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 명의 사람들을 만나 주소록을 채우기보다 삶의 가치관과 직업적 신념이 맞는 사람들과 지속적인 관계를 통해 새로운 배움이나 긍정적인 에너지를 채우는데 시간을 내는 것이 관계 정리의 핵심입니다. 연말을 맞으며 한 해 동안의 관계를 정리해볼 수 있는 3가지 방법을 추천드립니다. 

첫 번째는 연말 회사나 모임이 아닌 ‘자신이 주최하는 송년회를 기획하는 것’입니다. 초대 인원은 ‘세 친구’라는 말처럼 3명 정도면 적절합니다. 자주 소통하는 지인이나 친구가 아닌 한 해 동안 가장 감사했던 분들과 편하고 안전한 장소에서 만나되 함께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나 작은 선물을 준비하는 것도 좋습니다. 저는 예전에 시내에 있는 소규모 파티룸을 대관해, 참석자들과 돌아가며 한해의 10대 뉴스를 나누었던 송년모임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저의 초대로 낯선 사람들이 모였지만, 식사-대화-선물교환 같은 간단한 프로그램 덕분인지 분위기는 전혀 어색하지 않았습니다.

두 번째는 ‘연말 선물 준비하기’입니다. 미국 백악관, 구글이나 페이스북에서는 중요한 인사들에게는 손편지를 보낸다고 합니다. 한 해 동안 감사드려야 할 분들에게 손편지를 써서 작은 선물과 함께 건네보시는 건 어떨까요. 저도 받았던 선물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다이어리 첫 장에 손편지를 써서 주신 것인데, 그것을 보며 1년 내내 그분을 생각할 수 있었습니다. 또 영화를 좋아하는 제 친구는 연말마다 지인들에게 어울리는 영화 DVD를 준비해서 선물하며 왜 이 영화를 선택했는지를 이야기한다고 합니다. 핸드메이드 비누를 만드는 것을 배워서 정성껏 포장 후 수줍게 건네준 선물도 기억에 잊히지 않는 선물인데, 가격보다 더 귀한 선물은 준비하는 정성이 담겨있는 선물입니다. 

세 번째는 ‘스마트폰 주소록 정리’입니다. 틈틈이 전화번호나 문자메시지를 보면서 삭제할 게 있는지 살펴보며, 연락이 소홀했던 분이 있다면 연말 인사를 보내보는 것입니다. 같은 메시지를 복사해서 붙이거나 의미 없는 사진을 보내는 것이 아닌 받는 사람의 이름과 마음이 담긴 진심어린 메시지가 좋습니다. 예를 들어, “윤선현 님, 지난여름 맛있는 저녁식사를 함께하며 나누었던 따뜻한 대화가 오랫동안 기억에 남습니다. 내년에도 꼭 기회 만들어 만나 뵙겠습니다” 이런 식으로 짧지만 ‘기억과 감사’가 포함된 메시지라면 상대방에게 좋은 기억으로 남는 관계가 될 것입니다.
결국 관계 정리를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시간 내기’입니다. 자리를 마련하고, 선물을 준비하고,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모든 행위는 시간을 내는 것이며, 그 시간이 어쩌면 우리 인생에서 귀한 것이 무엇인지 깨닫게 해주는 가치 있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

윤선현
베리굿정리컨설팅 대표. 2010년 정리컨설턴트라는 직업 창직 후 정리교육과 가정, 기업을 위한 정리컨설팅을 하고 있다. 정리 현장에서 만난 사람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담은 <하루 15분 정리의 힘> 등의 저서를 출간했으며, 여러 가지 방식을 통해 ‘정리의 힘’을 전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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