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람이 울리면 눈도 제대로 뜨지 못한 채 휴대폰의 알람을 끄고, 오늘의 날씨, 뉴스와 일정을 체크해요. 바쁜 일상을 지내다 보면 숙제를 하기 위해 하루를 시작하듯 아침부터 마음이 분주하고, 어떤 날엔 이 많은 일을 언제 하나 싶다가도 이내 다 마치고 나면 숙제를 잘해낸 성취감도 들고, 한편 이렇게 하루가 또 갔구나 싶기도 해요.
인터넷 접속이 안 되는 곳에 잠시 머물렀어요. 보이진 않아도 모르는 새 세상과 복잡하게 연결되어 살다 전화도 문자도 안 되고 뉴스도 못 보고, 사회 관계망에도 접속할 수 없는 곳에 있으니 고요함이 다가오네요.
보이는 건 다양한 녹색의 나무들이고 들리는 건 그 안에서 살아가는 생명체들의 알아들을 수 없는, 하지만 나름 분주한 소리들뿐이네요.

가끔 그런 생각을 해요. 내 명함 위에 새겨진 그 일을 내려놓고, 사람들과의 관계를 위해 입고 있던 다양한 색깔의 옷을 벗고, 나를 평가하던 소위 삶의 실적들을 내려놓고 나면 내게 무엇이 남을까? 하고 말이지요.
세상과의 모든 연결고리가 끝나고 하나님 앞에 서는 그날, 천국 앞에선 다른 온라인 상태가 필요해요. 예수님과 내가 연결되어 있는지, 그가 나를 아시는지, 이뤄온 업적이나 멋진 옷이나 손에 쥔 소유가 아닌 예수님과의 관계 말이지요. 예수님과의 연결 고리는 다른 무엇으로도 바꿀 수 없는 구원의 유일한 조건이지요.

아침에 눈을 뜨면 다른 무엇에 접속하기 전에 예수님의 이름을 부르려고 해요. 새로운 하루를 감사하고, 그에게 그 날의 일을 의탁하고, 모르는 걸 그에게 묻고 동행할 때, 내게 주신 하루는 숙제가 아닌 잘 차려진 밥상처럼 맛있고 풍성해지지요. 예수님과 한 번 연결된 관계는 언제 흔들리고 깨질지 몰라 불안한 세상의 그것과 달라 한 번 연결되면 결코 끊어지지 않아요. 그의 이름을 부르면 언제든 오셔서 함께하시고, 어느 곳에서든 그를 만날 수가 있지요.
내 모든 것을 내려놓았을 때 유일하게 연결되어 있어야 할 그 이름, 예수 믿으세요.

수필가이자 온곡초등학교 교사. 예수님과 함께하는 삶 속 따뜻한 이야기를 들려주며, 저서로는 <자녀는 엄마의 축복으로 자란다>가 있다. 서울광염교회 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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