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독서운동을 벌이고 있는 필자 기쁨지기는 많은 독서량뿐 아니라 진정성을 가지고 책을 권하는 삶을 살고 있어, 우리가 원하는 ‘북 소믈리에’라 할 수 있다. 그가 권하는 향기로운 책을 만나보자.

불혹 지나는 아담과 하와 위로하는 시
<너를 보듬고 나를 보듬고>
서성환 지음/홍림


제주 시인 서성환 목사가 시집 한 권을 들고 우리에게 찾아왔다. 치열한 사회와 교회 안에서 중추적인 책임은 맡았으나 어디서도 변변한 위로나 격려를 받지 못한 채 그저 버텨내는 중년 남자들, 나이 들어가면서 껍데기만 남아 헛헛한 허깨비 아담들에게 시인은 호주머니도 없었던 ‘그분’을 따라 자유를 만끽하자고 한다. 아울러 같은 상처, 같은 외로움에 놓인 이 시대 불혹과 지천명의 하와들에게도 ‘상상사랑’에 설레기보다 조금씩 행복에 익숙해지자고 낮은 목소리로 위로한다. 항상 거기 있어 말을 거는 산처럼 어느새 마음 만져 다독이시는 ‘그분의 손’을 건네주며, 온갖 요구서만 가득한 중년에게 상처와 외로움을 공감해 주는 목자가 있다니 참 다행이다.

“오로지 하나 뿐인 단 한 번뿐인/너도 너를 보듬고/나도 나를 보듬고/마침내 서로를 모두 보듬는/흥그러운 아름다운 세상으로..”

특유의 낮고 느린 어투 속에 시어를 함유한 마법의 언어들에 빨려 들어간다. 앞만 보고 여기가지 달려왔는데, 어느 날 갑자기 마음이 울컥해진다면, 나 아닌 다른 이름으로 불리지만 진짜 하와이고 싶은 때가 지금이라면, 시인을 만나보시라.
현재 제주시에서 ‘사랑하는교회’를 담임하는 시인은 그동안 두 권의 시집과 유럽선교사로 파송되었을 시기에 유럽영성공동체를 탐방하며 쓴 탐방기 <사랑이 피워낸 꽃>, CCM가수인 강명식의 앨범에 수록된 ‘승리’ 등 여러 곡의 작시가 있다.

신앙언어, 바르게 사용함으로 교양 높이자
<의미는 알고나 사용합시다>
최성수 지음/예영커뮤니케이션


언어는 생각과 행동을 지배한다. 어떤 언어를 사용하는가에 따라 생각과 행동의 패턴이 달라지기도 한다. SNS소통이 활발해지면서 잘못된 언어 사용으로 인해 해프닝이 발생하기도 하고, 평판에 치명적인 오점이 되기도 한다.

공동체마다 통용되는 특별한 언어가 있다. 교회도 마찬가지다. 저자는 교인들끼리만 통하는 언어를 ‘신앙언어’로 규정했다. 하지만 신앙언어가 지닌 의미를 정확히 알지 못한 채 습관에 기대서 사용하는 이들이 많고, 본래 뜻과 다르게 사용할 때도 있다. 바른 신앙언어는 건강한 교회를 만드는 첩경이다. 이 책에는 본질에 충실한 언어선택을 위해 60개의 신앙언어를 표본으로 삼아 바른 언어사용으로 안내한다.

흔히 교회 안에서 표어로 ‘하나님 나라의 확장’이나 ‘하나님 나라 건설’이라는 표현을 많이 사용하는데 저자는 태클을 건다. 하나님 나라는 하나님이 통치하시는 곳이다. 하나님의 뜻과 말씀이 현실로 나타나는 곳이다. 사람의 힘으로 확장할 수도 없고, 또 세울 수도 없다는 것.
혹여 하나님 나라를 빌미로 인간의 나라를 공고히 하려는 욕망은 아닐까? 교회 구성과 운영에 자신의 철학을 관철시키려는 숨은 의도는 없을까? 만일 그렇다면 이제는 더 이상 관용적인 표현이라고만 여길 수 없다. 신학적으로 오해의 소지가 많을 뿐만 아니라 인간의 잘못된 욕망을 드러내는 언어는 더 이상 사용하지 않아야 할 것을 주문한다.

‘예배는 드리는 걸까, 하는 걸까’ 같은 질문이 줄을 잇는다. ‘예배를 디자인하고 기획한다’는 언어에도 제동을 걸었다. “디자인하다 혹은 기획한다는 말을 (예배에) 사용한다면 그것은 순전히 인간의 행위 안에 (예배를) 제한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외에 교회 소그룹 모임에서 공부해 봄직한 주제들이 많이 실려 있다.

김현호
기독교전문서점 기쁨의집 대표로 부산지역을 중심으로 독서운동과 문화사역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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