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평생 동안 믿음과 현실 사이의 간극을 재어 가는 사람들인 것 같습니다.
어디까지가 믿음의 행위인지, 어디까지가 현실감 있게 살아가는 것인지, 이 간극을 정확하게 알 수는 없지만 자신만의 거리를 ‘청년의 시절’에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여러 인생의 시간을 두고 굳이 청년의 시절이라 말하는 이유는 아직 책임질 것과 소유가 적을 때, 몸이 훨씬 가벼울 때, 보다 수월하게 실험에 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실험을 할 때 기억해야 할 것은 돈이나 물질에 대해 고민하는 것이 죄책감을 가져야 할 문제가 아니란 사실입니다. 자신이 세속적인 고민을 하는 것 같아서 부끄럽다는 말을 여러 사람들에게서 종종 들었기 때문에 하는 말입니다.

살면서 계속해서 현실적인 문제로 답답함과 두려움을 느끼게 되겠지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과연 우리가 이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존재일까요. 물론 이 질문 앞에서 ‘현실은 아무것도 아니야. 현실보다 주님이 크신 분이야’라고 단순하게 말하지 못하는 것은 저 자신도 때때로 답답함과 두려움을 느끼기 때문입니다. 정말로 많은 부족함들이 실제로 존재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이 나의 선한 목자가 되셨을 때 부족함이 없다는 역설을 주님은 우리에게 말씀하십니다.

눈에 보이는 세상, 눈에 보이지 않는 세상.
둘 사이의 간극 사이에서 믿음으로 살아가는 오늘을 꿈꿉니다.

이요셉
색약의 눈을 가진 다큐 사진작가. 바람은 바람대로, 어둠은 어둠대로, 그늘은 그늘대로 진정을 품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풍경을 글과 사진과 그림으로 노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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