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우리'를 위한 소비 : 기부, 주변을 돌아보며, 내 것을 나누는 시도

우리는 새달을 맞을 때나 계절이 바뀔 때 새롭고 더 나은 삶을 그려본다. 좀 신선하게 달라질 게 없을까. 더욱이 인생의 여름을 지나 가을을 맞이하는 사람이라면 의미나 보람을 생각지 않을 수 없다. 내 가족, 나를 위해 살아온 삶 위에 무엇을 더할 수 있을지. 인생의 전반기를 물질을 쌓는 데에 주력했다면 후반기는 ‘가진 것을 나누는 시기’로 삼아야 한다는 유명인의 말을 들으니 더욱 점검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인생의 완성은 나눔
기업인이며 투자가인 워렌 버핏은 “열심히 살아온 인생의 완성은 나눔이다”라며 인생에서 성공의 열매를 ‘기부’라 했다. 그는 지금까지도 지속적인 기부를 이어오면서 재산의 99%를 사회에 내놓겠다고 서명까지 했다.
자기의 노력과 땀이 들어간 귀한 돈을 나누는 일은 선뜻 행하기 어렵다. 하지만 이웃에게 나눠주는 유익 외에 스스로에게도 느껴지는 기쁨이 있어 정신적, 신체적으로 좋은 효과를 준다는 가르침이 있고, 실제 바라볼 수 있는 좋은 모델이 있다면 가능해진다. 뇌공학 과학자 정재승 박사는 ‘기부를 한 사람의 뇌의 활동을 관찰한 결과, 뇌의 쾌락 중추가 활발해진다’는 실험 결과를 발표했다. 이것은 나누는 일을 할 때 자신에 대한 평가가 올라가 스스로 쓸모 있는 사람이라고 느끼며, 자아효능감이나 자존감까지 올라가게 함을 의미하고 있다.
얼마 전 한 미국 대학 졸업식에 연사로 초청된 미국의 재력가 로버트 스미스가 졸업생들에게 학자금 융자를 다 갚아주겠다고 해 화제가 됐다. 그동안도 꾸준히 기부해온 그는 전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기로 서약한 사람이다. 그는 졸업식에서 “무거운 빚의 짐을 내려놓고 자기의 길을 활발히 개척해 가라”고 하며 “여러분도 이런 나눔을 하게 되리라 믿는다”고 했다. 이 이상 효과적인 가르침이 또 있을까.

은혜의 수단이기도
사실, 예수님은 자주 조용히 말씀하신다. 우리가 못 듣거나 듣고도 그냥 넘겨 버리기에 익숙해져서 그렇지. 우리는 주변에서 좋은 일을 힘겨운 가운데에도 포기하지 않고 이어나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볼 수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정말 “주님, 언제 헐벗고 굶주리셨습니까?” 질문할 날이 올지 모른다. 예상치 않은 큰일을 당한 후에 ‘이럴 줄 알았으면 좋은 일에나 쓸 걸~’하는 말은 너무도 아쉬운 느낌을 준다. 근검절약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던 시대에서 이제는 절약에도, 지출에도 철학이 담겨 있어야 하는 때가 되었다. 어떤 가치관으로 내가 주인이 되어 돈을 다룰 것인가를 결정해야 한다.
자기 삶이 벅차 이웃을 돌아볼 겨를이 없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에 대해 요한 웨슬레의 말을 인용하면, ‘성도가 은혜로 나아가는 길은 말씀과 기도 다음으로 이웃에 대한 구제로, 그 행위가 주님 안에서 이루어질 때 귀한 열매를 맺는다’고 강조하는 것을 본다.

