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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유익한 휴식, 필요한 휴식
쉼 + 새로운 경험 = 삶의 열정
[234호] 2019년 07월 01일 (월) 전영혜 @
   

먼저 ‘휴식’에 대한 상상을 해 본다. 예민한 신경을 풀어주고 정신을 회복시켜줄 ‘내게 필요한 휴식’은 무엇인가.
잠을 실컷 자고 싶거나 텔레비전 앞에서 게으름을 피우고 싶은가. 아이들과 뒹굴며 함께 하고 싶은가. 아니면 새로운 곳으로 떠나고 싶은가. 무엇보다 밀린 일을 말끔히 정리하고 싶은가.
아마도 늘 하던 일상에서 빠져나오는 것이 휴식의 첫 번째가 될 것이다.
얼마 되지 않는 휴식의 날 동안 내게 맞는 그림을 그려놓지 못하면 귀한 시간이 낭비될 수 있어 한여름이 오기 전 마음에 물어본다. 무엇을 하고 싶나.
이제는 좀 더 적극적으로 휴식을 맛보며 나은 유익을 얻기 위해서다.

최고의 휴식을 위해
예일대에서 멘탈 클리닉을 운영하며 <최고의 휴식>을 쓴 작가 구가야 아키라는 ‘뇌’의 휴식이 진정한 휴식이라고 말한다. 잠을 잘 때조차 우리의 뇌는 온전히 쉬지 못하는데 그것은 지난 일에 대해 연연하는 마음과 앞날에 대한 불안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원하는 환경에 있더라도 습관적으로 부정적 잡념을 지니는 사람은 휴식의 자리에서도 ‘현재’에 집중하지 못해 제대로 누릴 수 없다는 것이다.

성장한 자녀들이 따로 나가 살다가 방학과 휴가에 맞춰 모이게 된다. 부모의 집을 ‘집(의) 집’이라 부르며 맘 놓고 달려와 어우러지는 기간, 그야말로 ‘가족 수련회’같은 시간을 갖게 된다. 만날 때마다 달라지는 생의 발달 단계(나이)는 신체의 변화와 현재 생활의 상태를 점검케 한다. 의견을 내는 목소리 구도가 달라짐은 노화하는 부모 세대가 발전해가는 자녀들에게 자리를 하나씩 내주고 바라보게 되기 때문이리라.

여기서 ‘너를(당신을) 위해서’라는 자의식이 너무 큰 것은 주의해야 할 부분이다. 늘 그렇듯 ‘희생 모드’는 자유롭고 건강한 관계 맺음에 그림자를 주기 때문이다. 가족이 휴식으로 만날 때는 어린아이의 표정에 그저 웃음으로 바라보던 대로 단순하고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갖는 게 좋다. 정말 누구나 그러고 싶다. 그런데 말 한마디에도 예민한 가족원들이 있다. ‘준비’를 하고 만나면 각자에게, 모두에게 최고의 휴식이 될 수 있을까?

감수성이 예민한 사람들
감수성은 외부 세계의 자극을 받아들이고 느끼는 성질이다. 그러기에 상담 심리를 공부하는 사람들이 자신에 대한 자각을 높이고 다른 사람에 대한 공감을 위해 훈련하는 분야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것이 예민한 감각으로 발달해 상처받기 쉬운 사람, 까다로운 사람으로만 여겨지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휴식의 철학>을 쓴 애니 페이슨 콜은 말한다. ‘자기중심적으로 자신만 돌보는 것은 옆 사람을 외롭게 하고 점점 남을 위해 자신의 시간이나 물질을 내어주기가 어려워지며 자기 세계로 들어가게 된다’고. 그러므로 마음을 열기로 작정하고 친절한 자세로 주변을 돌아보며 거기서 돌아오는 보답, 깊은 맛을 보아야 한다고 말한다.
별일 아닌 것으로 서로 맞서는 것에 익숙한 가족은 함께 어울려 즐거워 보여도 속으로 지치고 얼굴이 핼쑥해지며 이기심이 더 생길 수 있다며 콜 교수는 놀랍게 지적한다. 그녀는 이미 1백 년 전 이런 강연을 하며 감수성이 예민한 사람이 상처를 많이 받을 수밖에 없어 모두들 예민함을 유감으로 여기지만, 이것은 커다란 선물로서 남들보다 섬세하게 좋은 것을 발견하고 깊이 느끼는 쪽으로 발휘하면 다른 사람을 더 사려 깊이 배려할 수도 있게 된다고 강조했다.

