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을 뭐라 말할까? ‘젖먹이는 어미’라 표현 밖에 할 말이 없다 했던 헨리 데이빗 소로우의 말을 생각합니다. 우리 사는 초록별은 창조주가 사랑이시니 ‘사랑별’입니다. 그런데 그 사랑별이 지금 홍역을 치르고 있습니다. 인간의 물질문명이 ‘편리’라는 잣대로 지구별을 마구 혹사시켜 왔습니다.
사랑별을 구원할 길은 인간이 창조주를 인정하고 그분의 뜻을 알아차리는 데서부터 시작될 것입니다.

코로나 시절은 세상과 삶을 무척이나 불편하게 하지만 우리가 보고 있듯이 인류의 멈칫함, 그 찰나의 시간만으로도 자연이 개선되어짐을 목도합니다. 그리고 사람의 아픔, 그 시간들을 통해 인간의 영혼은 고뇌로 깊어짐을 봅니다. ‘소유는 적으나 존재는 넉넉하게’ 인류의 패러다임의 전환이 비로소 분명해짐을 봅니다. 진정한 백신은 밖에 있지 않고, 안에 있었음을 자각하게 됩니다.
이 시절에 나는 어떤 노래를 불러야 할까? 노래의 향방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사랑별을 살리는 노래는 어떤 노래일까? 그런 생각으로 한 곡 한 곡 만들고 기회가 올 때마다 부르고 있습니다. 매체 ‘아름다운동행’은 ‘착한 누룩’ 정신이지요. 노래가 그런 착한 누룩이 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몇 곡의 노랫말이 된 시를 나누어 봅니다.

마지막 나무가 사라진 후에야
마지막 강이 더렵혀진 후에야
마지막 물고기 다 잡힌 후에야
그대들은 깨닫게 되리라
돈을 먹고 살 수 없다는 것을

<마지막 나무가 사라진 후에야>
- 북미 크리족 인디언 시애틀 추장

어디서나 주님을 봅니다
개울물 저 편에 / 흙내음 그 속에
나뭇잎 그 안에 / 산새들 노랫말에
숨어 숨어 나를 보시는 /
주님을 봅니다

작자미상

라일락 향내음을 나누어 주고도
개나리 꽃잔치를 차려 놓고도
조용하다

<꽃들이 아름다운 건> - 심효숙

임이시여, 당신은 사람들이
지상의 꽃을 비틀어 꺾을 때
천상의 별이 아파한다고 생각지 않으십니까

<별의 아픔> - 남궁벽

들꽃을 꺾어 병에 꽂아두었다
향긋한 꽃이 이내 시들어 고갤 떨구었다
꽃이 핀 마음이었다면 꽃이 핀 마음이었다면
꽃을 꺾었을까 꽃을 꺾었을까

<꽃이 핀 마음이었다면> - 좋은날풍경

달맞이꽃은 좋겠다
밤이면 달이 환히 떠주니
해바라기는 좋겠다
이른 아침 해가 방긋 떠주니
제비꽃은 제비꽃은 어쩌나 어쩌나
올해도 오지를 않네
어느덧 꽃잎이

<제비꽃> - 좋은날풍경

작은 꽃 이파리 하나로도, 문득
세상은 이렇게 환한데
나는 무엇을 좇아 늘 아픈가

<민들레> 중 - 최동현

꽃잎은 밟혀도 향기만 낼 뿐
<꽃잎은 밟혀도> - 좋은날풍경

들녘에 바람이 불어 / 들꽃이 춤을추네
인생에 시련이 불어 / 영혼이 춤을 추네
수천 만 번 무너짐이 천상의 노래가 되리라
수천 만 번 무너짐이 천상의 노래가 되리라

<천상의 노래> - 좋은날풍경, 조창화

“참된 것이라면 많은 말이 필요 없을 것이다. 들풀이 바람에 흔들리듯 작은 몸짓 하나에도 빛나는 아름다움이 있다.”
시인 호시노 도미히로의 말입니다.

코로나 시절에 돌아보아야 할 것이 있다면 세상의 오염보다 영혼의 오염이 아닐까요. 세상 풍경은 마음 풍경의 현현(顯現)일 것입니다. 진정 사랑별을 살리는 것은 어떤 것일까? 작은 꽃이 먼저 피는 봄날. 생각해 봅니다.

박보영
찬양사역자. ‘좋은날풍경’이란 노래마당을 펼치고 있다. 오직 한 사람을 위한 콘서트라도 기꺼이 여는 그의 이야기들은 아름답고 감동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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