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생각의 흐름을 따라 한참을 가다 보면 어느 새 낯선 곳에 이를 때가 있어요. 생각이 생각을 낳고, 그 생각이 또 다른 생각을 불러 때론 작은 염려에서 출발한 것이 커다란 두려움에 이르기도 하지요. 그럴 땐 내가 한 없이 작아져 웅크리기도 하고 아예 세상을 향해 문을 걸어 잠그기도 해요.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상상하며 불안해지기 시작하면 상상인지 현실인지도 모를 두려움 안에 갇히기도 하고, 사람들과 점점 멀어지려고 하지요. 그러다 보면 아주 작은 일에도 쉽게 마음이 무너지고, 늘 하던 일상도 감당하기가 어찌나 무겁고 어려운지요. 두려움은 나를 무기력하게 만드는 것 같아요.

예전엔 내 생각 속에 나 혼자만 있었어요. 생각이라는 것이 혼자 주고받는 대화라면 혼자 대화를 한 셈이지요. 그 생각은 자주 두려움으로 이어졌고, 혼돈과 공허와 어둠이 무엇인지 내 작은 우주 속에서 경험하는 날들이었어요.
그러나 내 맘을 두드리시는 예수님께 문을 열어드리고부터는 그가 내 생각 속에 자리를 잡으셨어요. 내 말에 대답해 주시고, 내 삶을 결정하기 시작하셨지요. 세상에 길들여진 내 생각의 방향과 너무 다른 그의 간섭이 처음엔 불편하고 싫었어요. 익숙하진 않았지만 그와 대화할수록 어둡던 내 우주가 점점 밝아지기 시작했고, 불안했던 생각에 어느 새 질서와 평안이 자리하고 있었어요. 공허하던 내 우주가 예수님이 지으신 세계로 새롭게 채워지기 시작했지요.

세상을 둘러보면 두려움과 불안함이 가득할 수밖에 없지만, 살아온 날을 돌아보면 그 가운데 예수님의 은혜가 훨씬 크다는 걸 깨달아요. 염려란 게 생기면 나 혼자 생각의 출발을 하지 않으려고 해요. 예수님께 그 염려를 내어 놓고, 생각이 더 자라기 전에 기도로 맡겨 버리지요. 지금까지 나를 지키신 것처럼 앞으로도 보호해 주시기를, 지금까지 긍휼히 여기신 것처럼 이제도 구하시고 도우시기를 기도하면 예수님이 평안을 주시지요. 그래야 살고, 힘 있게 살 수가 있어요.
예수 믿으세요. 평안함은 예수님께로부터 오는 것이랍니다.

수필가이자 온곡초등학교 교사. 예수님과 함께하는 삶 속 따뜻한 이야기를 들려주며, 저서로는 <자녀는 엄마의 축복으로 자란다>가 있다. 서울광염교회 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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