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 없이 울고 있는 이웃들 품게 되길

“고요한 밤, 거룩한 밤~”
크리스마스 캐럴이 울려 퍼질 때면 연말이라 그런 것인지, 유년의 행복했던 추억 속으로 소환되어 그런 것인지 몰라도 번잡했던 마음에 결이 다른 평안함과 숙연함이 찾아온다. 그 평안함과 숙연함 끝에 우리가 진짜 찾아야 할 ‘크리스마스 정신(spirit)’은 무엇일까.

“거리에서 종을 치고 있으면 추워서 발가락이 오그라들어요. 그래도 마땅히 해야 할 일이지요.”
“시골 아이들 중 크리스마스가 기쁨의 시간이 아닌 아이들이 많더라고요. 그래서 청년들이 오지에 산타로 내려가 아이들에게 선물도 주고 함께 노는 시간을 갖는 거예요.”

분명 자신들의 즐거움을 위해서 내달리는 이들도 있지만 크리스마스를 즈음하여 구세군 자선냄비 봉사를 하려고 시간을 쪼개는, 시골의 어린이들을 만나러 시간을 쪼갰던 이들의 말들이 기억난다. 그 삶 속에서 ‘크리스마스 정신’을 엿보게 된다.

12월을 맞아 특집 <크리스마스 퍼즐 찾기>를 준비했다. 우리가 찾아야 할 ‘크리스마스 정신’은 무엇인지 퍼즐을 맞춰보듯이 따라 가보길 바래서였다. 사랑, 나눔, 기대함, 동심, 이웃….
자신이 무슨 퍼즐 조각을 그동안 잃어버렸는지 깨닫는 것이 중요하다. 2천년 전 아기 예수가 잃어버린 영혼을 찾기 위해 이 땅에 온 것이 크리스마스의 본질이니까.

페루 시인 세사르 바예흐는 ‘일용할 양식’이라는 시에서 “문이란 문은 모두 두드려 / 모르는 사람일지라도 안부를 묻고 싶다. 그리고 / 소리 없이 울고 있는 가난한 이들을 돌아보고 / 모두에게 갓 구운 빵 조각을 주고 싶다”고 노래한다. 배고픈 설움을 처절하게 맛보았기 때문일 것이다. 모르는 사람일지라도 안부를 묻고, 그들에게 갓 구운 빵 조각을 주고 싶은 마음, 어쩌면 메시아는 그 마음을 빌려 이 세상에 오고 계신지도 모르겠다. - 김기석 목사의 칼럼 <메시아는 그 마음을 빌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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