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부문

* 수상작 내용 중 일부를 발췌하여 싣습니다.

THANKS STORY <우수상> - 이진재 (서울 광염교회)

<‘코로나 19’ 가운데 주어진 선물>

손녀와 지내다
코로나 바이러스라 불리는 작은 미생물이 지구를 뒤집기 시작할 때, 북경에서 손녀가 겨울 방학이라고 할머니 집에 왔다. 구정 며칠 전에 와서, 두 주간 머물줄 알았는데 코로나 사태로 길게 머물게 되었다.
그런데 한국에 있는 동안 홍대 앞 광장으로 버스킹 공연 구경을 거의 매일 밤 나가는 것이다. 많은 관객들 속에 알려지지 않은 확진자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염려에 나는 가슴앓이를 하며 지냈다.
손녀는 낮과 밤을 바꾸어 살았다. 북경 자기 집에서 어찌 아침에 일어나 학교엘 다녔을까 의아했다. 그러던 아이가 4월부터는 등교를 해야 한다며 집에서 두 주간 자가 격리 시간을 남겨서 돌아갔다.
보내놓고 나니 그런 불규칙한 손녀의 생활이 못마땅하여 따뜻하게 품어주지 못한 게 미안해서 오래도록 맘에 걸렸다. 그러나 뜻하지 않게 손녀와 함께 두 달 가까이 지내게 된 것은 ‘코로나 19’ 덕분이 아닌가 하고 감사한 생각이 들었다.

작은아들과 함께 한 보름
3월 말에는 미국 댈러스에서 유학 중인 손자에게서 연락이 왔다. 고등학교 3학년인데, 코로나 상황으로 인해 학교가 온라인 수업을 하게 되니 본국으로 돌아가라고 귀국을 권유했다고 했다. 귀국을 하게 되면 두 주간을 자가 격리해야 되니 할머니인 내가 다른 곳으로 피난을 가야 한다고 했다.
그래서 갑자기 작은아들한테 사정을 이야기하고 밀고 들어갔다. 졸지에 군식구를 떠안은 작은아들과 며느리는 별 내색 없이 안방을 엄마한테 내주고 거실 마룻바닥에서 보름을 지냈다. 며느리가 일주일에 3일을 직장에 나가니 점심은 재택 근무하는 작은아들이 챙겨주었다.
고1 손녀, 중1 손자도 코로나19 때문에 학교를 가지 못해서 인터넷으로 온라인 수업을 하고 있었다. 이 애들은 공부하느라 그런지 자기 방에서 잘 나오지 않아 저녁 식사 시간에나 잠깐 얼굴을 보았다.
아침에 깨우지 않아도 9시만 되면 책상에 앉아 온라인 수업을 너 댓 시간씩 하고 있다. 수업 끝나야 점심을 먹으러 나온다. 참 기특하고 대견스러웠다. 나도 안방에서 이런저런 공부를 하였다.
주일에는 모두 모여 온라인 예배를 TV 화면으로 드리게 되었는데, 각자 따로 다니며 예배드리던 때와 또 다른 느낌이 들어 행복하였다.

장손과 재회
미국에서 돌아온 큰손자가 코로나 검사를 받고 집에 와보니 주의사항과 함께 2주간 먹을 식품과 간단한 의료물품이 배달되었다고 했다. 참 우리나라 좋은 나라이다.
드디어 2주간이 지나고 장손의 자가 격리가 끝난 첫 만남에 손자가 몸을 구부려 나를 안아주었다. 흐뭇. 큰아들이 요리에 취미가 있어 자주 부엌일을 했는데 손자도 아빠를 닮아 요리에 관심이 많아 음식을 잘한다.
주일 오후에 슈퍼로 장을 보러 나가 장어 한 팩을 사들고 왔다. 굴 소스에 파 마늘 넣어 섞고 양념장을 만들어 장어를 잘게 썰어 장어 볶음을 만들었다. ‘난 느끼해 안 좋아한다’ 했더니 “이건 민물장어라 기름기가 별로 없어요. 드셔보세요”하며 권했다. 그래서 졸지에 장어 덮밥을 손자 덕에 먹게 되었다. 뜻밖에 맛이 있었다.
코로나 사태가 없었다면 외국 사는 손주들이 할머니 집에 그렇게 오래 와서 있었을까. ‘코로나 19’는 내게만 선물을 준 게 아니라 뜻밖의 쉼을 얻은 온 인류가 감사해야 할 부분이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THANKS STORY <특별상> - 강혜숙(행복한 일본어반)

<幸日班>의 감사이야기

토요일 아침.
동두천에서 아침 7시에 집을 나선다. 이른 시간이지만 [행복한 일본어반](幸日班) 식구들을 만나러 가는 발걸음은 언제나 기쁘고 신난다. 매주 만나는데도, 우리들의 톡방에서는 모두들 “보고 싶다”고들 하니 어찌 발걸음이 가볍지 않겠는가.

나는 [아름다운동행]이라는 신문을 구독하면서 이 매체의 매력을 만났다. 특집으로 꾸며지는 주제와 내용은 삶을 단아하면서도 올곧게, 그리고 진실로 풍요롭게 사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조용히 말해주는 것 같았다. 기독교신앙을 소리 높여 강조하고 있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거기에 배어있는 향기로 느낄 수 있다.
이 각박한 세상에서 [감동세상]을 꿈꾸고 있는 아름다운동행을 도울 방안을 생각하다가, 달란트 비유가 생각나서, 달란트를 내놓은 것이다. 내 달란트는 일본어 교육.
젊은 날, 남편의 일본유학에 동행한 덕분에 일본어를 제대로 공부할 기회가 있었고, 귀국해서 석박사과정을 한 덕분에 대학과 여러 문화센터에서 일본어를 가르친 경험도 있는 터였다. 이 이야기를 시작한 때는, 한일간의 감정의 골이 깊어서 일본과의 민간교류까지도 완전히 막힌 듯 보이던 상황이었다.

