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거룩> 저자 강정훈 목사

‘한국 교회 초기 기독교인들은 진실했고 정직했으며 성경의 정신을 따라 살고자 하는 각오가 있었다. 예배당이 있는 마을에는 탐관오리들이 부임을 꺼렸다. 뇌물도 받을 수 없고 못된 짓도 할 수 없기 때문이었다…세상은 교리가 아니라 그들의 성결된 생활을 본 것이다. 그래서 교회로 들어왔다.’

교회학교 교사들을 위한 월간지인 <교사의 벗> 발행인으로 35년간 일했고, 현재 늘빛교회를 개척하여 36년간 목회하고 있는 강정훈 목사가 최근 내놓은 <생활거룩>(두란노)이 교계에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강 목사는 한국 교회가 앞서 인정받았던 영향력을 잃은 이유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죽을 때까지 점진적으로 거룩해져 가야 한다는 ‘성화’의 명령을 따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자녀 됨은 ‘고백’으로 가능하지만 예수님의 제자 됨은 ‘생활’을 통해서만 증명된다. 즉 일상에서의, 생활에서의 거룩한 삶을 좇아야만 하는데 그것을 안 하니 신앙이 공회전을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 왜 지금 ‘생활거룩’인가?
: 가장 열심히 믿고 사회를 위해서도 선행을 많이 하는데 왜 한국 교회가 신뢰도가 가장 낮은 종교가 되었을까? 우리 입장에서 보면 억울하고 속상한 점이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원인은 우리 자신에게 있다.
공회전(空回轉). 멈추어 있는 자동차에 시동이 걸려 있거나, 어떤 기계가 필요 없이 돌아가는, 일명 ‘헛돌이’다. 자동차가 공회전하게 되면, 불필요한 연료를 낭비할 뿐만 아니라 시동이 걸려 있기에 각종 유해물질이 배출되어 대기가 오염되고, 소음도 만만찮다.
이런 상태가 오늘 한국 교회에 나타나고 있다. 10년을 믿었거나 30년을 믿었거나 인격에서나 생활에서 별다른 차이를 보이지 못하는 것이 바로 이런 현상이다.
허브 밀러(Herb Miller) 박사는 그의 책 <아스팔트에서의 낚시질>에서 기독교인들이 생애 동안에 평균 6000번 설교를 듣고, 8000번 기도하고, 2만 곡의 찬송을 부르지만 믿지 않은 사람에게 그리스도를 구세주로 소개하고 전하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고 지적했다. 신앙의 공회전을 지적한 것이다. 이 책에서도 이런 점을 지적하고 싶었다.

▲ 특별히 ‘야곱’의 삶을 추적해가며 ‘생활거룩’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서술했다. 야곱을 선택한 이유는?
: 야곱은 성경에서 가장 치열한 삶을 살았던 인물이다. 그의 생애는 극과 극을 달린다. 가나안 땅에서의 130년은 공회전 믿음의 세월이다. 그는 하나님께로부터 성화의 주문을 수없이 받았으나 스스로 성화의 길을 걸어가지 않자 하나님께서 강하게 그에게 드라이브를 거셨다.
그러던 야곱이 애굽으로 가면서 17년 동안 엄청난 성화를 이어간다. 17년의 성화는 누구보다도 고속으로 이루어진다. 죄인이 변하여 성자가 된다는 사실은 야곱에게서 배울 수 있다.
그런 면에서 성화를 다룰 때 가장 끌린 인물이 야곱인데, 바로 내 안에 있는 나의 모습이기 때문이다.

▲ 일상에서의 생활거룩을 이루는 삶이 어떻게 구체적으로 가능한지.
: 내 안에 예수가, 예수님 안에서 내가 발견되어지는 맑은 심성의 생활과 행동, 표현이 바로 내가 쓰고자 했던 거룩이다.
그러니까 ‘생활거룩’은 조직신학적이나 설교용, 혹은 관념으로서의 성화가 아니라 제목 그대로 생활에서의 성화이다. 지금까지 한국 교회는 기도를 많이 하고 주일성수를 하고 십일조 등 신자의 자격과 책임을 다할수록 그걸 성화, 거룩으로 보았다. 그것은 성화의 씨를 심는 것이지 성화 자체는 아니다. 여기서의 성화는 아주 사소한 삶에서 행동, 표현들, 예를 든다면 목욕탕에서 지하철에서 미용실 등에서 삶을 통해 은은하게 예수 믿는 사람들이 보여주는 예의, 성실, 준칙, 너그러움 등을 말한다.
들은 말씀과 드린 기도, 부른 찬송을 생활로 살아내야 한다.

▲ 35년간 <교사의 벗> 발행인으로 사역해왔다. 이번 10월호를 지령 600호로 휴간한다고 알고 있다. 한국교회에 남기고 싶은 말과 이 땅의 교사들에게 남기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 <교사의 벗>은 1962년에 창간되어, 교회학교 부흥의 초창기, 일익을 담당했다. 교단마다 제대로 된 공과도 없고 교회학교 교사들을 위한 책자들이 없을 때 교사들은 <교사의 벗> 한 권을 보며 사명과 책임을 감당했다. 하지만 이번 10월 지령 600호를 발행하면서 휴간하게 되었다. 1985년 4월호부터 일해온 이래 지금까지 380권을 만들었다. 그간의 사역은 기쁨이고 업적이지만 휴간하게 되어 면목이 없고 부끄러울 뿐이다. 마무리하는 지금 <생활거룩>을 내게 허락하신 것은 하나님의 위로라고 생각한다.
특별히 교회학교 교사에게 ‘생활거룩’은 뗄 수 없는 주제이다.
교사는 성품이 좋아야 한다. 친절과 온유함, 따뜻함과 바른 생활, 좋은 성품에 믿음에 확신과 다음세대에 대한 사명감과 열정이 있을 때 학생들을 끌어당기는 힘이 있고 영향력을 미친다. 이것이 바로 성화되어 가는 교사이고, 그 성화를 일상화로 만들어 내는 교사들이 학생들의 본이 되고 멘토가 된다. 이제는 학생들을 단체로 대하는 시대가 아니라 일대일로 양육하는 시대이기에 생활거룩으로 살아가는 교사들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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