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바람에 코스모스가 하늘거린다. 코스모스의 그리스어 어원은 “그 자체 속에 질서와 조화를 지니고 있는 우주 또는 세계”란다. 코스모스의 전설이 있다. 신이 세상을 창조할 때 처음으로 만든 꽃이 ‘코스모스’였단다. 코스모스의 꽃심을 들여다보니 어원과 전설이 사실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코스모스의 꽃심에 풍경이 하나 펼쳐져 있다. 신기하게도 수많은 별들이 어깨동무를 한 채 따닥따닥 붙어있다. 동화 같은 풍경이다.
‘어찌 꽃 속에 이런 풍경이 담겨 있단 말인가?’

세상 창조시절, 아직 인간이 빚어지기 전 세상에 가장 아름다웠던 풍경은 아마도 신이 우주에 뿌려두었던 보석같이 반짝이는 무수한 별들이 아니었을까? 그래서 신은 꽃이란 걸 만들 때 한가운데 당시 가장 아름다웠던 밤하늘 풍경을 꽃심으로 수놓아 둔 건 아닐는지? 이 세상 최초의 꽃에 이러한 풍경이 그려져 있음은 신의 꿈이 아니었을까? 신의 꿈은 무엇이었을까?

말씀이 육신이 되어오신 예수님께서 당신의 육성으로 가르쳐 주신 기도문에서 하나님의 꿈을 찾아본다.
‘하늘의 뜻이 땅에서도 이루어지기를.’
신의 꿈은 천국을 지상에 펼치는 것, 그것 아니었을까. 당신의 말씀이 꽃피는 현장. 그래서 하늘의 별을 지상의 꽃심에 그려두신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그렇게 신은 세상의 아름다운 차림을 다 마치고 친히 흙으로 자기를 닮은 존재를 만들고 그 작품에 자신의 숨을 후~ 하고 불어넣었다. 그리고는 자기를 닮은 자가 숨 쉬며 움직이는 것을 보며 신은 탄성을 지르며 춤추며 노래 부르지 않았을까. 사람은 그렇게 하늘의 별과 지상의 꽃 그 사이에 태어나 신의 자녀가 되었다. 지난한 세월, 신의 자녀다운 면모로 우리는 사랑을 받고 자라온 건 아닐까.

별은 천상의 마음
꽃은 지상의 마음
우릴 그 사이에 두신 그 분의 마음


세상 모든 꽃들은 저마다 꽃말이 있다. 최근에 알게 된 커피꽃의 꽃말이 참 신선했다. “너의 아픔까지도 사랑해”란다. 세상 모든 꽃들의 꽃말을 모아 하나의 꽃말로 정의하라면 나는 이렇게 정의하고 싶다. “언제까지나 널 사랑해” 이 꽃말은 바로 꽃을 만든 신의 인간을 향한 프로포즈일테다. 어느 시인은 노래했다. ‘꽃은 우주를 여는 창문’이라고. 그 창문 너머로 들려오는 신의 연가를 달콤하게 들을 수 있는 아름다운 가을날이 되기를 바래본다.

박보영
찬양사역자. ‘좋은날풍경’이란 노래마당을 펼치고 있다. 오직 한 사람을 위한 콘서트라도 기꺼이 여는 그의 이야기들은 아름답고 감동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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