2019년 6월, 그런 가운데 [행복한 일본어반] 첫 클래스를 시작했다. 10여 명의 수강생들은 일본어를 전혀 접해본 적이 없는 초보자였고, 중년이거나 중년을 넘어서는 연배들이었다.
놀랍게도 일본어의 알파벳인 히라가나와 가타가나를 처음으로 써보며(사실은 그리는 수준이었다), 모두들 행복한 바이러스를 가득 내뿜어주었다. 긍정 마인드가 가득한 사람들이었다. 클래스를 시작한지 6개월 후 일본 현지로 비전트립을 다녀오며 아름다운동행과 일본어 공부를 매개로 한 <행복한 공동체>가 결성되었다.
감사하게도 후원자들과 후원후보자들의 <행복한 일본어반 2기>도 지난 4월에 시작했다. 1기의 열정이 더없이 감사한데, 새로 시작한 2기의 열심과 결속력 또한 놀랍기 그지없다. 두 반을 합하면 20명이 넘는다.
겨우 1년 6개월 밖에 안 된 세월동안 어느 동아리에서 이런 맛을 볼 수 있겠느냐고 우리는 이야기하며, 일본어 공부라는 매개체를 가지고 서로 섬기고 나누고 배려하며 행복하고 멋진 공동체를 함께 만들어가고 있다.
“인생 후반전에 받는 축복이 이다지도 크다니요!!” 우리 모두의 일관된 감사다.
받은 달란트를 슬쩍 내놓았을 뿐인데, 그 열매를 거두시는 하나님은 놀랍게도 우리 모두에게 마음의 부요함까지 채워주고 계신다. 우리 식구들의 [행일반]을 통한 감사이야기를 한줄씩 소개한다.

= 행일반 식구들의 감사 요약 =

▲ 살아온 방식에서 자유로워지고 새로운 도전의 기회를 갖게 되었어요.
▲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는 충만함이 있어요.
▲ 뜻밖에 발견된 질병(파킨슨)으로 좌절할 수도 있었는데, 따뜻한 격려와 중보기도로 넉넉히 이겨나갈 수 있는 힘이 생겼습니다.
▲ 생각만 해도 가슴 벅차고 행복해지는 멋진 분들과의 만남으로 사랑의 실천을 배웁니다.
▲ 일본어 뿐 아니라 믿음의 공동체 안에서 사랑과 섬김과 중보기도의 은혜를 경험.
▲ 탁월하고 열정적인 리더십 아래 세상 즐거움에 견줄 수 없는 섬김의 배움과 기쁨의 교제를 만끽합니다.
▲ 삶에 생기를 불어넣으시는 주님의 인도하심을 경험. 이 만남의 축복은 내 생에 가장 큰 선물.
▲ 만남의 축복 달라고 떼쓰듯 기도했는데, 응답으로 받은 행복하고 감사한 모임. 희생, 나눔, 섬김의 기쁨, 모두가 스승이 되고 모두가 학생이 되는 놀라운 공동체.
▲ 아름다운동행 [열팬]. 예수님을 모르는 처갓집에 전도의 도구로 아름다운동행 사용하는 행복. 여기서 삶의 힘이 되는 에너지를 선물로 받는 기쁨.
▲ 서로가 나눔, 사랑, 배려를 믿음 안에서 실천하는 독특한 그룹, 그 일원이 되어 풍요로운 삶을 채워가고 있음.
▲ 삶과 말 속에 동행하시는 주님을 찬송.
▲ 뜻밖에 찾아온 행복. 외국어에 대한 새로운 도전은 쉽지 않지만 새로운 착한 누룩 사회에 합류한 기쁨.
▲ 서로의 삶에서 묻어난 깊은 이야기들을 나누며 좋은 것을 공유하는 인생공부 모임, 익어가는 우리 식구들 덕분에 나의 마음은 “맑음” 그리고 “행복”
▲ 마치 광산에서 다이아몬드를 캐내는 심정으로 언제까지나 함께할 인생 여정을 기대. 훌륭한 공동체의 일원이라는 것에 무한 감사를 느낌.
▲ 제2외국어(?)를 새롭게 접하며, 반세기 동안 잊었던 “숙제”를 하며 행복합니다. 예수 안에서 말이 통하고 마음이 통하는 큰 기쁨.
▲ 세상을 벗어나는 묘약을 맛보게 됨.
▲ 의미 있고 재미있는 만남에 대한 큰 감사.
▲ 나이 먹어 공부하는 것, 실력을 쌓는 것에 더해, 함께 만나 너~~무 행복을 느낌.
▲ 토요일이 가장 바쁜 날임에도 이 시간을 최우선에 두는 이유, 큰 에너지를 공급해주기 때문. 코로나로 인해 불안하고 두렵고 조롱당하는 느낌이 들 때도 두렵지 않았다.

재능기부 강사 : 강혜숙
참가자들 : 강성희 강형화 김경희 김두봉 김길의 김정희 나승연 박인원 안젤라
오재심 이경순 이명자 이화영 임부자 임정희 장정순 최수아 최형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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