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살던 동네에 강이 흐르고 있었어요. 지금 생각하면 좀 넓은 천인 것 같은데, 다리가 없던 그곳을 건너려면 구멍이 숭숭 뚫린 철제 판 위를 걸어야 했지요. 어른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건넜던 것 같은데, 어린 제 눈에 물은 너무 빠르고 많아 보이는 데다 구멍은 너무 커서 발이 꼭 빠질 것만 같았지요. 그 앞에 꼼짝 못 하고 울먹이고 있으면 오빠랑 언니는 내 손을 잡고 ‘밑을 보지 말고 앞을 보라’고 소리치며 건너라 했던 기억이 나요.

세상을 살다 보면 가끔 그때 느낌이 떠오를 때가 있어요. 세상은 빠르고 거세게 흘러 주위를 둘러보면 두려운 일 가득한데, 그 안에서 난 너무 작게 느껴져 한 발짝도 나갈 용기가 나지 않곤 하지요. 예상치 못한 일이 복병처럼 일어나면 당황하다 실수하기 십상이고, 일을 그르치기도 하면 잘못에 대한 비난은 날 더 힘들게 하지요. 사람들의 소리는 거센 물결 같고, 그 시선은 내 발을 실족시키는 구멍처럼 날 두렵게 해요. 생각해보면 실수와 허물이 없는 사람은 한 명도 없는데 마치 세상에 나 혼자인 듯 움츠려들기도 하지요. 어쩌면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겐 피난처가 필요한 것 같아요.
그럴 땐 고개를 들어 예수님을 바라봐야 해요. 사람의 시선이나 비난의 목소리는 날 두렵게 하고 멈추게 만드나, 내 앞에서 손 내밀고 계신 예수님을 바라보고 그의 손을 붙들면 두려움이 사라지고 다시 앞을 향해 걸어갈 용기가 생겨요.
세상 물결이 두려움으로 다가올 때마다 예수님은 계속 말씀하시지요. 두려워하지 말라고, 평안하라고. 세상 끝날까지 나와 함께 하신다고 약속하셨어요.

예수님이 없으면 나 혼자 싸워야 하고, 날 지키기 위해 벽을 쌓다 무너지면 두려워하고 절망하나, 예수님 보호하심 안에 거하는 자는 그를 의지함으로 평안할 수 있고, 그 앞에서 사하심을 받아 다시 살아갈 용기를 얻어요. 세상은 나보다 강하여 날 두렵게 하나 세상보다 강하신 예수님을 의지하는 자는 그의 능력으로 세상을 이기고 얼마든지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지요. 예수 믿으세요. 든든한 피난처이신 예수님께로 오세요.

수필가이자 온곡초등학교 교사. 예수님과 함께하는 삶 속 따뜻한 이야기를 들려주며, 저서로는 <자녀는 엄마의 축복으로 자란다>가 있다. 서울광염교회 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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