좋은 휴식을 위한 준비
가족 여행을 떠나기 전이라면 모든 스케줄 점검 외에 아침 기도, 좋은 말씨 등을 다짐하고, 일반적인 휴식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서 스트레칭, 호흡 집중 시간을 함께 갖기로 한다. 특히 정신적 스트레스가 심한 사람은 완전히 다른 일, 육체적 강도가 높은 일이 긴장완화에 도움이 된다고. 북극에 사는 이누아트 족은 화가 나면 눈길을 계속 걸어 마음이 풀릴 때까지 가서 막대기를 꽂고 온다고 하는데 이처럼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찾는 것이다. 음악을 들으며 행복을 느낄 마음의 자세, 식물을 돌보기 원한다면 흙을 만질 준비, 여행지에서 혼자 있는 경우를 대비해 자신에게 필요한 것들을 준비해야 한다. 여기서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완벽한’ 휴식을 꿈꾸지 말라는 것이다. 비발디의 모테트에 나오는 ‘세상에 참 평화 없어라’ 중 산문체 대사를 살펴보자.

세상은 매혹적인 색채로 눈을 끌며
마음의 다툼과 상처를 감추고
웃음과 만족을 위해
절제 없는 재미를 따르라 하네.
그러나 고난 없이 세상에 참 평화는 없네.


휴식의 날에도 잊지 말아야 할 구절이다.

내게 맞는 휴식은 언제 어떻게
일반적으로 내성적인 사람은 집에서 할 일을 하며 혼자 있을 때 에너지를 얻고, 외향적인 사람은 친구나 누군가를 만나 얘기하고 활동하며 에너지를 얻는다고 한다.
휴식은 이렇게 늘 하던 활동을 ‘쉼’으로써 삶에 대한 열정을 되찾고 일에 집중하게 하는 것이다. 우선 일상에서 벗어나게 되면 스트레스가 약해지는데 그것은 심장이 천천히 뛰게 되며 에너지 소비를 억제하고 소화 기관이 활성화되기 때문이라 한다.
그러므로 정보 기억이 어려워지고 일만 생각하나 집중하기 어렵고 실수가 생기면 휴식의 때임을 알아야 한다.
때로 과도하게 일하는 데 피곤을 모른다면 뇌가 자극을 받아서 들뜬 상태로 기운이 떨어진 것도 모르는 상태임을 알아야 한다. 피로와 긴장이 계속되면 신경 감각이 둔해져 전달에 문제가 생겨 병이 날 때까지 모르게 되는 것이다.
강도 높은 정신노동을 한 뒤 바로 잠자리에 들면 뇌가 쉬지 않고 생각하게 해 피로가 풀리지 않는 경험을 하게 되는 것과 같은 이치다.

풍성한 삶, 너그러운 어른
요즘, 유아들에게 학습지를 눈앞에 가져다 두는 대신 아이들의 몸과 감각을 통해 여러 과목과 익숙해지게 하자는 예술 접목 교육이 대두되고 있다. 앉아서 책을 보고 암기하는 대신 아이들이 오감으로 과학, 수학 개념을 이해하게 하자는 시도다.
마찬가지로 어른도 휴식의 시간을 통해 음악, 자연 탐구, 신체 운동, 자기 이해, 대인 관계 등을 자유롭게 시도하며 삶의 분야를 넓힐 수 있다. 오른손을 주로 쓴 사람은 왼손을 이용해보고, 정신과 육체의 일 균형을 맞춰보며 공연, 전시회도 가보는 것이다. 하워드 가드너 박사는 <창의성의 열쇠를 찾아서>에서 이러한 시도가 잠재된 창의성과 독창성을 일깨워준다고 말하며 창의성은 머리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속한 세계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만들어진다고 강조한다. 이 창의성은 생애의 전 기간에 출현할 수 있고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드러난다고 하니 다양한 휴식, 새로운 삶의 시도는 휴식의 날에 해볼 소중한 접근이 아닐 수 없다.
미하이 칙센트미하이의 심리학에 따르면 휴식은, 무감정이나 지루함보다 높은 능력의 단계다. 또 불안이나 긴장이 낮은 상태로 가벼운 황홀감을 느끼는 형태라고 한다. 삶에서 그런 상태를 지속할 수는 없지만 이 여름 각자에게 맞는 휴식을 찾아 몸과 마음을 이완시켜 보자.

전영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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