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롬교육'...공동체 생활 통한 전인교육 실시 ...

‘바롬교육’…공동체생활 통해 전인교육 지향
‘Swell’… 국제화 인력 양성하는 특화된 영어프로그램
‘S-L프로그램’…전공으로 지역사회 봉사하는 1등 프로그램
‘SWCD’…산학협력 프로그램으로 취업전선 돌파

▶ 총장님은 서울여대 출신이기도 하지만 여느 대학의 총장들에 비해 모교에 대한 애정이 각별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뜨거운 모교사랑의 원인이 있습니까?

서울여대는 우리나라에서 공동체교육을 대학 교육에 처음으로 도입한 학교입니다. 일종의 대안 대학였죠. 초대 학장이신 고황경 박사님 뜻에 따라 농촌 여성리더를 육성해내는 데 목표를 두고 설립되었습니다. 농촌이 개혁되어야 대한민국이 개혁된다는 취지에서였지요. 그래서 우리는 24시간 캠퍼스에서 생활하며, 잠자고 일어나는 시간을 엄격히 지켰고, 아침마다 함께 경건회를 가졌으며, 수업이 끝난 뒤 저녁식사를 하고 나면 함께 저녁 프로그램도 가졌습니다. 우리는 이렇게 전인교육을 받았고, 공동체 속에서 ‘나’와 ‘우리’의 정체성을 배우고 조화로운 인성을 갖춘 여성지도자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저는 사회학을 전공했는데 고황경 박사님이 첫 시간에 들어오셔서 ‘지극정성 사필귀정’이라고 칠판에다 쓰셨어요. 작은 일과 큰 일을 가리지 말고 충성을 다하라 하셨습니다. 그리고 ‘3H’ 곧 지혜(Head), 마음(Heart), 실천(Hand)을 말씀하셨어요. 정성 없는 실천도, 실천 없는 지혜도, 지혜 없는 정성도 온전하지 않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우리 학교의 교육목표는 ‘지(智) 덕(德) 술(術)’입니다. 서울여대와 만남으로써 오늘의 내가 존재하는 것이지요.

▶ 서울여대만의 독특한 인성개발 프로그램으로 꼽히는 ‘바롬교육’은 밖으로도 잘 알려져 있는데요….

바롬은 바르다는 뜻이지요. 바르다는 것은 나를 다스리고, 남을 존중 배려하며, 세상을 품어 올곧은 길로 이끈다는 의미입니다. 이 바롬교육은 교육정체성교육-관계교육-실천교육으로 이어지는 단계적 교육과정을 갖는데 각 학년 별로 이뤄집니다. 1학년 때는 3주 동안의 공동체생활을 통해 ‘기독교적 자아 정체성’을 확립해 갑니다. 바람직한 여성상의 첫 걸음은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자신을 발견하고 믿음 소망 사랑의 덕목을 실천하게 만드는 것이니까요. 2학년 때는 한 학기 동안 올바른 역사의식과 함양과 사회변화에 대한 객관적 시각을 교육하지요. 또 3학년 때는 두 주간 공동체생활을 하게 되는데 여기서 비전을 만들고 리더십을 개발할 수 있게 만들지요. 지난 40년 동안 바롬교육은 프로그램을 바꾸면서 꾸준히 지속해 왔습니다. 실제로 인성교육을 이렇게 오랫동안 전개해 온 학교는 세계적으로 흔하지 않지요.

▶ 서울여대가 농촌 여성지도자를 목표를 설립되었지만 일찍부터 국제화 시대를 준비하는 교육도 강조한 것으로 압니다.

