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에 마음이 벅찬 것은 예나 지금이나 비슷합니다. 어릴 적엔 재미있는 크리스마스 장면을 그리며 기대로 벅찼다면 나이 들면서는 크리스마스보다 한해를 마감하는 일들과 해를 보내는 서운함으로 마음이 그득합니다. 하지만 크리스마스를 먼저 풍성하게 지내면 연말을 더 뜻있게 만들게 되지 않을까요?

어려서는 동화 속 주인공처럼 포장된 선물을 한 아름 받아 하나씩 열며 놀라고 기뻐서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꿈을 꿨었다면 이제는 그런 장면을 연출해내며 가슴 벅찬 날을 만들어야 할 때입니다. 크리스마스의 분위기를 만드는 것은 어른들에게 달려있는 것이니까요.
트리를 준비하며 빨강, 초록, 흰색의 크리스마스 의상도 꺼내 놓읍시다. 거실에 포인세티아 화분도 들여놓고 크리스마스에 잘 어울리는 팻 분(Pat Boone)의 캐럴과 합창단의 밝고 즐거운 CD도 준비해요. 클래식 라디오를 틀어놓아 다양한 겨울 음악이 흘러나와도 좋습니다. 이번 특집에서 12월에 바흐와 헨델을 듣자고 한 대로 ‘예수, 인간의 소망, 기쁨’과 ‘메시아’가 흘러나올 겁니다. 얼마 전 타계한 성악가 제시 노먼(Jessye Mae Norman)이 부른 ‘거룩한 성’은 특별한 감동을 주리라 확신합니다.

크리스마스 기분 안 난다고들 하는 중에 그리스도인인 우리 스스로가 분위기를 만들어 의미를 찾고 즐길 때가 된 겁니다. 마태복음과 누가복음의 예수님 탄생 부분을 잘 읽어보며 예언되었던 메시아의 모습과 맞춰보는 것도 이때 꼭 해야 할 과제입니다.
그리고 어떤 선물을 누구에게 나눌지 목록도 적어봅시다. 가까운 사람에게 주고받는 선물도 좋지만 한 칸 건너에 있는 이들을 생각하는 것은 조금 더 성숙한 그리스도인의 모습일 겁니다.

얼마 전 재산을 사회에 환원한 원로배우 신영균 씨의 소식에 누리꾼들이 한 말은 “저런 사람을 보면 교회에 갈 마음이 생긴다”였습니다. 사람들은 그리스도인들이 ‘선한 일’ 하기를 기대하는가 봅니다.
‘주린 자에게 마음이 동하고 괴로워하는 자의 심정을 만족케 하면’(이사야 58장 10절) 주께서도 기뻐하실 얼굴을 그려보는 건 또 얼마나 자신에게 기쁨이 될지요.
행복한 크리스마스 지내시고 한 해 마무리도 뜻 깊게 하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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