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에바다교회 박성윤 목사

에바다교회(박성윤 목사)는 1974년 9월 8일 한국구화(口話)학교(발성연습을 통해 음성언어를 습득하게 하는 농아교육기관, 당시 서울 마포구 소재) 강당에서 시작된 농아인 교회로, 강서구에 자리 잡은 지는 벌써 20년 이상이 되었다. 아이들까지 합쳐서 약 30여 명, 청각장애인과 그 가족 등 비장애인이 반반 정도의 비율로 구성되어 움직여가는 교회.
“쉽지 않은 사역이지만, 특별한 환경 가운데 예배가 계속 드려지고 있는 것이 전적으로 하나님의 은혜”라고 말하는 박성윤 목사(사진 아래)를 만나 그 에바다교회의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준비되어 있으니 가라
“이곳에 부임한 것이 2016년 12월 31일부터니까 여기 온 지 2년 반이 지났네요. 처음엔 특수 사역이라 못한다고 했는데, 1년 만에 재청빙이 들어왔어요. 기도하던 중 ‘다 준비되어 있으니까 가면 된다’라는 강한 이끌림이 있는 거예요. ‘아, 이건 하나님의 사인이구나. 내가 가서 해야 할 일이 분명히 있겠다’ 확신이 들었죠. 그래서 다른 환경은 보지 않고 왔어요.”
그러나 막상 와 보니 수화(手話)를 몰라 불편한 점이 많았다. 직접적인 대화와 교제가 이뤄져야 하는데 중간 통역을 거치니, 내용 전달이 제대로 되기 어려웠던 것. 설교도 한 2~30% 가량 전해졌을까 마음이 어려웠던 순간도 있었다.
“목회자 입장에서는 조바심나지만, 사람의 언어가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이 들려지고 있다는 게 얼마나 오묘해요. 물론 교회 오자마자 제일 먼저 한 일이 수화학원을 다니는 거였고, 지금은 농담도 하며 많이 가까워졌어요. ‘아, 주님께서 우리에게 친구라고 하셨는데, 이런 관계가 만들어지는구나!’ 싶었죠.”

소통하는 교회되길 바래
그렇게 ‘통하게’ 된 박 목사와 에바다교회, 박 목사는 또 하나의 소망이 있다고.
“지역주민과 소통하고 나누며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교회가 되기를 소망해요. 사실 존재하는 벽이 있지요. 명확히 듣고 말한다 해도 소통의 문제는 생길 수 있으니 말이에요. 그러나 서로 다른 부분은 인정하고 이해하며 교류하려는 노력이 지역교회와 저희 모두에게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래서 밖을 향해 내민 손길, 어려운 형편이지만 필리핀과 국내에 선교비를 매월 보내고 있다. 도움만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먼저 나서서 도움을 주는 것이다.
“저는 에바다교회가 하나님께 받은 풍성한 은혜를 다른 이들에게 나눠주는 아름다운 교회로 성장해 가면 좋겠어요. 열악한 가운데서도 우리의 선교는 끊이지 않고 계속 되어야 하고, 또 늘어야 한다고 강조하지요.”

사명은 동일하다
“목회자로 부르셔서 귀한 영혼을 아름답게 천국으로 인도하는 역할을 맡기셨다고 생각하니 너무 감사해요. 하나님의 부르심, 이 땅 가운데 살아갈 이유를 분명히 알고, 사명 다할 때까지 달려가야지요.”
“에바다교회에서도 사명의 본질 부분에서는 동일해요. 현실이 변하고 어려워질 수 있지만, 사명은 변하지 않는다는 거죠. 우리 교회의 특성을 고려하면 하나님의 말씀으로 이해시키고 설득해 가는 과정이 쉽진 않거든요. 하지만 드러나는 일을 하지 않더라도 여기 있는 자체만으로 성도들이 안정돼 가는 걸 느껴요. 주님의 마음으로 사랑하고 성도들을 보듬어주는 것, 하나님이 이 곳에 저를 보내신 목적 아닐까요? 우리 성도들이 다른 지체를 위해 희생하고 헌신하려 하고, 마음 다해 동참하는 모습을 보면 기쁘고 감사하죠.”

인터뷰 말미 박 목사는 두 가지 제목의 기도를 부탁해왔다.
성도들이 자신의 신앙만 지키는 게 아니라, 예수님의 마음을 품고 가족과 친구, 이웃들에게 복음을 전하도록. 또한 농아인들은 사회 속에서 일할 때 정말 힘들게 일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렇게 몸과 마음이 지친 분들이 교회에 와서 온전한 쉼을 누릴 수 있도록 예배 환경 등 필요한 부분이 준비되면 좋겠다고.
“믿음의 동역자들이 풍성함을 나눠주면 좋겠어요. 그러면 우리는 채워주시는 은혜의 분량대로 또 구제와 선교에 힘쓸 수 있겠지요. 예수님께서는 작은 자에게 친히 찾아가 마음을 쏟으셨잖아요. 하나님이 우리처럼 작은 교회를 세우시고 이끌어주신 데는 분명한 계획이 있다고 생각해요. 함께 소통하고 동행하게 되기를 바랍니다.”

에바다교회 후원계좌: 신한은행 100-032-683718
박성윤 목사(010-5753-0691)


변윤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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