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의 발전에 비해 인간관계는 더 삭막해져 가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나를 비롯한 40, 50대 사람들은 어린 시절 이웃과 가족처럼 지내고, 동네 형, 누나들과 재미있는 추억을 쌓으며 지냈는데, 10살짜리 아들을 보면 동네 친구들과 노는 것을 좋아하지만 친구 없이도 스마트폰만 있으면 혼자 만사 오케이다.

과거에 비해 엄청나게 발전한 지금, 불면증, 우울증, 공황장애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고, 앞으로도 점점 많아지리라 본다. 부유한 사람들은 뺏기지 않으려 애쓰고, 가난한 사람들은 소망이 없어 힘들고. 이러다보니 온통 걱정과 염려 속에서 산다. 게다가 요즘은 인간의 욕심을 채우려 자행된 자연 파괴로 생긴 이상 기후와 코로나19로 그 불안과 염려는 더해진다.

뉴스를 보고 있으니 전 세계의 온갖 사건 사고 보도로 가득하다. 그런 뉴스에 지쳐있음에도 스마트폰으로 세계 곳곳의 사건을 끊임없이 살펴본다. 그러한 정보를 해독할 능력이 없어서인지, 옳고 그름이 무언인지 헷갈린다. 염려와 걱정이 또 올라온다. 정보가 나를 살리는 게 아니라 나를 죽이는 무기가 되었다.

그래서인지 지금 하고 있는 미용이라는 직업이 너무 좋다. 미용을 통해 평안함을 느낀다. 미용은 머리를 만지면서 고객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직업이다. 미래에도 미용직업은 돈벌이를 떠나 추억을 쌓고 인간미를 누릴 수 있는 직업이 되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인지, 요즘 한 고객을 끝날 때까지 책임지는 1인 미용실이 생기기 시작했다. 미용실은 머리를 자르고 가꾸기도 하지만 인생사 얘기를 나눌 수 있는 장소이기에. 염려가 아닌 서로를 위하는 인간미가 있는 미용, 오늘도 나는 다시 감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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