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조절·대기정화 역할 ‘그린 인프라’

도시계획시설 상 도시공원으로 지정만 해놓은 개인 소유의 땅에 20년간 공원 조성을 하지 않을 경우 재산권 보호를 위해 도시공원에서 해제하는 제도를 ‘도시공원 일몰제’라 한다. 그러나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2020년 7월부터 해당 부지에 대해 공원지정 시효가 해제됐다.
도시공원은 휴양, 정서함양 뿐만 아니라 기후조절과 대기정화, 소음방지, 야생동물의 서식처 및 먹이제공 등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는 도시의 ‘그린 인프라(Green Infrastructure)’다. 기후위기시대 빗물저류를 포함해 화재 및 지진 등 재난 발생시 피난처로서 도시방재거점의 역할도 수행한다.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먼 거리를 이동하기 어려운 시민들이 선호하는 녹색 휴식공간 기능도 담당하고 있다. 생활환경 개선을 포함해 환경과 생태적 기능에 이르기까지 중요한 몫을 맡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도시공원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하지 못했고, 적극적인 보호와 장기적인 계획을 실천하는데 소홀했다. 2018년 도시계획현황을 보면 미집행비율은 도로(17.2%), 하천(5.1%)과 비교해 도시공원(48.2%)이 월등히 높다. 면적으로 보면 446.7㎢로 여의도 150배 규모다. 하천과 도로 등은 도시 필수 공공재로 여긴 반면 공원녹지는 낮은 가치로 판단했다고 볼 수 있다.
도시공원은 도시의 공간구조를 결정하고 기능을 향상시킬 주요 기반이자 시스템이다. 미국 뉴욕의 센트럴파크, 독일 뮌헨의 잉글리셔 공원(Englischer Garten) 등에서 도시의 건전한 유지를 위해 선진국들은 도시 한복판에 엄청난 면적의 공원녹지를 조성하고 잘 관리해 온 것을 본다.
현재 도시화 비율이 90%에 달하고 더 많은 사람들이 도시로 몰려들 것을 고려한다면 우리도 도시공원을 더 늘리고, 그 순기능을 다하도록 사전 준비하는 것이 맞다. 생태적·방재적 가치를 갖고 있는 도시공원도 자연공원과 마찬가지로 현세대와 미래세대 모두를 위해 중요하다. 도시공원을 특정도시의 선택적 서비스가 아닌 기본적 공공서비스인 ‘그린 인프라’로 재해석해야 한다. 또한 장기 미집행 도시공원의 100% 집행에 나서야 한다. 산림청은 최근 ‘도시숲법’을 제정·공표하고 미세먼지, 폭염 도시 환경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도시숲을 조성하고 있다. 또한, 산림청 소관 국유지의 99.4%인 6008ha를 공원구역 해제 대상에서 제외해 눈길을 끌고 있다.
기후위기시대,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도시공원을 지켜야 한다.

김익수
환경일보 편집대표이며, 한국환경정책학회 및 대기환경학회 이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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