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붓양 양윤선 작가

몇 년 전 SNS 인스타그램에서 만나 팔로우 하게 된 한 작가의 성경말씀 캘리그라피 작품은 한 번에 눈을 사로잡을 만큼 신선했다. 세련된 디자인은 물론이거니와 손글씨로 말씀을 쓰고, 그 말씀과 어울리는 일러스트를 직접 그려 넣은 것이 눈길을 끌었다.
한두 번 올라오거나 띄엄띄엄 올라오는 것이 아니라 몇 년 동안 꾸준히, 지속적으로, 매 작품마다 정성을 다해 올리는 작가의 작가명은 ‘붓양’. 그렇게 성실히, 정성을 다하는 동력이 무엇인지 늘 궁금했었다.
그래서 최근 붓양의 캘리그라피 말씀달력 <따뜻한 손글씨로 전하는 말씀캘리그라피 365>(규장출판사)가 출시되었다는 소식은 도대체 누가, 왜 이렇게 정성스럽게 말씀을 써내려왔을까를 알아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안녕하세요, 붓양 양윤선 작가(사진)입니다. 디자인을 전공했고, 후에 캘리그라피 등을 전문적으로 배웠어요. 그래서 작품을 전체적으로 디자인해서 올리고 있습니다.”
신앙생활을 하면서 하나님의 말씀을 보고 듣고 묵상하며 기도하는 삶보다는 하나님께 받은 재능으로 교회학교 교사와 찬양사역 등 교회를 섬기는 일에 더 많은 시간을 보냈다는 양 작가. 그러나 건강하시기만 했던 어머니가 췌장암으로 투병을 하게 된 후 양 작가의 삶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제가 어머니를 돌봐드려야 하는 상황이었어요. 그러나 자신이 없었지요. 그런데 ‘하나님, 제가 어떻게 하냐’고 물으니 ‘걱정하지마. 너는 나와 더불어 화목하면 된다’고 마음을 주셨어요. 저는 그런 말씀이 있는지도 몰랐는데 나중에 찾아보니 욥기 22장 21절 ‘너는 하나님과 화목하고 평안하라 그리하면 복이 네게 임하리라’는 말씀이 있었어요.”
2년 동안 항암치료를 받으시는 어머니 곁을 지켜드렸다. 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그때마다 캘리그라피로 말씀을 적었다.
“저는 개인적으로 캘리그라피를 쓸 때가 제일 재미있고 행복하고, 그 일을 할 때는 부지런해져요. 슬픈 마음, 기쁜 마음, 화가 나는 마음, 기도, 찬양을 적다보면 어느덧 마음이 정리가 되지요.”
2016년 샘물호스피스병원에 어머니가 입원했을 때에도 그 마음으로 환자들을 위해 말씀 캘리그라피를 적어 나눴다. 자신이 받은 위로를 전하기 위해.
“엄마가 5월 8일 어버이날에 돌아가셨어요. 엄마를 떠나보내고 나서는 아버지도 폐암에 걸리셨기 때문에 2018년 3월에 돌아가시기까지 돌봐드려야 했지요. 그래서 간병하는 4년 동안은 제대로 잔 적이 없어요. 무슨 일이 생기실까 늘 긴장해 있었거든요. 힘들었지만 귀한 시간이었죠. 부족한 딸이 그나마 사랑을 표현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어요.”
엄마 아빠를 간호하며 혼자서 적었던 말씀 캘리그라피를 2016년부터는 SNS에 올려 다른 이들과 나누기 시작했다.
“힘든 시간 동안 힘이 되어주었던 말씀을 쓰고 나누고 싶었어요. 저를 위해서 시작한 거예요. 제가 살려고 썼는데, 다른 사람들이 은혜 받은 것이지요. 말씀을 읽고, 마음에 얹히는 구절을 골라서 쓰고, 올리느라 또 읽고. 그렇게 말씀을 꾸준히 쓰다 보니 상황과 환경을 하나님께서 앞장서 나가 정리해 주시는 것을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결국 매일 말씀 한절을 읽고, 쓰고, 보는 작은 노력이 하나님과의 좀 더 깊은 교제로 이어졌고, 삶의 어려움을 이겨낼 힘을 얻게 되었습니다. 내가 살아내기 위해 썼던 말씀 캘리그라피, 하나님은 큰 것이 아닌 내 작은 노력 하나를 기쁘게 받으시고 사랑한다고 말씀해 주십니다.”

캘리그라피 전문작가로 창원에서 살면서 서울과 창원을 오가며 캘리그라피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리고 암환자 가족뿐 아니라 여러 이들에게 위로를 전해줄 수 있는 단행본을 준비 중인 양 작가는 말한다.
“더불어 화목하라는 말씀을 이제와 돌아보니 제 삶을 하나님께서 다독이시고 돌보시겠다는 약속이었고, 그 약속을 지키셨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하나님이 저에게 주신 위로와 그 응원을 저도 따뜻한 시선으로, 손글씨로 전하겠습니다.”

인스타그램 아이디 : neighborstory_sun ‘붓양’으로 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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