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란다에 자신이 좋아하는 작물을 심었을 경우 그 작물이 어떤 생리를 가지고 있는지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작물이 좋아하는 것과 거리가 먼 일들을 하게 되어 작물을 죽이거나 건강하게 키우지 못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될 수 있다.
우리가 작물에 대해 알아야 할 것들은 무엇일까.

❶ 24절기에 따른 작물 키우기 : 어느 계절 어느 달에 어떤 작물을 심어야 하는지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산이나 들에 자라는 풀들을 보더라도 연중 자라고 꽃피는 식물들이 끊임없이 달라진다. 그처럼 각 작물들도 잘 자라는 시기가 있기에 씨앗을 심거나 모종을 옮겨 심는 시기와 때를 잘 알아두는 것이 좋다.

3월 - 감자/대파/쪽파/갓
4월 - 상추/당근/열무/알타리/봄배추/케일/양배추/근대/겨자채/치커리
5월 - 모종(고추/오이/토마토/가지/고구마)/씨앗(호박/들깨/옥수수)
6월 - 각종 콩(검정콩/주눈이콩/강낭콩 등)/팥(빨간팥/회색팥/파란팥)
7월 - 브로콜리/상추
8월 - 김장 배추/김장무/알타리/당근/쪽파
9월 - 마늘/시금치

➋ 성장에 영향을 미치는 것들 : 햇볕은 작물의 성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태양빛을 좋아하는 양지식물도 있고 음지식물도 있다. 대체로는 햇볕이 잘 드는 베란다의 식물들이 더 건강하게 잘 자라는 편이다. 바람도 작물의 성장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지만 베란다에서는 크게 고려할 필요가 없는 편이다.

다음으로는 수분의 많고 적음이 큰 영향을 미친다. 대체로는 충분한 수분을 필요로 하지만 뿌리에 너무 수분이 많아 숨쉬기가 힘들면 죽을 수도 있고 질병도 많이 생기니 배수가 잘 되도록 하는 것이 좋다.
온도도 작물의 성장에 큰 영향을 미친다. 너무 덥거나 춥지 않게 온도를 작물의 적정 성장온도에 맞춰주는 것이 좋다.

➌ 작물의 일생에 따른 영양 공급 : 작물이 발아하고 난 뒤 어릴 때는 열심히 자신의 몸집을 불리는 영양 생장기를 가진다. 이때는 많은 영양을 필요로 하는데 이 때 가장 좋은 영양은 주로 질소질이다. 질소질 퇴비를 사다 주어도 좋지만 질소질이 너무 과다하면 진딧물이 많이 꼬이기 때문에 알맞게 주는 것이 좋다. 소변을 받아서 2주 정도 묵힌 후 10배 정도의 물에 희석하여 작물에 닿지 않게 주어도 좋다.

작물이 어느 정도 성장을 하고 나면 새로운 후손을 만들고 싶어 하는 때가 온다. 그래서 꽃을 피우고 열매를 달기 시작한다. 이때를 임신기 혹은 교대기라고 부르는데 인산과 칼륨질이 많이 필요하다. 깻묵을 뿌려주면 좋다.

마지막으로 열매가 달리고 커가는 동안에는 좋은 결실을 위해 칼슘질이 필요하다. 각종 뼈를 우려낸 물이나 현미식초에 계란 껍질을 넣어 녹아난 물에 칼슘질이 많아 그런 물을 300~500배액으로 희석해서 열흘에 한 번 정도 주기로 뿌려주면 좋다. 그래서 질소 인산 칼륨 칼슘을 작물의 4대 영양소라고 한다. 이 외에도 마그네슘이나 철 등 다양한 미량 요소들도 필요하지만 땅을 건강하게 만들면 대부분 그 속에 들어있을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작물의 시기와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과 영양에 대한 이해를 하고서 작물을 키우면 베란다에서도 건강하고 맛있는 좋은 반찬들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정호진
생명농업 전문가로 국제NGO생명누리공동체 대표를 맡고 있다. 한국뿐 아니라 아프리카 등지에서 생명농업을 실제로 하고 가르치는 일을 해왔다. 생명농업 도시텃밭도 운영 중이며, 모든 이들이 생명농업을 통해 안전하고 건강한 먹거리를 생산하길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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