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를 잘하는 사람은 유전적으로 타고 났다, 성격이 다르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주변에 정리를 잘하는 사람이 있으실 텐데요. 그분들을 생각해보면 이 말이 동의되시나요? 우리가 정리를 못하는 것이 선천적인 이유라면 평생 정리는 포기하며 살아야 하는 걸까요?
제가 10년 동안 정리컨설턴트로 활동하면서 한 번도 바뀌지 않았던 신념은, 정리를 잘하고 못하고는 ‘사소한 습관의 차이’라는 것입니다. 정리의 고수들은 날마다 조금이라도 정리를 하고, 사용한 물건은 제자리에 두고, 한동안 쓰지 않는 물건은 버리고, 쓰지도 않을 물건은 구입하지 않습니다. 이러한 사소한 습관들을 정리 잘하는 사람들은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습니다. 제가 “세상에는 정리 못하는 사람은 없다. 다만 안하는 사람이 있다”는 말을 자주 사용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자신에게 정리 습관이 없다고 자책하기보다 ‘정리 고수의 습관’중 하나라도 따라해 봅시다.
우선 정리가 어렵다는 분들에게 “제자리에 두시나요?”, “자기 전 15분 정리 하시나요?” 등 “무엇 무엇을 하시나요”라고 물으면 대부분 “하지 않는다”는 답변을 합니다.
30년 넘게 ‘습관’을 연구해온 웬드 우드는 ‘습관을 만들기 위해서는 시간과 공간이라는 두 가지 상황에 맞춰 특정한 행동을 반복하라’고 합니다. 정리도 습관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언제, 어디서’와 같은 상황에 따라 실천할 행동을 공식처럼 설계하는 게 좋습니다.
실제 이 방법이 효과적인지 검증된 연구 결과가 경제지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 실렸습니다. 병원에서 환자들에게 평소대로 처방약을 주고 알아서 복용하라고 했을 때는 75%가 복용하지 않았는데, 약을 주면서 어떻게 실천할지 말하게 했고, “식사를 하면 약을 먹겠습니다” 같이 행동 계획을 답변하게 했더니, 25%의 사람이 처방약을 더 챙겨먹었다고 합니다. 이것은 세계적인 목표성취 기법으로 알려진 ‘이프 댄 플랜(If then plan)’이라는 방법입니다. 영어의 If then~(만약에 ~하면)과 ~Plan(~하겠다) 라는 공식에 맞춰 행동 목표를 문장으로 만들어 보는 것입니다.

마음을 변화시키기는 어려운 일이지만 몸을 움직이면 마음은 자연스럽게 변화될 수 있습니다. ‘정리를 잘하고 싶다’는 바람만이 아닌 잘하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해야 할 실천이 구체적으로 정리되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마트에 다녀오면, 장바구니를 바로 정리하겠다, 매일 오전 10시가 되면, 15분 동안 주방을 정리하겠다” 같은 실천은 어떨까요? 시작부터 많은 물건을 버려야 한다는 부담을 느끼게 하는 것이 아닌 마음 편히 실천해야 지속할 수 있습니다. 오늘부터 정리를 실천할 ‘If then plan’은 무엇이 있을까요?

윤선현
베리굿정리컨설팅 대표. 2010년 정리컨설턴트라는 직업 창직 후 정리교육과 가정, 기업을 위한 정리컨설팅을 하고 있다. 정리 현장에서 만난 사람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담은 <하루 15분 정리의 힘> 등의 저서를 출간했으며, 여러 가지 방식을 통해 ‘정리의 힘’을 전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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