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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봄날이 아름다워도 너의 앞날보다 아름다울까
[241호] 2020년 03월 01일 (일) 박보영 @

꽃을 좋아하고 별을 노래하는 이들은 말합니다. 신은 사랑이 아닐 수 없다고. 길을 걷다 부산컴퓨터과학고등학교 담벼락 현수막에 눈길이 갑니다.

“아무리 봄날이 아름다워도, 너의 앞날보다 아름다울까.”

그날 노래를 만들었습니다.
“꽃이 피어 꽃길인가요, 당신이 걸어 꽃길이지요. 꽃이 피어 꽃길인가요, 당신이 걸어 꽃길이지요~.”  

아마도 하나님은 자녀 삼으신 우리를 보시며 “너 없는 봄, 봄 아니지” 하시며, 우리를 지상에 핀 천상의 꽃으로 여기지 않으실까 생각해 봅니다.

문자 메시지를 받고 전화를 걸었지요. “목사님 안녕하시지요?” 목사님은 머뭇거리시며 저에게 부탁을 하셨습니다. 아이들을 위해 한 시간 정도 이야기와 노래를 들려주실 수 없겠냐고. “형편이 어려워서 사례는….” 평소에 목사님의 사역을 조금은 아는 저였기에 당연히 섬기겠다고 했습니다. 목사님은 수원에서 부산으로 수년간 열차를 타고 오가시며 자비량으로 아이들을 위한 사역을 하고 계셨습니다.

약속한 날이 되어 운전을 하며 달렸습니다. 붉은 노을이 저에게 물었습니다.
‘너의 젊은 날은 무엇으로 불태웠니?’
노래로 하나님 나라를 위해 살겠다고 고백했던 어렸던 그날의 서원. 하나님께 여쭈었지요.
“하나님, 세상엔 노래를 잘하는 이, 음악 실력 탁월한 이들이 참으로 많은데, 제가 이 사역을 감당할 수 있을까요?”
그때 제 마음 속에 속삭여주셨던 하나님의 음성은 이랬습니다.
‘너 보다 낮은 이, 너 보다, 작은 이. 너 보다 가난한 이에겐 갈 수 있지 않겠니?’

붉게 물든 노을이 신의 눈시울로 보였습니다. 어둑한 골목길에 도착했습니다. 건물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에서 따뜻한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아이들의 찬양 소리가 피어올랐습니다. ‘주울림’이라는 부산의 고교 선교중창단 연합 모임입니다. 1993년도부터 현재까지 역사를 이어오고 있었습니다. 1994년에 13여 개 학교 중창단 연합으로 시작해 이듬해 24개 학교 중창단이 연합을 했다는군요. 당시 2기로 함께 했던 목사님은 연합회 회장이셨는데, 24개 학교를 돌면서 깊은 친목을 다졌다고 했습니다. 그렇게 이어져온 전통이 2020년도까지, 그렇게 수많은 찬양사역자들이 배출되었다고 합니다.
아이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까, 그리고 어떤 노래들을 들려줄까. 아이들의 눈망울엔 꿈으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저의 사역을 소개하는 영상을 나누고 말없이 노래로 시작했습니다.

나는 길 떠난 편지 / 향기로운 꽃바람에 꿈을 싣고
맑은 시내와 푸른 숲을 지나 / 내 님이 보내신 그곳 가려네
때론 깊은 밤 별보며 이슬 맞겠지
때론 고달픈 언덕길을 오르겠지
아름다운 시절 꿈 많은 시절에
내 님이 보내신 그곳 가려네
[길 떠난 편지 / 좋은날풍경]


아이들에게 처음 건넨 말은 “최고의 실력은 순수함이요, 최고의 무대는 떨림”이라 말을 했습니다. 그래서 두려운 마음이 앞선다고 했지요. 최고의 주인공들이 제 앞에 앉아 있었기 때문에. 이성선 시인의 시가 생각났습니다. “내 너무 별을 쳐다보아 별들은 더럽혀지지 않았을까” 아이들의 영혼이 별보다 맑아 보였습니다. 여러 질문을 하며 노래와 이야기를 펼쳐갔습니다. ‘경배와 찬양이란 무엇일까. 우리들의 아버지를 향한 노래보다 우리들의 삶을 보시며 부르시는 아버지의 노래가 아닐까’, ‘노래가 삶이 되는 것보다 삶이 노래가 되는 것이 더 아름답지 않을까’, ‘구원이란 무엇일까. 아름다운 곳일까, 아름다운 영혼일까’.

지극히 작은 자에게 한 것이 곧 예수님에게 한 것이라는 말씀과 소자에게 건넨 냉수 한 그릇. 결단코 상을 잃지 않는다는 말씀을 기억하며 “하나님의 나라는 나보다 낮은 이 없는 곳, 나보다 작은 이 없는 곳, 나보다 가난한 이 없는 곳. 내가 너에게, 네가 나에게 우리 서로 그렇게 사랑한다면 하나님 나라엔 낮은 이 하나 없고, 작은 이 하나 없으며, 가난한 이 하나 없는 곳 아닐까” 그런 이야기와 노래를 나누었습니다.
이야기와 노래하는 시간이 끝났습니다. 목사님과 아이들이 저를 축복해 주었습니다. 분명 아이들을 위한 시간인데 다시금 제가 파송 받는 것처럼 되었습니다. 언젠가 이 세상 지나고 주님 앞에 서는 날에 부디 “착하고 충성된 종, 나의 사랑하는 아들아!”라는 그분의 음성을 우리 모두가 들을 수 있기를 기도했습니다.

연민이란 ‘그것을 슬퍼해 주다’라는 뜻이라지요. 집으로 돌아와 목사님과 통화를 하며 아이들을 향한 연민이 가득한 목사님의 마음을 보았습니다. 그렇게 하나님 나라는 어디선가 누구에겐가 임하고 있었고, 그들을 통해 번져가고 있었음을 목도했습니다. “주울림”. 그렇습니다. ‘볼륨’보다는 ‘울림’입니다. 우리들이 하나님의 아들들로 아름답게 살아가는 모습이 아버지에게 노랫말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별이 빛나는 밤입니다. 나지막이 아버지의 노래가 들려올까 가만히 귀를 기울여 봅니다.

박보영
찬양사역자. ‘좋은날풍경’이란 노래마당을 펼치고 있다. 오직 한 사람을 위한 콘서트라도 기꺼이 여는 그의 이야기들은 아름답고 감동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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