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곁에 있어 당연하고 익숙해진 걸 ‘일상’이라고 부른다면 항상 그 자리에 있는 냉장고도, 물을 부으면 당연히 내려 보내주는 하수구도 일상이고, 하루 종일 부지런히 움직이는 손가락도 일상의 한 부분인 것 같아요.
저녁을 준비하려는데 갑자기 냉장고 전원이 꺼지거나 하수구가 막혀 싱크대 물이 내려가지 않거나, 모르는 사이 손가락을 베어 밴드를 붙여야 하는 이 세 가지 상황이 동시에 일어난다면 무척 당황스럽겠지요.
일상이란 게 그런 것 같아요. 평소엔 못 느끼다 어디선가 문제가 생기면 새삼 그 존재감을 깨닫게 되는 것 말이지요.

우리에겐 수없이 많은 일상이 있기에, 뭐 하나 그 당연에서 벗어나면 불만과 불안이 되고, 일상의 수만큼 불평 또한 습관이 되어 일상 속에 자리 잡을 수 있을 것 같아요.
냉장고처럼 돈 주고 산 것도, 손가락처럼 가지고 태어난 것도 아니지만 어느새 습관이 되어가는 것이 있어요. 바로 감사지요.
문제가 생겨 기도하려하면 ‘감사하라’는 말씀이 먼저 떠올라요. 없는 것보다 있는 게 많고, 부족한 것보다 받은 것이 많고, 눈에 보이는 그 문제보다 어쩌면 느끼지 못해왔으나 더 소중하고 값진 걸 지켜주심에 감사하다보면 어느새 문제 속에서도 기뻐하는 내 모습을 발견해요.

감사는 익숙해져 깨닫지 못하던 소중한 것들을 발견하게 하지요. 범사에 감사하라 하신 예수님은 내가 특별한 이벤트가 아닌 일상 속에서 천국을 누리길 원하세요. 그가 감사 속에 천국을 담아두셨어요. 예수 믿으세요.

수필가이자 온곡초등학교 교사. 예수님과 함께하는 삶 속 따뜻한 이야기를 들려주며, 저서로는 <자녀는 엄마의 축복으로 자란다>가 있다. 서울광염교회 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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