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그만해! 벌써 세 시간이나 지났잖아!”
어린 시절 컴퓨터 앞에 앉아서 시간가는 줄 모르고 게임을 할 때마다 들었던 반갑지 않은 그 소리, 나뿐만 아니라 많은 이들에게 아주 익숙한 이야기이다.
어려서 정말인줄 알았던 말이 “게임을 하면 바보 된다”였다. 하지만 이제 “옛 말”이 되고 말았다. 한국에서 최초로 억대 연봉을 받으면서 화제가 되었던 임요환 씨를 시작으로 레전드오브레전드 게임의 인기 프로게이머 이상혁 씨는 연봉이 거의 50억에 달한다는 기사를 접하기도 한다.

정보 만들어낼 수 있는 능력 갖추기
지금은 넘쳐나는 정보의 시대이다. 정보 교류와 그로 인한 결과물들의 생산, 사회변화는 점점 기간이 단축되었고, 이제는 가상현실 속에서 빠르게 이루어진다. 이러한 변화 시대를 일컬어 ‘4차 산업 시대’라고 말한다. 이제 우리에게 주어진 기본 과제는 정보의 생산, 수집, 소비를 얼마나 잘 이루어 가느냐에 달려있다.
이 정보들은 어떻게 조합하고 새롭게 창조해내느냐가 새로운 과제로 부각되고 있다. 주어지는 정보만으로는 시대흐름을 쫓아가기 어렵고, 또 내가 갖고 있는 정보를 무수히 업데이트하지 않는 이상 바로 “옛날 정보”가 되기 때문이다.

최근 유럽으로 여행을 다녀왔는데, 여행지마다 어느 식당에 가야 하는지, 어떤 기차를 타야 하는지, 어떤 시간대에 출발하고 도착하며 무엇을 이용해야 하는지 검색하느라 스마트폰을 내려놓을 겨를이 없었다. 그러나 정말 답답한 것은 그 많은 정보들 속에서 내가 뭘 골라야 하는지를 알 수 없었다는 사실이다. 정보만 있다고 능사가 아니다. 내가 필요한 정보를 ‘만들어낼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우리는 그것을 ‘창발성과 몰입’에서 찾을 수 있다.

몰입을 통한 창발성
‘창발성’은 번뜩!하는 아이디어이다. 그냥 새롭다 정도가 아닌 기존의 정보들을 토대로 새롭고 유용하며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아이디어를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이다. 그리고 이 창발성의 핵심 조건 중 하나가 ‘몰입’이다.
몰입은 집중과는 또 다르다. 집중은 어떤 대상에게서 내가 노력하고 그것에서 벗어나지 않는 것을 말한다면, 몰입은 그 자체와 하나가 된 것 같은 ‘일체감’을 느끼는 상태이다. 그 안에서 자유하게 되며 나의 오감이 모두 짜릿하게 작동하게 되는 것이다. 4차 산업 시대의 정보활용 능력은 이 몰입을 통한 창발성으로 크게 진일보할 수 있게 된다. 정보를 구분하고, 조합하여 유용한 정보를 재생산하며, 새로운 정보를 창출할 수 있게 된다. 흔히 말하는, 알려준 대로 가는 것이 아니라 길을 알려주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몰입력을 높이려면
몰입력을 높이기 위한 필자만의 세 가지 방법을 제안한다.

먼저 내가 가장 재미있어하는 것을 찾는다. 재미있는 것을 한없이 집중해보는 경험, 그것이 몰입의 시작이다. 게임도 몰입이라고 할 수 있지만 뇌가 일정 패턴에 의해 단순화되는 게임보다는, 자유롭고 편안한 그 느낌에서 일체감을 느끼게 되는 상태가 창발성으로 이어지는 몰입이라고 볼 수 있다.

두 번째는 신선한 자극을 계속 부어준다. 신선한 자극은 곧 “시도”이다. 재미있어 하는 것을 이것저것 시도해보면서 나만의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필자는 어릴 때 삼국지를 너무 재미있게 읽었다. 그런데 유비가 일찍 죽고 삼국통일도 촉나라가 하지 못하게 된 것을 안타까워하여 무려 10번이 넘는 “신삼국지”를 집필(?)하였다. 물론 결론은 항상 촉나라의 통일이었다.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촉나라가 통일을 하려면 무수히 많은 설정이 필요했다는 것이다. 각 등장인물을 파악하고 성격과 상황, 전투력과 역사적 사실을 고려하면서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가려니 처음엔 힘들었으나 어느 순간부터는 그 세상은 내 세상이 되었다. 이 때 무수한 인물들의 이야기 비틀기(시도)가 있었다.

세 번째는 칭찬하는 습관을 길러라. 칭찬은 뇌를 개발하는 아주 유용한 “활동”이다. TV를 보면서 그 프로그램을 비판해보라. 쉽게 비판들이 나올 것이다. 그런데 칭찬을 해 보라. 칭찬을 하려면 대상을 파악하고, 그 요소들을 조합하면서 좋은 점을 찾거나 대상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러려면 그 대상에 집중하게 되고, 거기에 느낌과 생각을 맞춰야 된다. 아주 짧고 간단한 몰입상태에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재미있는 것을 정말 재미있게 하는 경험, 다양한 시도 그리고 칭찬은 우리의 일상에서 몰입감을 느끼고 키울 수 있는 좋은 방법들이다.
이러한 몰입감을 반복해서 체험하다보면 어느새 나의 머리에는 기존의 정보들을 자유자재로 조합하고 활용하며 새로운 정보를 만들어내는 “창발성”이 자라나고 있게 된다.

유능함은 많이 아는 것이 아니라, 많이 알 수 있는 방법, 그리고 아는 것들을 잘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이다. 앞으로는 이러한 능력이 더욱 요구될 것이다.

김정수
(사)한국상담서비스네트워크 행정실장으로 근무하고 있으며, 심리적 안정과 회복, 치유가 필요한 분들에게 심리정서적 전문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연세상담코칭지원센터에서 전문상담사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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