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져도 일은 끝나지 않습니다. 때로는 밤을 꼬박 새울 때도 있습니다. 늦은 밤이나 이른 아침이 돼야만 그의 툭툭이를 찾는 이들이 많아지기 때문입니다. 요즘은 툭툭이 운전사들이 늘어나 경쟁이 더 치열해졌습니다. 터미널에 버스가 도착할 시간이 되면 손님을 찾기 위해 싸우듯 경쟁을 해야만 합니다. 그렇게 종일 거리를 달리면 하루에 삼천 원 정도 벌 수 있습니다. 동남아시아의 한 공산국가에서 사역하는 쏨늑(가명)의 이야기입니다.

걷기 힘든 전도자의 삶
그는 벌써 15년이 넘도록 이 일을 했습니다. 먹고 살기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전도하러 다녀야 해서 이 일을 시작했습니다. 예수를 믿고 나서 너무 기쁜 나머지 전도하기 시작하여 십여 개의 교회를 개척했습니다. 누가 하라고 하지도 않았고, 그의 사역을 아는 사람도 별로 없지만 복음을 처음 접했을 때의 첫 감격이 너무 크고 감당할 수 없어서 시작한 일입니다.
인근 국가에서 운영하는 신학교에도 다녔습니다. 전도한 목사님이 말씀을 건강하게 가르치려면 배워야 하다면서 주머니를 털어 등을 떠밀어주셔서 갔던 신학교입니다. 그렇게 가족과 떨어져 몇 년을 공부하며 들었던 생각은 ‘고향 마을 사람들도 복음을 들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공산주의가 팽배한 시골 마을에서 서양 매국노들의 종교로 알려진 복음을 설명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위험한 것은 말할 것도 없고요. 처음 복음을 전하러 갔다가 동네 친척들에게 호되게 혼이 나기도 했습니다. 친구들은 그를 정신병자 취급했고, 마을 어른들도 그가 사람들을 만나고 다니는 것을 아주 불쾌하게 여겼습니다. 한 주민이 그를 경찰에 신고해 몇 달 동안 감옥에 있기도 했습니다. 거의 10년 동안 그런 박대 속에서 마을들을 다녀야 했습니다.

포기하지 않았더니
그렇게 포기하지 않은 그의 열정은 견고한 마음들 속에서 작은 불씨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그의 진심을 알아준 한 두 명이 예수를 믿기 시작했고, 마을에 처음으로 예배가 시작됐습니다. 그 성도들도 똑같이 따돌림을 당하고 불이익을 받았습니다. 마을 공동체에 해를 끼치는 존재로 한번 낙인이 찍히면 무슨 일을 해도 그렇게 판단을 합니다. 자녀들도 그렇습니다. 그래도 성도들은 말씀대로 살려고 애를 썼습니다. 미움을 받아도 사랑하고, 예수님이 하신 것처럼 섬기고, 솔선해서 선을 행했습니다. 그런 삶이 통했습니다. 이웃 마을 사람들에게도 복음이 전해지고 교회가 시작됐습니다.
메콩강을 따라 올라가는 이곳 산악 마을의 교회들은 모두 쏨늑이 이렇게 다니며 개척한 곳들입니다. 그 마을에 사는 성도들에게 쏨늑은 영적 아버지이면서 유일한 성경 교사입니다. 한 달에 한 번 마을 교회를 방문하는 쏨늑을 성도들은 손꼽아 기다립니다. 성경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유일한 통로이기 때문입니다.

툭툭이와 함께
그래서 쏨늑에게 툭툭이 운전은 생계수단 그 이상의 것입니다. 갈수록 줄어드는 수입 때문에 요즘 들어서는 그의 아내도 식당을 다니며 일을 시작했습니다. 둘이 그렇게 밤낮으로 벌어도 가정과 교회의 필요를 다 채우기에는 부족합니다. 하지만 그는 부족한 삶의 이유를 자만하지 못하게 만드는 주님의 뜻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그래서 고되고 열악한 형편도 그에게는 감사의 조건이 됩니다.
이제는 다 낡아 고철 덩어리같이 변한 쏨늑의 툭툭이는 언제나 매연을 자욱하게 내 뿜으며 거리를 달립니다. 그 툭툭이처럼 쏨늑도 꽤 낡고 허름한 사람입니다. 그러나 그의 속은 언제나 복음의 향기를 내뿜는 신제품 기계와 같습니다. 소음이 나지 않는 아주 조용한 신제품 기계.

박태수
C.C.C. 국제본부 총재실에 있으며, 미전도종족 선교네트워크 All4UPG 대표를 맡고 있다. 지구촌 땅 끝을 다니며 미전도종족에 복음을 전하는 일을 하고 있으며, 땅 끝에서 복음을 전하는 이들의 이야기를 글로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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