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그에게 ‘요셉’이라는 이름을 붙여주었습니다. 고통의 끝에서 기쁨을 본 요셉처럼 그의 삶도 그렇게 되기를 바라서입니다. 그 날이 언제일지 모르지만 우리의 소망이 틀리지 않기를 바라면서 오늘도 기도합니다.

고산지대에서 태어난 요셉
그가 태어난 곳은 히말라야 산맥의 높은 산들이 병풍처럼 버티고 서 있는 작은 산악마을입니다. 고산지대 사람들은 추위에도 강해야 하고, 높은 산을 넘나들 만한 강한 육체를 갖고 있어야 합니다. 마을과 마을 사이에는 만년설 쌓인 산들이 솟아있어 이웃 친구를 만나러 간다고 해도 히말라야 등반대 수준의 고난도 산행을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잠깐 찾아가 위로할 가정이 있다고 해서 따라나서면 한나절 동안 거의 기절 직전까지 산을 오르내리다가 돌아옵니다. 그러나 그는 슬리퍼를 신고 평지를 걷듯이 그 산을 오르내리며 헉헉거리는 나를 안타까운 듯 내려다봅니다.
10여 년 전 인근 도시에서 모임을 할 때 그를 처음 만났습니다. 친구 따라 얼떨결에 왔던 모임에서 그는 헌신을 했고 복음전하는 사역자로 살기로 작정했습니다. 그리고 고향 마을 인근에 거점을 만들고 산중턱, 꼭대기에 위치한 작은 마을들을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다니다가 발을 헛디뎌 산비탈로 떨어지기도 하고, 겨울에 갑작스런 산사태가 일어나는 바람에 며칠 동안 비탈에 고립되어 손발이 동상에 걸리고 거의 죽음 직전까지 간 적도 있습니다.

열매를 많이 맺었는데
그런 열정이 열매를 많이 맺었습니다. 그가 사는 집에서 예배를 드리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200명 가까운 성도들이 주일마다 모여 예배를 드립니다. 대부분 성도들은 고산 곳곳에 있는 마을에서 온 사람들입니다. 그들은 주일 아침에 산양처럼 무리지어 산을 내려왔다가 다시 무리지어 산마을로 올라갑니다. 더 먼 곳에 사는 성도들은 내려올 수가 없어서 중간 중간에 작은 예배처소들을 개척했습니다. 그곳마저도 찾아올 수가 없는 사람들을 위해서는 마을에 기도처소를 만들고 날짜를 바꾸어 돌아다니며 예배를 인도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제자들을 훈련하고 세워서 그들이 구역을 담당해 사역하게도 하지만 대부분의 사역은 그의 몫입니다.

매년 크리스마스가 되면 주민들에게 선물을 나눠주고 공연과 노래를 하는 지역 문화행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문화적 혜택이 없는 오지 마을 사람들에게는 일 년에 한번 누릴 수 있는 유일한 문화축제와 같은 것입니다. 그런데 기독교를 적으로 삼은 힌두교인들은 이것이 지역을 좀먹는 악성 종양인 것처럼 이야기합니다. 자기들 기준에서 정의를 세운다면서 성도들을 폭행합니다. 그날도 힌두교인들은 교회당에 침입해 축제 준비물들을 모두 부수고 성도들을 각목과 쇠파이프로 폭행했습니다. 주일 예배가 한창 진행될 때에도 한 무리가 쳐들어와 폭력을 휘두르며 성도들을 해산시켰습니다. 이런 일들이 일어날 때마다 리더인 요셉을 가장 많이 폭행합니다. 그래서 누워서 치료를 받는 날이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경찰들도 도움이 안 되긴 마찬가지입니다. 지역에서 공권력 리더들 대부분이 힌두교인이다 보니 경찰들은 이해가 안 되는 사건이 발생해도 교회 편을 들어주지 않습니다. 폭행하는 무리들을 막아달라고 신고하면 그 다음날 아침에나 찾아오고, 폭행한 사람들의 사진을 증거로 제시해도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사건을 조사하려고도 하지 않습니다.

전도하기 위해 방문한 마을에서 한 사람이 주민들에게 붙잡혀 낭떠러지에 던져졌습니다. 날카로운 돌들이 가득한 그 낭떠러지에서 구사일생으로 목숨은 건졌지만 몸은 피투성이였습니다. 교회당에는 힌두과격파들의 협박 문자가 페인트로 칠해져 있었고, 성도 중에는 누군가에 의한 방화로 집이 완전히 불타버린 일도 있었습니다. 아이들에게 돌을 던져 머리가 깨지는 일도 일어났고, 산모가 찾아간 보건소에서 교회 성도라는 이유로 쫓겨나는 일도 일어났습니다.

요셉처럼 고통의 끝에서 기쁨의 아침을 맞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으련만 그런 기미는 조금도 보이지가 않습니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고통이 심할수록 복음을 듣고 믿는 사람의 숫자가 더 늘어난다는 것입니다. 삶이 어둡고 캄캄할수록 빛이 더욱 간절한 가 봅니다. 그게 복음이니까요.

박태수
C.C.C. 국제본부 총재실에 있으며, 미전도종족 선교네트워크 All4UPG 대표를 맡고 있다. 지구촌 땅 끝을 다니며 미전도종족에 복음을 전하는 일을 하고 있으며, 땅 끝에서 복음을 전하는 이들의 이야기를 글로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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