아가씨 이야기다.
‘이 우유를 다 팔면 병아리 몇 마리를 살 수 있을 거야. 잘 기르면 알을 낳겠지. 그러면 그것도 내다 팔아 양을 사는 거야. 양털도 깎아서 팔고…. 그때쯤이면 아마 성에서 무도회가 열릴 텐데, 멋진 드레스를 사서 입고 가야지. 그러면 왕자님은 나를 보고 춤을 추자고 손을 내밀까?’

기대는 욕구(열망)에서 오는 자연 현상
심리학자 버지니아 사티어는 사람의 내면을 물속에 잠긴 빙산에 비유했다. 겉으로 나타나는 말과 행동은 물속에서 떠받치는 감정과 지각, 기대와 열망에서 나오는 것이라 하며, 인간 이해를 빙산 덩어리 그림으로 나타냈다. 그 가운데 기대는, 인간이 가지고 태어나는 욕구, 즉 열망에 영향을 받는데 그 욕구는 기본적인 안전과 사랑, 인정을 추구하는 것이라 했다. 그러니 기대는 이것을 충족시키기 원하는 마음에서 저절로 생기는 것이라 하겠다.
그러나 살아가며 누구나 기대에 충족되지 않는 부분들이 생기며 대처할 방법과 적응을 위해 애쓰게 된다. 그 해결 방안으로 어떤 것을 갖는지에 따라 건강한 사람, 자존감 높은 사람, 의사소통이 원활한 사람으로 살게 되는 거다.
사티어 박사는 이 기대를 ‘자신에게 갖는’ 것과 ‘다른 사람에게 갖는’ 기대로 나누며, 지나친 기대에 주의하라고 말한다. 자신에 대해 완벽한 기준을 세우는 사람은 스스로 열등감을 느끼게 해 쉬지 못하게 하며, 남에 대해 지나친 기대를 하는 사람은 자신에 맞게 조종하려는 자세를 갖게 된다는 것이다. 다른 사람이 나에게 너무 큰 기대를 할 때는 어떨까. 믿어줘서 고마운 마음이 들다가 기대를 충족시키기 어렵게 될 때는 피로감과 짐을 느끼며 두려움과 무력감이 들지 않겠는가.

기대 다루기
적당한 기대를 지니고 살며 적당한 기대를 받는 것은 존재에 의미를 부여해준다. 그러나 부모가 자녀의 상태를 제대로 살피지 않고 일방적으로 기대를 덧입히면 자녀는 실재와 기대 사이에서 보편적 성장의 과정을 밟아갈 수 없게 된다. 이들은 기대하는 타인의 시선에 실망을 주지 않으려 애쓰며, 자기 자신에게 집중할 여지를 갖지 못해 자신이 뜻있게 하고 싶은 것이 무언지 철학적인 질문들을 하지 못하고 살게 된다. 여기서 한 유명 사립학교의 교훈이 ‘명확한 자기표현과 경청, 정직’이란 말이 와 닿는다.

이런 문제에 대해 정신의학과 오은영 박사가 지면 상담에서 우리는 ‘누구나 남들의 기대에 따르는 행동을 하며 살지만, 그 비중이 너무 크면 겉으로 보이는 것 즉, 결과에 중점을 두어 실제의 나 자신과 갭이 생긴다.’고 지적한다. 외부의 기대가 크고 벅찰 때는 쉬지 못하고 지나치게 애쓰다 예상 밖의 어려움을 만날 수 있다는 것. 이것이 바로 나의 기준으로 다른 사람을 기대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라는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자신이 삶에 특정한 가치를 추구하는 것이 옳지 않은가?’ 질문하게 된다. 이에 대해 알베르트 키츨러는 저서 <나를 살리는 철학>에서 자신이 기대하며 추구하는 기준이 보편타당한가를 먼저 점검하고, 특정한 가치를 추구한다면 그것은 자신에게만 해당하는 것이 옳다고 말한다. 특히 가족과 가까운 사람들은 각자에게 맞게 그 가치를 받아들여 균형 있는 삶을 살아가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대를 유연하게 가지려면
그러면 이렇게 기대하는 마음을 융통성 있게 가지려면 어떤 과정이 필요한지. 이 역시 반복적인 연습으로 가능해 자신이 하는 ‘생각과 의지와 행동’을 종종 관찰하라고 한다. 사람을 만난 후나 조용한 시간에 지나간 말을 돌아보는 습관은 자신을 객관화하는 기회가 된다. 또한 키츨러는 다른 사람에 대해 기대를 낮추는 일과 기대한 일이 틀어질 수 있음을 받아들이는 여지를 두라고 하면서, 그것은 부정적인 감정이 생기거나 분노하기에 앞서 ‘삶의 모습이야, 사람들의 자연스러운 모습이야.’ 되뇌어 말해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다시 우유를 팔러 가던 아가씨의 이어진 부분을 보자. 아가씨는 드레스를 차려입고 무도회에 가서 왕자를 만나는 꿈을 꾸며, 춤추자는 첫 번째 제안에는 이렇게 사양해야지 고개를 흔들다가 그만 우유를 쏟고 말았다.
혼자 기대에 사로잡혀 사는 사람들에게 이 이야기는 피부로 와 닿는 내용이다. 현실에서는 부주의하고 나태하며 부족한 사람, 그런 사람이 ‘환상적 기대’에 끌려 내일을 기대하고 또 기대하며 사는 게 이런 이야기라 여기게 된다.

그림 그리기를 겁내는 사람에게 화가 이연은 ‘기대치가 높아서’라고 말한다. 손이 생각대로 따라주지 않아 선 긋기 두렵고, 백지를 사용할 엄두가 안 난다고 하는 이들에게 그는, 멋진 그림에 대한 기대를 좀 밀어 둔 채 그냥 간단한 스케치를 시도하라고 조언한다. 물체 그림을 1백 가지쯤 그리다 보면 기대에 한 걸음 다가감을 볼 거라고. 그림과 삶은 그렇게 비슷한 진보의 과정을 간다며.

이제 한 가지 질문이 남는다.
신앙을 가진 사람들의 믿음의 기대는 어떻게 가져야 하는지.
여기엔 거인 골리앗 앞에 나서는 다윗의 믿음과 기대가 모델이 된다. 보통 사람이 보기에 어림없는 싸움, 어린 다윗은 오직 하나님을 기대하며 나간다. 그런데 한편, 그는 물매와 돌을 준비한다.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을 알고 있었던 거다. 바로 이 점이 막연한 기대를 하는 사람과 다른 모습이다. 기대를 앞에 두고 준비하는 삶, 남들이 입는 무거운 갑옷이 아닌 자신의 무기를 알아 준비하는 삶이 믿음의 기대와 연결되는 것이다.

전영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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