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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발사 목사님’들을 소개합니다
강화도 미용봉사 공동체 ‘샬롬선교회’
[235호] 2019년 09월 01일 (일) 이경남 기자 penshock@hotmail.com
   

아름다운동행은 2019년 ‘좋은 생각으로, 감사한 마음으로 풍요롭게 살아가기’ 캠페인을 벌이고 있습니다. 매월 작지만 소중한 습관을 실행하도록 실천사항을 소개하는데, 9월은 ‘우리 동네 청소하기’입니다. 동네를 돌보고, 속해있는 사람들을 돌아보자는 취지로, 이번호에는 강화도에서 동네 노인들을 위해 미용봉사를 하는 이들의 이야기를 싣습니다. <편집자 주>

머리카락을 자르거나 파마, 염색을 하기 위해 이발소나 미용실을 찾는 것이 우리들의 일상이다. 그러나 그 쉬운 일상이 가능하지 않은 이들이 있다. 치매나 질환, 고령으로 인해 운신이 힘든 노인이나 장애인들은 누군가의 도움이 있어야 이미용이 가능하다.
그런 노인들을 위해 2013년도부터 매주 요양원을 찾아가 미용봉사를 하고 있는 강화도 몇몇 교회 목회자들과 성도들이 있다. 취재를 위해 찾은 그날에도 이들은 노인들을 위해 미용봉사를 하고 있었다.
“편안하셨어요? 오늘은 얼굴이 더 좋아 보이시네요.”
“어르신, 어떻게 잘라드릴까요? 짧게 깎아드릴까요? 예쁘게 깎아드릴게요.”
“머리에 물을 뿌릴 거예요. 차가우니까 놀라지 마세요.”
간혹 빨리 못 자른다고 호통을 치는 할머니에게도 “죄송해요. 빨리 해드릴게요” 상냥히 말을 건넨다.
차례를 기다려 커트를 한 후 90세가 넘는 한 할머니는 돕기 위해 기다리고 서있던 요양사에게 이렇게 묻는다.
“괜찮아? 어울려? 아이고, 선생님 고맙습니다. 수고하셨어요.”

미용기술을 배워 봉사
물론 동화 같은 장면만 연출되는 것은 아니다. 미용가위는 칼보다 날카롭기 때문에 치매로 목을 잘 못 가누는 노인들 이발을 하다보면 봉사자들의 손가락이 베이기 일쑤다. 침을 흘리실 때 닦아드려야 하며, 때로는 소변실수도 하시고, 치매로 인해 욕을 퍼붓는 분들도 때로는 계시다고. 그러나 무엇보다도 마음 아픈 순간은 다음번에 방문했을 때 더 이상 그분들을 못 뵙는 것, 떠남을 받아들여야 하는 순간이다.
강화남지방 감리교회 소속인 나봉신 목사(새빛교회), 이희섭 목사(신광교회), 나승윤 목사(택리교회), 조명옥 사모(길상제일교회), 김경화 사모(길상교회), 전선영 집사(길상제일교회), 황경희 권사(길상교회)로 구성된 샬롬선교회(회장 한명자 권사).
“지방회에 라오스선교회가 있어 2012년에 라오스로 봉사를 가게 되었는데, 목회자니까 라오스에서는 봉사의 폭이 좁아 안타까웠어요. 그래서 돌아온 후 이상수 목사님(화도시온교회 원로목사)과 나승윤 목사님께 함께 미용기술을 배워 봉사하자고 했지요.”
이희섭 목사의 설명이다. 그게 시작이었다. 목사 3명이 읍 미용실에 가서 한 달 동안 배웠다. 그러나 여전히 미숙했다고.
“지금 선교회 회장이신 샬롬미용실 한명자 권사님께서 재능기부를 해주셔서 제대로 배울 수 있었어요. 나봉신 목사님도 그때 합류하게 되었고요.”
그 후 2013년 라오스에 미용봉사를 가게 되었고, 강화도 길상면과 화도면에 있는 요양원 4곳을 매주 화요일 오전에 방문하여 봉사하기 시작했으며, 1년 후 다른 회원도 함께 봉사하기 시작했다.

안수를 하는 시간
“한동안 힘들었어요. 사랑의 마음이 없으면 안 될 것 같아요. 하지만 부모님 대하듯 하니까 가능하더군요. 그리고 시부모님이나 부모님, 제 자신에 대해서도 생각이 달라지고 기도도 많이 하게 되더군요.”
“제 미래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 겸허해지고 기도하게 됩니다. 은퇴를 앞두고 있는데, 은퇴 하더라도 계속 하려고요. 또한 어디를 가든 누군가를 도울 수 있어 좋습니다. 장모님이 88세이신데 거동이 불편하시거든요. 찾아 뵐 때마다 제가 어머니 머리를 다듬어 드립니다”라고 나봉신 목사는 말하며 “농촌교회에는 어르신들이 많으신데 거동이 불편한 성도들을 위해 목회자들이나 성도들이 미용기술을 배워 봉사하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머리를 만지는 것은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잖아요. 저는 어르신들 머리 깎아드릴 때 그분을 위해 ‘안수’를 하는 시간으로 생각해요. 마음이 뭉클할 때가 많아요. 아버지가 교사셨는데, 학교 뒷마당에서 학생들 머리를 깎아주셨던 기억이 납니다. 아버지도 아마 저처럼 사랑하는 마음으로 해주셨겠지요.”
이희섭 목사는 이렇게 말하며, “이런 봉사를 다른 지역에서도 마음과 뜻이 있는 분들이 함께 이뤄 가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우리 마을의 연약한 사람들은 누구일까, 위로와 격려가 필요한 사람들은 누구일까를 혼자 생각하기보다 ‘함께’ 생각하고 찾아보는 것부터가 시작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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