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리적이며 재치 있고 지루하지 않게 말하는 사람이, 외국에 나가 어눌한 말로 생각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게 되자 자신감이 바닥으로 내리치더라고 했다. 그들에게 비쳐 돌아오는 자신의 낯선 이미지가 혼란스럽더라는 것이었다.
그래도 여행하며, 책을 읽고, 묵상하는 것은 우리 자신을 ‘문해력:글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의 노화에서 이끌어 내 줄 좋은 방법이다. 버지니아 울프는 이 세 가지를 할 수 있을 정도의 돈이면 삶은 충분하다고 했다.
말을 경청하고 글을 잘 이해하는 사람들은 자신을 위하는 만큼 다른 사람도 귀하게 볼 수 있어, 필요한 자리에 나눌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특집 <‘우리’를 위한 소비>. 소비를 생각하다 나눔에까지 범위를 넒히게 되면 우리를 한층 성숙함으로 이끌게 된 것이다. 어쩌면 긴 생각이 필요한 게 아니고 시도를 하는 게 첫 걸음이 될 수 있다.
릴케의 시 한 구절이 떠오른다.

“마지막 과일들을 익게 하시고
이틀만 더 남국의 햇볕을 주시어 그들을 완성시켜
마지막 단맛이 짙은 포도주 속에 스미게 하옵소서.”

‘인생의 완성이 나눔’이라는 말대로 인생의 완성을 이뤄갈 시간을 바라는 마음이 느껴진다. 마지막 단맛이 인생에 스며지길….

일본, 북한, 홍콩, 중국, 미국의 문제들 사이에서 우리나라를 위한 기도를 하다가 한 문장을 보게 되었다.

“파파께서는 절대로 한 가지 목적만으로 일을 행하지 않으십니다.”
(윌리엄 폴 영의 소설 <갈림길>에서)

여러 나라의 사정과 상태에 맞춰 퍼즐을 인도하시는 하나님께 그래도 대한민국의 평안과 발전을 구하며, 성숙해지는 시민이 되게 하옵소서하고 기도한다.

우리 대한민국은 지나온 세월, 어려운 일을 겪으며 더욱 단단해져 왔다. 그러기에 이번에도 안으로 다져지는 상생구조를 만들며 좀 더 윤리적 각성이 이루어지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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