고황경 선생은 설립 초기부터 우리에게 국제화를 이야기했습니다. 그래서 영어가 필수과목이었지요. 1995년부터는 특화된 영어교육프로그램 ‘Swell’(Seoul Women’s University English Language License)을 통해 문화와 생활언어로서 영어를 깊이 있게 이해하고 자유롭게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Swell은 6단계 자격준비과정으로 운영하는데 엄격한 심사과정을 통해 각 단계를 통과하게 됩니다. 6단계를 통과한 학생은 외국 어느 대학과정에도 적응할 수 있는 언어구사력을 갖게 되지요. 이를 위해 수준별 반편성과 매주 14시간에 걸친 수업, 그리고 방학 기간의 42일 합숙 영어학습 등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 ‘세계가 우리의 교실’이라는 모토로 해외 대학과 국제협력 프로그램을 진행함으로써 글로벌 리더로 성장하기 위한 기회를 제공합니다. 외국학생과 서울여대생이 함께 생활하며 공부하는 한국학 프로그램인 ‘바롬국제프로그램’을 비롯해 일본과 유럽의 대학들을 방문하는 ‘바롬 단기문화연수 프로그램’, 또 해외 각국에서 봉사활동 및 문화 교류 활동을 하는 ‘세계문화체험’ 등이 그것입니다.

▶ 무엇보다 대학종합평가를 통해 ‘교육 및 사회봉사 영역’에서 전국 1위를 차지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것은 기독교대학으로서의 정체성을 뚜렷이 해주는 것으로 여겨집니다.

이미 서울여대는 초기부터 사회봉사 프로그램들을 운영하여 왔습니다. 걸스카우트, 적십자운동, 4H운동 등이 대표적이지요. 1980년대까지는 농촌지역에서 하기봉사활동을 펼쳤습니다. 그 후 농촌이 도시화하면서 우리의 봉사 프로그램도 바뀌었지요. 2001년부터는 국내 대학으로서는 처음으로 교수-학습지원실 주관 하에 봉사학습(S-L) 프로그램을 개발했습니다. 이에 따라 2005년부터는 정규 교과목으로 채택하는 한편 2006년부터는 노원구 산하 각급 학교 및 지역봉사기관들과 연계하여 모두 15개 전공과목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 청년실업자들과 비정규직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이런 사회 분위기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졸업 후 취업에 대한 교육일 텐데요….

서울여대는 다양한 전문인 양성 프로그램과 산학협력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취업계획과 진로선택’ ‘진로설계실습’ ‘리더십 워크숍’ 등이 대표적이지요. 또 경력개발실에서는 특강과 소그룹활동, 선후배 멘토링 등 실제적이고 효과적인 프로그램으로 취업을 지원합니다. 특히 기업체와 산학협력협정을 통해 자격을 갖춘 학생들을 선발해 기본 직무교육을 마친 뒤 6개월 정도 기업 현장실습을 받도록 하는 ‘SWCD’(Seoul Wonen’s University Career Development)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특히 극동방송 등 기독교 기관으로부터 서울여대생들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들을 받고 있지요.

▶ 마지막으로 여자대학들이 남녀 공학으로 바뀌고 있는 추세입니다. 서울여대의 경우는 이런 추세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듣고 싶습니다.

실제로 여자대학이 줄어드는 것은 세계적인 추세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여성과 남성의 다른 점을 인식해야 하고, 여성은 여성의 리더십을 발휘해야 하므로 독특한 프로그램이 필요하며, 동서끼리 생활하면서 여성으로서의 정체성을 부각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21세기는 감성의 시대이며 여성의 시대입니다. 이런 여성들의 섬세함과 유연함을 일깨움으로써 디지털 시대에 적합한 인력자원으로 성장해야 합니다. 그래서 여대 감소추세가 더욱 서울여대로 하여금 여자대학으로 남아야 하는 이유를 제공합니다. 또 여자대학이라는 것이 우리의 특화된 모습일 수도 있지요.

박명철 기자

[이광자 총장은…]
서울여대 졸업 후 미국 켄트 주립대와 연세대 대학원에서 석사 박사학위를 수여했다. 1972년부터 시작해 지금까지 35년 동안 서울여대에서 가르치고 있다. 현재 한국기독교학교연맹 운영이사이며, 서울시 지역인적 자원 개발연구협의회 고문과 민주평화통일 자문회의 자문위원, 한국자살예방협회 및 생명의 전화 공동대표, 교육혁신위원회 위촉위원, 서울복지재단 이사장 등으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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