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20.11.26 목 18:18
 
> 뉴스 > 특집/기획 > Life&Eco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스토리      
탄소 중독 문명 한가운데서, ‘느림’ 선택하기
[248호] 2020년 11월 01일 (일) 박혜은 @

원자번호 6번이자 지구에 네 번째로 많이 존재하는 비금속 원소인 탄소. 영어로 Carbon(카본)이라 하고, C로 표시하는 탄소. ‘카본’은 라틴어로 ‘숯’이라는 의미인 ‘카르보’에서 유래한 단어다. 우리에게는 지구온난화의 주범으로 잘 알려진 이산화탄소가 제일 유명한 탄소화합물로서 부정적 의미로 인식되기도 하지만 신소재로 각광받는 긍정적 면도 있는 원소다. 흑연과 다이아몬드라는 극명한 흑과 백의 동소체를 갖고 있는, 유용하면서도 아름다운 원소이기도 하다.

인류는 산업혁명 이후 주 에너지원으로 화석연료를 사용하는데 연료 사용과정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는 온실가스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자동차와 비행기가 움직일 때, 냉난방을 할 때나 이메일을 송수신할 때도 배출되는 게 탄소라는 말이다. 그래서 제품의 생산에서 폐기 단계까지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총량에 ‘탄소발자국’이라는 이름을 붙여 탄소 배출을 줄여나가려는 노력을 하기도 한다. 인류에게 필수적 원소였지만 이제는 남용되어 인류의 미래를 위협하는 탄소, 우리는 그 탄소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탄소중독 문명의 결과, 기후변화
환경부 블로그에 따르면 “산업혁명 이후 대기 중 온실가스 농도는 산업화 이전보다 30% 증가했다. 더불어 1960년~2005년 평균 이산화탄소 농도 증가율은 연간 1.4ppm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것. 전 세계 평균 기온이 계속 상승하고 있다거나 기후 위기 상황이 일어나는 것을 보면 위와 같은 수치가 더욱 피부 가깝게 느껴진다.
<탄소 자본주의> 저자이자 생태철학자인 신승철은 이와 같은 기후 변화 상황은 우리가 누리던 문명의 혜택이 우리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라 진단하며 이를 ‘탄소중독적 문명’이라 호명한다.
“산업혁명 이후 탄소자본주의가 지배적이고 통속적인 질서를 차지해 왔다. 육식, 자동차, 아파트, 텔레비전, 마트, 냉난방기, 일회용품 등의 탄소중독적인 문명은 우리의 삶을 지배하고 있는 탄소자본주의의 삶의 양식이다. 물론 당연히 누려야 할 삶이라고 인식되었던 것들로 여겨져 왔던 것들이다. 이는 막대한 기후변화 상황에 무덤덤한 삶…미래의 가능성을 미리 끌어다 써버리는 것과 같다.”
저자가 탄소 중독 문명의 기본 삶의 양식으로 지목하는 육식, 자동차, 아파트, 텔레비전, 마트, 냉난방기, 일회용품 없는 삶이 과연 가능할까? 저 중에 하나라도 누리지 않는 삶을 상상하기 어렵지만 최소 “기후변화 시대, 색다른 삶의 양식과 제도, 시스템을 구성해야 한다”는 그의 제안은 귀 기울일만하다.

탄소 중독 문화의 해독제, ‘느림’
‘더 많이, 더 빠르게, 더 크게’를 모토로 하는 성장 지향주의와 모든 삶을 자본 중심으로 이어가는 문명은 탄소 없이 살지 못하도록 인류의 삶을 구조화하고 있다. 단순히 일회용품을 덜 쓰고, 자동차를 타는 대신 걷고, 에어컨 사용을 최소화하고, 육식을 자제하는 노력을 넘어 근본에서 새로운 삶의 양식과 철학이 필요한 이유다.
여기서 떠올릴 수 있는 대안의 태도는 바로 ‘느림’. 즉 탄소 없이 살지 못하는 ‘빠름’이라는 삶의 양식을 바꾸겠다는 결단이 구체적 실천으로 이어질 수 있을 터다. 이를테면, 빠름의 양식에서는 ‘장소’를 “탄소소비를 통해 빠르게 주파할 풍경으로 간주”한다면, 느림의 양식에서 ‘장소’는 “지나치지 않고 머무르면서 이동에 따른 탄소소비를 줄일 수 있을 것”이므로.
우리의 일상이 탄소에 지배되고 있다는 것을 지각하고 우리 삶의 양식을 자세히 들여다볼 때다. 산업혁명 이후 형성된 빠르고 거대 지향적인 삶의 방식을 우리도 모르게 내면화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내 삶이 주체적 선택보다 수동적으로 탄소를 남용하는 삶으로 노예화되어 있는 것은 아닌지 말이다. 곧 난방기를 켜야 하는 겨울, 내가 중독된 탄소의 영역이 어디인지 관찰해보기 좋은 시점이다.

박혜은 기자

ⓒ 아름다운동행(http://www.iwithjesu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스토리      
전체기사의견(0)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전체기사의견(0)
표지 보기
새내기 유튜버 ‘영어대장 티쳐킴’...
성경필사 열풍 속 청현재이·그레이...
오늘을 무엇으로 채울까
“틈새의 평화를 노래하고 싶습니다...
겨울나기 준비하시나요?
“세이 헬로~!” 안부를 물어주세...
동행, 그 아름다운 걸음
성숙한 그리스도인의 삶을 위하여
지혜의 사소한 인턴십
알림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