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독서운동을 벌이고 있는 필자 기쁨지기는 많은 독서량뿐 아니라 진정성을 가지고 책을 권하는 삶을 살고 있어, 우리가 원하는 ‘북 소믈리에’라 할 수 있다. 그가 권하는 향기로운 책을 만나보자.

공동의 번영 위한 ‘아름다움’의 비전

<컬처 케어>
마코토 후지무라 지음/백지윤 역/IVP


미국에서 신앙과 예술을 조화시키는 일에 매진하는 예술 운동가 마코토 후지무라의 ‘문화 돌봄’ 입문서. 저자는 우리의 삶에 아름다움이 필요한가’라는 질문에 온전한 인간이 되기를 갈망한다면 절대로 ‘그렇다’라고 말한다. 위대한 예술가이신 하나님은 아름다움의 원천이시기 때문에.
그러나 오늘날 예술과 문화가 수단화되고 상업화됨으로써, 그 본질이어야 할 ‘아름다움’을 상실하고 황폐해졌다고 진단하며, 그리스도인으로서 문화가 생성적 현장이 되도록 ‘돌보아야’ 하는 청지기적 소명을 제안한다. 신앙과 작업, 예술의 현장에서 ‘영성’과 ‘아름다움’에 대해 고민하는 그리스도인이라면, 이 책은 생각을 자극하는 기댈 언덕이 될 것이다.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 땅을 정복하라”는 말씀을 폭력적으로만 해석하여 모든 사물을 정복하고 착취해 온 역사에, 새로운 반성이 일어나고 있다. ‘다스리라’로 번역된 히브리 동사 ‘라다’에는 ‘돌보다’라는 목자적 의미가 있다. 샬롬의 세계를 향한 돌봄(Care)인 것이다. 문화를 돌봄으로 인식하기 시작하면, 이제 문화는 경쟁과 전쟁이 아니라 공동체의 영혼을 가꾸는 즐거운 정원으로 바뀐다. 우리는 이 책에서 에밀리 디킨슨과 빈센트 반 고흐가 예시하는 주변부와 소수자 문화의 중요성을 만나기도 한다. 꽃으로 시작하여 꽃으로 마무리하는 20개의 이야기, 상처 많은 이 시대에 삶의 균열을 돌보고 치료해 줄 아름답고 친절한 책이다.

기독교가 걸어온 길 앞으로 걸어갈 길

<세계화 시대의 그리스도교>
배덕만 지음/홍성사


서구에서 유입된 기독교는 거대하고 극적인 변화를 일으켜왔다. 아시아와 아프리카에 전파된 복음은 20세기를 거치면서 비약적인 성장을 가져왔고, 이제는 ‘탈 서양화시대’를 맞고 있다. 이 책은 20세기에 기독교는 어떤 모습으로 부흥과 변화를 경험해왔는지를 한국 역사신학자의 눈으로 평가, 그 특징들을 알기 쉽게 정리하였다.
근대 선교는 미국의 주도 하에 제3세계를 중심으로 역동적으로 확장되어 마침내 세계종교로서 자신의 위치를 확고히 했고, 이런 변화는 오순절운동을 중심으로 한 성령운동과 복음주의 선교사들의 헌신적 사역, 운송 및 통신시설의 발달과 확장, 그리고 미국을 중심으로 한 자본주의 경제의 성장과 지원 때문에 가능했다고 진단한다.
또한 유럽 교회를 중심으로 한 에큐메니컬 진영에서는 19세기 선교활동에 대한 진지한 반성을 토대로, ‘하나님 선교’라는 새로운 선교 개념을 도입했으며, 오순절운동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고 역동적으로 성장, 변모하는 그리스도교운동이 되었는데, 선교통계학자 데이비드 바렛과 토드 존슨에 따르면 1970년 오순절 신자들이 6,700만 명이었으나 2010년 6억1,400만 명으로 증가, 2025년에는 8억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한다. 그리스도교의 중심축이 유럽에서 제3세계로 이동하면서 오순절운동의 중심무대도 같은 경로를 따라 이동한 것이다.
아울러 현대에 선을 넘는 종교적 실험들이 다양한 형태의 분파주의 형태로 발흥하고 있음을 주목하고 이런 현상에 대한 평가와 전망도 아우르고 있다.

김현호
기독교전문서점 기쁨의집 대표로 부산지역을 중심으로 독서운동과 문화사역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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