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환경책 돌아보기’

1월이다. 새로운 열두 달이 우리 앞에 주어진 지금, 2020년이라는 숫자가 주는 낯섦을 좀 더 특별한 새해를 맞이하는 계기로 삼아보면 어떨까. 미래공상과학 소설에서나 어울릴 법한 2020년을 현실로 맞아 지구에 공존하는 다른 생명체들과 인류의 지속가능한 삶을 함께 고민해보는 특별한 새해맞이로 말이다.

이런 환경책 읽어보세요
그 고민의 길잡이로 시민단체 환경정의가 매년 선정하는 ‘올해의 환경책’을 따라가면 유익할 터. 2019년, 18번째로 진행된 이 행사에서는 2018년 8월부터 2019년 8월까지 출판된 책 중 환경관련 도서를 엄선해 일반도서 분야 12권, 청소년 도서 분야 8권, 어린이 도서 분야 12권을 ‘올해의 환경책’으로 선정해 지난 10월 발표했다.

◆ 먼저 일반도서는 ‘걷기’와 ‘기본소득’을 하나로 합쳐 ‘녹색기본소득’이라는 아이디어를 제시한 <걷기만 하면 돼/루아크>, 미세먼지 문제를 한국 상황에서 심도 있게 추적한 <공기 파는 사회에 반대한다/동아시아>, 기후변화 문제를 이누이트의 삶에서 바라본 <우리의 얼음이 사라지고 있다/푸른길>, 이 지면에서도 다룬 바 있는 그린워싱 문제를 다룬 <위장환경주의/에코리브르> 등이 포함되어 있다.

청소년 도서는 동물과 더불어 사는 방식을 다룬 책들이 눈에 띈다. 집 근처에서 만난 새를 직접 그리고 관찰 기록을 담은 <내가 새를 만나는 법/자연과 생태>, 늑대들에게서 협력과 사랑의 치열한 삶을 끌어올린 <늑대의 지혜/생각의 힘>, 인간과 동물이 맺는 현실적 관계를 다룬 <동물을 지키고 싶은 너에게/티티> 등이 그 책이다. 환경 감수성을 자극하며 재미있고 유익한 정보를 알려줄 <지구를 살리는 기발한 물건10/한겨레출판>, <환경과 생태 쫌 아는 십대/풀빛>는 청소년 자녀와 함께 읽고 환경 실천을 시도해보면 좋을 책들이다.

어린이 도서에는 전자 쓰레기 문제를 다뤄 어린이들에게 전자제품 구매에 대한 진지한 질문을 던져줄 <내 스마트폰이 아프리카에 있대요/스콜라>, 환경문제를 위해 용감하게 활동한 평범한 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내일을 지키는 작은 영웅들/한울림어린이>, 플라스틱 문제를 문학적으로 다룬 <바다를 살리는 비치코밍 이야기/썬더키즈>, <반쪽 섬/소원나무>, <어뜨이야기/현북스>, 생태캠핑 떠나는 방법을 통해 자연 학교에서 생태 감수성을 배우는 <사계절 생태캠핑/천개의 바람> 등이 선정되었다.
특히, 청주 미호강에 서식했던 미호종개를 주인공으로 한 동화 <안녕, 나야 미호종개/옐로스톤>, 제주 돌고래 관찰기를 담은 <저듸, 곰새기/아자>를 어린이 자녀와 함께 읽고 겨울방학 동안 청주와 제주로 생태 여행을 떠나보아도 좋을 듯하다.

우리 시대의 환경 고전
올해의 환경책 뒤에 덧붙여진 ‘우리시대 환경고전’ 목록 또한 유익하다. 우리가 내딛는 2020년 환경 실천의 발걸음을 더욱 힘 있게 만들어줄 고전은 <가이아/갈라파고스>, <엔트로피/세종연구원>, <우리들의 하느님/녹색평론사>, <월든/열림원>, <침묵의 봄/에코리브르>, <작은 것이 아름답다/문예출판사>, <간디의 물레/녹색평론사> 등이다.
한 번쯤 제목은 들어보았으나 실제로 읽어보지 못한 환경 고전 중 한 권을 골라 내가 발 딛고 있는 문명에서 한 걸음 물러나 앞으로의 삶의 방향을 재조정해보면 어떨까. 1월은 그 일을 하기에 제격인 달이므로.

지난 2019년은 기후변화 문제가 대세였다. 이는 2020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의 환경책을 길잡이 삼아 2020년에도 기후위기, 미세먼지, 살처분 되는 동물 문제, 에너지 이슈에 더욱 귀 기울여보자. 이전과 조금 다른 친환경적 삶을 살기 위해.

박혜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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