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채 목사의 <너를 어떻게 포기하겠느냐>

1998년도 작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 <라이언 일병 구하기>는 2차 세계대전이 배경이다. 라이언가의 4형제 모두가 미군으로 참전, 그중 한 명만이 살아남았다는 보고를 받은 육군참모총장은 막내아들인 라이언 일병을 구하기 위해 특수 대원들을 보낸다. 이 영화를 보다 보면 저 한 명의 목숨이 그렇게 중요한 걸까, 게다가 만약 자신의 원수를 구해오라는 명령을 받았다면 어떻게 반응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해보게 된다.

니느웨로 가라는 명령을 받은 선지자 요나. 역사적으로 오랫동안 이스라엘을 괴롭혀 온 강대국 앗수르의 수도인 니느웨로 가서 그들을 구하는 역할을 하는 것을 요나는 원치 않았다. 그래서 이름 하여 ‘니느웨 구하기’ 작전에 투입되었으나 ‘탈영’해서 다시스로 가는 배를 탄 것. 그러나 문제는 그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이 작전의 최종 권위자인 하나님이 풍랑을 보내어 요나가 잠들어있는 배를 흔드신다. 그리고 결국 요나는 바다로 던져지고, 물고기 뱃속에서 기도하는 시간을 갖게 된 후 니느웨로 가서 심판을 외치게 된다. 그랬더니 기적 같은 일이 벌어진다. 니느웨 백성이 왕을 비롯하여 모두 회개하게 된 것이다. 망해야 되는데 회개해서 살게 되었으니 그것에 불같이 화내는 요나에게 하나님께서는 박넝쿨 등을 보여주시며 마지막으로 물으신다.
“하물며 이 큰 성읍 니느웨에는 좌우를 분변하지 못하는 자가 십이만여 명이요 가축도 많이 있나니 내가 어찌 아끼지 아니하겠느냐”(요나서 4장 11절)

기독교윤리학자이자 목회자인 한기채 목사(중앙교회)는 최신작 <너를 어떻게 포기하겠느냐>(두란노)에서 이런 요나의 모습이 그리스도인들 속에서 요즘 많이 보인다고 말한다.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으면서도 자기의 입맛대로 하나님을 부리려고 했습니다. 이것이 ‘요나 신드롬’입니다.”
하나님의 마음과 은혜를 헤아리는 것이 아니라 잘못된 선민의식을 가지고 배타적이고 무례한 모습으로 남을 정죄하는 이들이 너무 많다는 것. 그런 신드롬에 빠져서는 하나님의 온전한 뜻을 헤아릴 수 없다고.
“니느웨는 악한 성이었습니다. 상대적으로 의롭게 살아가는 요나의 기준에서는 결코 용서받고 구원받을 수 없어 보였는지 모릅니다. 그렇기에 니느웨의 구원은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를 가장 잘 보여줍니다. 자격 없는 자에게 은혜가 필요한 것입니다.”
우리 역시 자격 없는 자가 은혜를 입은 것이니, 결국 하나님의 마음을 깨닫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니느웨 뿐 아니라 요나까지도 포기하지 않으시고 찾아가시는 하나님처럼, 그리고 그를 위해서 예수님을 보내신 것처럼 함부로 선을 긋거나 포기하지 않고 다른 영혼을 대해야 한다고.
“하나님은 요나에게 말씀하십니다. ‘나는 그런 저들조차도 포기할 수 없었단다. 분명히 기억해. 내가 어떤 경우에도 너를 포기하지 않을 거란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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