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 정리를 한답시고 책이 잔뜩 든 장바구니를 몇 개 들었더니 이틀 쯤 후에 허리가 아파 오네요. 그 동안 잘 걸을 수 있도록, 긴 시간 앉아서 일할 수 있도록, 감사의 표시를 허리 굽혀 할 수 있도록 잘 지탱해준 허리가 고맙네요.
요즘엔 몸의 여기저기가 존재감을 한 번씩 드러내곤 해요. 어디 한 군데가 불편하면 몸의 다른 부분들이 그 연약함을 돕고 채우느라 더 수고하게 되지요. 손가락 끝에 밴드만 하나 붙여도 입이 호~ 불어 위로하고, 다른 손은 약을 발라주고, 그 손가락이 하던 일을 다른 손가락들이 더 부지런히 움직이고 더 힘을 들여 채워주지요. 너 아픈 건 나와 상관없다 할 수 없는 건, 몸은 하나이기에 한 지체의 아픔은 몸 전체의 고통으로 느껴지기 때문이지요.

예수를 함께 믿는 지체들이 그래요. 기쁨도, 아픔도 함께 누리고 나누며 살아가지요. 많이 거둔 자도 그 십의 일을, 적게 거둔 자도 그 십의 일을 드려 가난하고 어려운 이웃을 돕게 하시고, 평균케 하시는 하나님 사랑이 있기에 기쁨으로 십일조를 드려요. 생김새가 달라도 예수의 피가 흐르면 한 몸임을 알고, 말은 달라도 예수라는 한 마디로 충분하기에 전 세계에 흩어진 가난하고 연약하고 재난 당한 지체를 찾아 나서는 수고를 기쁨으로 감당하지요. 예수의 피가 흐르는 이 한 몸을 ‘교회’라 불러요. 아직은 아니나 장차 한 몸이 될 지체를 찾아서도 예수 복음 들고 이 땅과 세계 곳곳서 땀 흘리며 수고하는 지체들이 있기에 하나님 나라는 더 건강하게 서가며 자라가고 있지요.

어려움과 재난 당한 이웃을 뉴스를 통해 보며 안쓰러운 마음 가지고 바라보았는데 교회는 어느새 그 이웃에게 달려가 위로하고, 살 길을 찾아주고 다시 설 용기를 주고 왔네요. 나는 그저 바라보는 ‘눈’ 같고, 달려간 지체는 ‘발’ 같으나, 한 교회 한 지체된 내게도 그 상급을 하나님께서는 함께 계산해주신다고 하니 기쁘고 감사할 따름이지요. 그들이 받는 위로가 내게도 기쁨이 되는 건 내가 연약할 때 또한 그와 같은 위로를 나도 받을 거라는 소망이 있기 때문이랍니다. 예수 믿으세요.

수필가이자 온곡초등학교 교사. 예수님과 함께하는 삶 속 따뜻한 이야기를 들려주며, 저서로는 <자녀는 엄마의 축복으로 자란다>가 있다. 서울광염교회 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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