“그가 재물을 흩어 빈궁한 자들에게 주었으니 그의 의가 영구히 있고 그의 뿔이 영광중에 들리리로다.” - 시편 112편 9절

문해력이 높은 사람이 더 잘 나눈다?
문해력(글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은 학교 공부에서 끝나지 않고 지속적인 독서와 학습으로 성장, 유지되는 것을 말한다. 그런데 이 문해력이 좋은 사람들이 질 좋은 정보에 가깝게 접근하기 때문에 더 건강하고 자원봉사, 기부에 많이 참여한다고 한다(유네스코 2016년 조사). 문해력과 기부는 이렇게 ‘있는 자는 받아 풍족하게 되고~’(마태복음 25장 29절)라는 말씀을 상기시키며, 좋은 글을 읽고 잘 이해하는 사람일수록 나누는 일에 더 많이 참여하게 됨을 알게 한다(이것을 ‘마태 효과’라 이름 붙인 미국 사회학자 로버트 머튼의 이론도 있다).
잘 알려진 심리치유 기획자는 이런 말을 했다. 좋은 글을 읽고 자기 성찰을 계속 해왔더니 그 마음으로 기회가 될 때마다 어려운 이들에게 밥을 사게 되며, 필요한 데라 여겨지면 모아진 돈을 기부하게 되더라고. 이것은 좁은 공간에서 일어서려 할 때 한번 짚고 일어날 옆 사람의 무릎이라도 되고 싶은 심정으로 하는 일이라고 했다.
분명 나눔과 기부는 성숙해지는 얘기다. 숫자의 세상은 상한선이 없어 모아도 모아도 끝이 없다. 그래서 늘 물질에 주린 자로 살 수도 있고, 어느 선에서 나누는 삶으로 전환해 새로운 기쁨의 삶을 살 수도 있다. 재산을 몽땅 자녀에게 줄 수도 있지만, 그중 일부를 필요한 곳에 기부하는 생각을 그려볼 수도 있다. 이러한 것들을 구상하며 실행해보는 기회는 매우 소중한 변화로 삶에 신선함을 가져올 것이다.
문득 스웨덴의 팝그룹 아바가 생각난다. 그들은 ‘money, money, money’를 부르며 부와 인기를 이어갔다.

밤낮없이 일해도 내게 남는 건 없네.
부자를 만나서 놀며 지내면 얼마나 재미있을까.
그런 사람이 있어도 날 좋아할까.
그러니 한판 돈 벌어야지.
횡재하면 인생이 바뀔 거야.


그러나 이들은 세계적으로 명성을 얻고 정상을 달릴 때 ‘The Winner Takes It All’(이긴 사람이 모든 것을 다 가져간다)을 부르며 쓸쓸히 해체되었다. 승자는 모든 걸 다 얻고, 원칙대로 움직인 자신은 패자가 되어 쓰러진다는 고음의 울림은 여러 추측을 하게 하며 슬픈 노래로 막을 내리게 하였다.
세상의 원리는 이와 같다. 돈이면 행복을 가질 것 같고, 모든 걸 쥘 듯 보이지만 감춰진 카드는 어디서 나올지 모르는 게 인생이다. 이런 보편적 사고에 역주행하는 사고가 나눔이고 기부다. ‘에고’(ego) 가 나 자신을 중시하며 내 욕심을 추구하는 것에 비견해 ‘이상적인 나’는 가치와 의미를 지향한다. 이 둘은 정반대인 듯하나 서로 밀어내지 않고 조화를 이루게 되면 마음에 안정감을 느낄 수 있다. 요즘 풍조가 자기를 먼저 생각하는 게 옳다고 자기중심적 사고를 부추기는데 그만큼 다른 사람도 존중해야 한다고 정리하면 나누는 삶이 본성과 충돌되는 것을 막게 되지 않을까.

◆ 구제를 좋아하는 자는 풍족하여질 것이요, 남을 윤택하게 하는 자는 자기도 윤택하여지리라. - 잠언 11장 25절
◆ 가난한 사람을 학대하는 자는 그를 지으신 이를 멸시하는 자요, 궁핍한 사람을 불쌍히 여기는 자는 주를 공경하는 자니라. - 잠언 14장 31절

2019년의 착한 기부 프로젝트
착한 기부로 행복해집시다!


작은 것을 모아 나누면 시냇물이 강을 이루듯 놀라운 일을 이룹니다.
미루지 말고 2019년 각자 자기만의 ‘착한 기부 프로젝트’를 벌입시다.
착한 기부를 한 내용을 저희에게 알려주시면 그 스토리를 잘 엮어 여러분에게 다시 선물해 드리겠습니다.
전화 : 02)3465-1520
webmaster@iwithjesus.com

전영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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