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21.9.8 수 01:41
 
> 뉴스 > > 책 이야기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스토리      
아팠던 사람이 아픈 사람에게 건네는 위로 한 마디
<내게 왜 이러세요?>
[255호] 2021년 06월 01일 (화) 이경남 기자 penshock@hotmail.com
   

“아내가 숨을 거두었다.”

작가는 책의 가장 첫 문장으로 이 무거운 문장을 선택했다. 기나긴 시간이 흘러, 슬픔도 그리움도 예전보다는 분명 흐려졌겠지만, 그래도 생을 관통했던 아픔에 대해서 독자에게 나누려 마음을 먹자 가장 먼저 튀어나온 문장은 그것이었다.
골수암에 걸려 5년간 투병하다가 41세에 부르심을 받은 아내. 골수암으로 시작한 병은 난소암이 되면서 병원에서도 손을 놓았고, 그때부터 낙심과 고통의 연속이었다. 수없이 기도에 매달리다 기도한 만큼 낙심도 하고.
“아내는 고통으로 괴로워하는 자신의 얼굴을 보며 내가 더 힘들 거라며 방문을 안에서 걸어 잠그고 신음했다. 이를 악물고 고통을 참아 내는 그 소리를 방문 밖에서 고스란히 들어야 했다.”
교회를 개척하느라 고생만 하다가 투병 끝에 떠난 아내. 초등학교 5학년과 4학년 어린 아들 둘을 데리고 살아야 했다. 이해되지 않는 고통 속에서도 설교를 하고, 사람들을 돌보고 목회를 해야 했다. 수없이 하나님께 질문하고 묵묵히 그 길을 걸어야 했다.

처음 꺼내본 자기 이야기
강정훈 목사(늘빛교회)는 아내가 떠난 이십 수년 동안 이 이야기를 꺼낸 적이 없다. 목회를 하며 사별의 아픔을 겪게 된 이들에게 위로를 건네기는 했지만 아내에 관해서 자세히 이야기 한 적은 없다. ‘아내’라는 단어가 나오면 아물어 가던 생채기가 덧나기라도 할까봐 그 말을 금기어로 두고 삶을 버티어 냈다고.
“그러나 이제는 우리처럼 아플 누군가에 내 아팠던 세월을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내가 걸었던 길을 뒤따라오는 사람들에게 고난의 불가피성을 말해 주고 싶습니다. 고통스럽고 슬펐던 세월, 이십 수년이 지났으니 이제 입을 열어 아내의 고통에 관해 말해도 아내에게 누가 되지 않을 때가 된 것 같습니다.”
그렇게 자신의 속살 같은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내게 왜 이러세요?>(두란노)란 책 제목처럼 하나님께 수도 없이 물었던 질문에 대한 답을 하루아침에 자녀들을 잃고 재산과 건강을 잃었던 욥과 연결시켜 풀어놓는다.
“하나님께 섭섭했어요. 지금도 아주 조금은 진행형이고요. 결국 내 마음 한 구석에 여전히 풀리지 않는 숙제로 고스란히 남아있습니다.”
그래서 이 책은 비극적인 상황에서 세월이 오래 흘러가지만 답을 찾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아직도 많이 아프세요? 이렇게 생각해 보면 조금 낫지 않을까요?’ 하는 조심스런 목소리다. 낙방생 엄마에게는 낙방생 엄마의 말이 위로가 되듯이 아픈 사람에게는 아팠던 사람의 말이 위로가 되기에.

욥도 그렇지만 우리 모두에게 고통은 언제나 수수께끼이다. 그러니 쉽지 않다. 게다가 주위 사람들이 사랑한다는 이유로 그 수수께끼에 대해서 나름의 정답을 내놓거나 원인을 분석해서 들이밀기라도 하면 마음은 더 어려워진다.
그 수수께끼를 푸는 것은 시간이 걸린다. 하나님과 함께 해나가야 하는 오랜 작업이다. 그러나 방향은 정해 놓아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우리가 고통을 당하면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왔는가 고민하게 되는데 그러나 고통의 원인 파악에 지나치게 몰두하지 마세요. 특히 욥의 고난처럼 잘못이 없음에도 온 고난이라면 원인 파악에 에너지를 낭비하지 말고 대신 믿음을 계발하십시오.”
“우리에게 고통이 찾아왔을 때 내가 누구인지가 아니라 하나님이 누구신지만 생각해야 합니다. 그래서 마음 가운데 하나님의 능력과 자비를 간직해야 합니다. 고통의 의미에 너무 집착하고 결과에 조바심을 내다보면 고난이 우리를 더 황폐하게 만들어 버리고 말 겁니다. 이런 사실을 깨달은 것이 욥이 고난을 통해서 얻어낸 축복입니다.”

욥이 친구들과 토론하며, 하나님과 대면하며 얻었던 수많은 깨달음. 그것이 끝이 아닐 것이다. 여전히 남아있는 슬픔도 달래야 하고 남아있는 삶도 살아야 하고, 위로하는 사람의 몫을 살았으리라. 저자도 그러했다. 아픔을 당했을 때 하루씩 맡아서 130일 동안 릴레이 금식기도를 했던 성도들을 생각해서라도 견디어 내야 했고 아이들도 키워야 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면서 그는 위로하는 목회자로 살아갈 수 있었다. 그리고 이번에 내놓은 책까지. 위로를 받았다며 한 독자가 독후감을 보내왔다. 아들을 잃은 이동원 목사(지구촌교회 원로)였다.

“책을 읽으며 고난의 터널을 통과하면서 위로사 자격증을 얻었다는 것이 공감되었습니다. 또한 아들이 가 있는 또 하나의 세상, 그 천국이 실감나게 되었습니다. 천국에서 얻을 궁극적 해답을 기다리며 오늘도 다시 나의 삶을 내 인생의 주권자에게 맡기며 한 걸음씩 걷고자 합니다.”

“예수님이 위로자의 배턴을 우리에게 넘기십니다. 상처를 받았던 이들에게 지금 상처로 아파하는 이들을 치유하라고, 고난의 강을 건너 본 너희가 지금 그 강을 건너는 이들을 위로하라고, 우리에게 위로사의 자격증을 주시면서 잘 사용하라 하십니다.”
절절하고 속 깊은 깨달음과 위로의 책 한 권을 이 계절 읽어보면 좋겠다. 아픔을 당한 이들은 어떻게 위로해야 하는지, 또한 아픔을 당한 이들은 어떻게 그 강을 건너야 하는지 도움이 될 것이다.

이경남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 아름다운동행(http://www.iwithjesu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스토리      
전체기사의견(0)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전체기사의견(0)
표지 보기
변화의 시간 속 ‘본질’ 회복에 ...
성경 속 식물이 궁금하세요?
‘기대’는 어떤 영향을 줄까?
일가재단, 제31회 일가상·제13...
우리는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알림판
나의 아이야
보이지 않는 시간을 드립니다
“휘발될 수 있는 신앙의 기억, ...
작은 것이 큰 희망이 될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