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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의 아픔을 품으며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정규채 선교사 이야기
[247호] 2020년 10월 01일 (목) 민대홍 @
   

주후 70년 로마에 의해 예루살렘이 파괴된 이후, 유대교는 바리새 서기관들의 주도하에 새롭게 정비되었다. 바리새적인 가르침과 실천에 순응하지 않는 모든 집단을 구별해서 추방하기 시작한 것이다. 맨 먼저 표적이 된 대상은 시리아-팔레스타인 지역의 유대 기독교인들이었다.
그러나 그 땅에 오늘날의 이스라엘이 건국된 후(1948년), 여전히 소수의 기독교인들이 있다. 메시아닉 쥬(Messianic Jew, 건국 당시 약 100명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3만 5천명 이상) 영화 <회복>(2010)은 아직도 진행형인 정통 유대인들의 기독교인에 대한 핍박을 보여준다. 오늘날 그 땅에서 기독교인으로 산다는 것은 소수자의 설움과 아픔을 견뎌야 함을 의미한다.
최근 한국을 방문한 이스라엘-팔레스타인에서 선교사역을 하고 있는 정규채 선교사(사진 위)를 만나 그곳에서 선교사역을 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와 현황에 대해서 들어보았다.

왜 이스라엘인가
중동과 그의 인연은 남달랐다. 원래 법학도였던 그가 현대건설의 직원이 되어 일하던 중 약 8년의 시간을 중동에서 보낸 것이다. 이라크의 바그다드, 사우디아라비아 등지의 건설 현장에서 일하다가 뜻밖의 일을 경험했다.
“1992년 10월 9일 아내의 생일이었는데 일터에 종교경찰들이 급습했습니다. 제3국인 노동자들, 그러니까 인도나 방글라데시 사람들 중 기독교인들에게 예배드릴 수 있도록 도움을 주었던 것 때문이었지요. 그로 인해 약 7주간 감옥살이를 했습니다.”

이듬해에 퇴사를 하고 귀국하여 알고 지내던 이태웅 목사(한국해외선교회 GMF 초대 이사장)를 만났고, 그로부터 “정 형제, 믿음으로 살 생각 없는가?”라는 질문을 받았다. 당시 태동기에 있었던 한국해외선교회는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고 성장하기 위해 본부에 장기사역자가 필요했고, 이태웅 목사의 요청을 계기로 정 목사는 선교 단체 본부 사역자의 길을 걷게 되었다.
“한국선교훈련원(GMTC)에서 선교사 훈련을 받고, 약 18년간 본부 사역자로 헌신하게 되었습니다. 그 즈음 이스라엘에 나가있는 후배 선교사가 안식년으로 한국에 들어와 도와달라고 부탁을 했습니다.”

2013년, 정 목사는 후배의 요청으로 이스라엘을 살펴보러 들어갔다. 약 6개월을 머무르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을 두루 보았는데 팔레스타인에 마음이 닿았다.

팔레스타인 개신교인의 삼중고
팔레스타인은 100% 아랍인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스라엘에도 아랍인들이 약 20% 정도 있지만 그들은 이스라엘 시민권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이스라엘 시민권이 없다. 아직 유엔이 인정한 정식 국가가 아니기 때문에 군대가 없고 화폐도 없는 그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고통이 어떨지. 선교사는 그 사람들의 아픔을 품기로 했다.
“팔레스타인에는 약 2%의 기독교인이 있고 그중 개신교인의 비율은 10% 남짓이지요. 이들은 삼중고를 겪고 있습니다. 먼저는 이스라엘로부터의 차별, 둘째는 98%의 무슬림들에 의해 받는 차별, 셋째는 같은 기독교인들 속에서도 개신교인이 소수다 보니 정교회가 개신교에 대해 배타적입니다.”

정 목사는 지난 수년간 팔레스타인에 속한 베들레헴에 가정교회를 개척하고 최근에는 현지인 주도의 가정교회를 지원하고 있다. 또 그를 위해 국내 교회와 성도들을 중심으로 모금활동을 펼치고 있다.
“처음에는 식품을 사서 나눠줬습니다. 그런데 이 방식이 힘들고 비효율적이어서 아이디어를 냈지요. 베들레헴에 있는 두 개의 큰 슈퍼마켓과 계약을 맺어서 쿠폰을 만들었어요. 지금 약 40가정 정도 도와주고 있어요. 주로 교회 오는 사람들에게 나눠 주고, 장애인들이나 거동이 불편한 사람들을 찾아가서 주기도 해요. 이 사역으로 인해 교회가 많이 부흥했어요.”

베들레헴에 있는 아랍 기독교인들을 돕는 사역은 다름 아닌 아픔을 겪고 있는 사람들을 섬기는 것이다. 이 사역은 코로나19를 맞아 더 중요하고 긴급해졌다.
“관광산업이 주력인 이곳에 코로나19로 인해 사람들의 발길이 끊겼습니다. 특히 청년 실업률이 높아서 젊은이들이 힘들어하고 있지요. 전도 대상인 무슬림 청년이 있는데, 아르바이트하면서 방송대학을 7년 만에 졸업한 성실한 젊은이입니다. 그 청년은 빵 굽는 아르바이트를 하루 15시간 동안 하고 30세겔(약 1만 원)의 임금을 받아요. 빈곤이 더욱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정 목사는 예루살렘의 성지대학교(The University of the Holy Land) 박사과정을 수료하고 논문 심사 중이다. 그리고 오랜 선교본부 사역 경험을 바탕으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선교사 협의회 회장을 맡고 있다. 그의 소망은 모든 활동 경험과 선교사로서의 삶이 팔레스타인의 기독교인들을 세우고 섬기는 데 쓰임 받는 것이다.
오는 10월 말에 이스라엘-팔레스타인으로 돌아갈 예정인데, 남은 시간 동안 국내 교회와 선교 후원처를 두루 다니며 현지 소식을 전하게 될 것이다. 그의 간절한 요청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에 확산된 코로나19 상황을 위해 기도로 동참해달라는 것이다.

민대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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