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니엘 디포와 <로빈슨 크루소>
전염병으로 10만 명이 죽던 때 과연 하나님은 무엇을 하고 계셨을까?
하나님을 믿는 사람이 1665년 런던 상황을 보며 하나님께 던졌을 질문입니다.
점점 하나님을 등지며 쾌락과 타락으로 달려가던 사람들. 다니엘 디포는 그들을 위해 펜을 들었습니다. 바로 <로빈슨 크루소>입니다. 주인공 로빈슨은 부모님과의 갈등 속에 반항하는 마음으로 항해에 나서고, 결국 풍랑을 만나 무인도에 표류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런 절망적인 상황 속 난파된 배에서 상자 하나를 발견합니다. 그 상자 속에는 성경책이 들어 있었고, 그가 편 성경은 시편 50편 15절입니다.

“환난 날에 나를 부르라 내가 너를 건지리니 네가 나를 영화롭게 하리로다.”

다니엘 디포가 런던 시민에게 던지는 메시지가 <로빈슨 크루소>에 이렇게 담겨 있습니다. 다니엘 디포는 ‘청교도 문학’이라는 형태를 발전시킵니다. 17세기에 존 밀턴의 <실낙원>, 존 번연의 <천로역정>이 흑사병 전후로 기록되었던 책이고, 다니엘 디포에 의해서 ‘청교도 문학’이 장르로 자리를 잡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문학들은 혼탁한 시대를 밝히는 빛이 되었습니다.
환난 날일수록 하나님을 바라보아야 합니다. 하나님은 환난 날에도 반드시 역사하십니다.

아이작 뉴턴과 <프린키피아>
런던에서 흑사병이 창궐하면서 수많은 대학들이 문을 닫았습니다. 1665년에 케임브리지 대학교를 다니던 한 젊은이도 학교가 휴교하는 바람에 시골집으로 돌아와야 했습니다. 그러던 중 나무에서 사과가 떨어지는 것을 보고는 한 법칙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그것이 세상을 바꾼 ‘만유인력의 법칙’입니다. 만유인력의 법칙을 기록한 <프린키피아>라는 책은 세상을 바꾸었고, 하나님의 창조의 질서는 더 이상 믿음이 아닌 ‘이성’으로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뉴턴은 이런 말을 남깁니다.

“나 자신은 아직 밝혀지지 않은 거대한 진리의 바닷가에서 뛰놀며, 조약돌을 발견한 것에 불과합니다.”

하나님의 말할 수 없는 창조의 신비를 발견한 그는, 단순히 바닷가에서 조약돌을 발견한 것이라고 말하는 겸손함을 보입니다. 만일 흑사병의 기간이 없었다면 인류의 역사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위대한 시인 존 던
런던의 흑사병은 인류에게는 재앙이었습니다. 사람들은 절망했고, 좌절했습니다. 그러나 런던에서 시무한 목사 존 던의 행적을 기억해봅니다. 존 던 목사는 런던에서 평생 목회를 하면서 아내를 잃는 어려움을 겪었지만 죽을 때까지 런던의 빈민들을 위해 사역을 지속했습니다. 그가 남긴 시는 우리에게 익숙한 제목,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입니다.
이 시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었는데, 헤밍웨이는 그 시에 영감을 받아 작품을 쓰며 노벨문학상을 받았고, 노벨문학상을 받은 밥 딜런 역시 존 던의 시에 영향 받은 것으로 알려지기도 합니다.
절망 속에서도 우리는 고립된 존재가 아니며, 함께 해야 한다는 명확한 ‘그리스도인의 사명’을 남긴 존 던의 시는 이렇습니다. 맨 마지막에 말하는 ‘종’은 장례를 알리는 ‘조종’을 뜻합니다. 바로 흑사병의 죽음을 존 던은 예견이라도 한 것일까요?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누구든 그 자체로 온전한 섬은 아니다.
모든 인간은 대륙의 한 조각이며,
대양의 일부다.
만일 흙덩이가 바닷물에 씻겨 내려가면
땅은 그만큼 작아지며,
만일 모래톱이 그리되어도 마찬가지다.
만일 그대의 친구들이나
그대의 땅이 그리 되어도 마찬가지다.
그 누군가의 죽음이 나를 감소시킨다.
왜냐하면 나는 인류 속에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종은 그대를 위하여 울리게 되리니
누구를 위하여 종이 울리는지를
알려고 하지 말라.

송태근
삼일교회 담임목사로 섬기고 있으며, ‘오르도토메오 아카데미’ 대표로서 한국 교회 목회자 재교육을 통한 교회 갱신을 돕고 있다. 그의 이름 뒤에는 늘 ‘신학생들이 열광하는 설교자’라는 수식어가 붙을 만큼 말씀에 대한 깊은 헌신이 있는 목회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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