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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상황 속 우리의 신앙생활은?
[247호] 2020년 10월 01일 (목) 김기석 @

코로나19는 일종의 문명사적 전환을 우리에게 요구하고 있다. 이른바,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의 때가 바야흐로 도래했다는 것이다. 이 상황은 곧 지나갈 수 있는 일이 아니며, 이전과 같은 삶으로 돌아가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들 말한다.

이런 일이 대체 어떻게 왔을까
<공감의 시대>를 쓴 제레미 리프킨에 의하면, 1990년대까지만 해도 인간이 지구상에서 사용하고 있는 땅이 14%였는데, 2000년에는 77%가 됐다고 한다. 동물들이 차지하고 있던 땅을 인간이 그만큼 많이 차지한 것이다. 그로 인해 자기 공간에 위협을 받은 박테리아나 바이러스 등이 살아남기 위해서 인간세계로 넘어왔고, 그것이 ‘코로나19’란다. 자연계가 스스로를 지켜내기 위해 만든 지구 백신이라는 것이다. 과학자들과 감염병 의학자들은 오래전부터 이런 경고를 해왔는데, 사람들은 이제야 그 경고음을 듣기 시작한 것이다. 아니, 이렇게 되고서야 들리게 된 것이리라.

위기의 시기는 성찰의 기회
많은 종교인들에게는 이런 일이 벌어질 때마다 설명하고 싶은 욕구가 있다. 인간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이라고 말하고 싶어 하는 거다. 그러나, 그런 욕구가 생길 때마다 우리는 주의해야 한다. 인간의 행위가 빚어낸 결과인 것은 맞지만, 이것을 “하나님이 인간을 치시는 징벌의 도구”라고 곧바로 치환해버리는 것은, 인간의 죄성을 강조하는 데는 도움이 될지 모르겠으나, 현실을 해결해 가는 데는 별로 도움이 안 된다는 생각이 든다.
왜냐하면, 지구를 이런 정도로 만드는 데 책임이 없는 사람은 없겠지만, 경계선상에서 허덕이는 사람들은 오히려 경제 환경의 피해자라고 봐야 하기 때문이다. 그들까지 한꺼번에 과한 소비, 과도한 편리추구의 죄책감을 주는 것은 공정한 태도가 아닐는지도 모른다.
인간에게 위대함이 있다고 한다면 위기의 시기에 자기를 성찰하고 자기 문명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돌아보는 능력이 있다는 거다.
위기의 시기에 큰 정신이 나온다. 자기를 돌아보고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살아야 할지를 가늠해볼 좋은 시간이 바로 지금이라고 생각한다.

‘멈춤’의 시간이 주는 유익
때때로 어딘가를 향해 나아가다가 더 이상 전진할 수가 없어 멈춰야 할 때가 있는데, 그 멈춤의 시간이 우리에게 유익이 됨을 느낄 때가 있다. 그런 경우, 멈춤은 손해가 아니라 나아갈 방향을 찾을 수 있는 더 좋은 기회가 된다. 코로나19의 시간이 그렇다. 우리에게 매우 위태로운 삶을 요구하고 있기는 하나, 우리의 삶을 재고할 수 있는 기회이다.

‘말씀’에 집중하며 정체성 회복
현장예배냐 온라인 예배냐 하는 것도, 양자택일의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우리에게 주어져 있는 삶의 자리가 곧 예배의 자리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하는 기회이다. 물론 모이는 교회는 매우 중요하다. 대면하여 서로의 삶을 나누면서 하나의 지체가 되어가는 과정은 중요하다. 그러나 지금 그럴 수 없다고 할 때, 어떤 자세를 취해야 할까.
바벨론에 포로로 잡혀간 다니엘은 왕의 지엄한 명령에도 불구하고 예루살렘으로 난 창을 향해 엎드려서 하루에 세 번씩 기도했다. 매우 인상적인 장면이다.
예루살렘 성전에 갈 수 없는 삶의 형편에서, 예루살렘을 향해 난 창문 앞에 엎드려 기도했다는 것은, 예루살렘 성전에서 성도들과 함께 예배했던 그 기억을 회상하면서 자기 정체성을 지킨 것이다. 공간적으로는 떨어져 있어도 정신적으로, 영적으로 이어져 있음의 상징이다.

바벨론 포로 시대에,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예루살렘 성전이 무너졌을 때, 예배를 드릴 수 없는 그때, 예언자들이 등장해서 하나님의 말씀이 우리 가슴 속에 들어와서 나를 인도하는 빛이 되도록 했다. 지금 우리도, 내 마음속에 하나님의 말씀이 들어와 빛이 되고 내 삶을 인도하는 삶을 살아 거룩한 예배, 삶으로 드리는 예배로 성숙해가는 기회를 가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하나님의 방법을 인정하는 시간
왜 하나님은 코로나를 물리쳐주지 않는가 하는 질문을 받는다.
하나님이 창조하신 질서 속에서 하나님의 운영하시는 방법이 있다. 그동안 우리는 하나님을 믿는다고 하면서도 하나님이 아닌 ‘자기 욕망’을 믿고 살았는지도 모른다. 그 결과가 오늘 우리의 삶을 빚어냈기 때문에, 지금 보면 우리가 우리를 벌하는 거다. 자초한 일이라는 말이다.
그분은 우리에게 그분 안에서 이 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능력을 주시는 거다. 내 삶을 돌아보고, 얼마나 방만했는지 성찰하게 하고, 우리 문명이 너무 인간 중심의 삶을 지향했구나 하는 것을 일깨워주고 깨달음을 주시는 것이 오늘 우리에게 주시는 은혜가 아닐까.

김기석
청파교회 담임목사. 문학적 깊이와 삶의 열정을 겸비한 목회자이자 문학평론가이다. 그는 시, 문학, 동서고전을 자유로이 넘나들며 진지한 글쓰기와 빼어난 문장력으로 신앙의 새로운 층들을 열어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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