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에게 살고 싶은 집을 그려보라면 마당이 있는 집을 많이 그려요. 아파트에 살면서 뛰지 말라는 말을 늘 듣는 아이들에겐 맘껏 뛰놀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한 까닭이지요. 거기에 풀장도 만들고, 놀이터도 만들면서 마치 그 집을 벌써 얻은 양 행복한 표정을 짓네요. 저는 아침에 햇살이 잘 드는 창문 넓은 집이 좋아요. 넓은 하늘이 가득 들어오는 테이블에서 차도 마시고 책도 읽고 싶어요. 아이들이 놀기에 좋은 집을 꿈꾼다면 전 쉬기에 최적화된 집을 꿈꾸는 셈이지요. 어차피 공짜로 꾸는 꿈인데 내가 원하는 공간을 맘껏 그리며 즐거운 상상을 해요.
놀고 싶은 아이나 쉬고 싶은 어른이나 자신에게 채워지지 않는 무언가를 담아 어쩌면 우린 늘 새로운 집을 설계하며 사는지도 모르겠어요.
땅 위에 짓는 집에는 내가 원하는 걸 다 담아낼 수 없기에 저는 좀 다른 집을 짓고 있어요. 예수님 위에 짓는 집이지요. 시간이 지나면 낡고 썩어 다시 지어야 하는 집이 아니라 시간이 지날수록 더 단단하고 견고하고 아름다워지는 집, 하루 종일 바쁜 일상 속에서 지치고 피곤해도 들어가면 치료와 쉼이 있어 다시 건강한 아침을 맞이할 수 있는 집이죠.
밝고 환한 곳에 놓인 테이블에선 예수님과 차 한 잔 하며 오랜 시간 대화를 나눌 수도 있고, 집에 들어가기 위해 걷거나 차를 타지 않아도 언제든 들어가 먹고 쉴 수 있어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아요.
아직은 지어져가고 있어 완성되지 않았으나, 훗날 날 위해 예비하신 천국에서 완성될 이 집을 생각하면 기대가 되고, 나그네길 같은 이곳에서 잠시 머무는 집이 좀 불편하고 부족하고 낡아지고 있어도 감사해요. 영원히 거할 내 집이 그곳에 멋지게 지어져가고 있으니까요.
지금 내가 사는 이 집도 처음엔 모래 위에 지은 것 같아 금방이라도 무너질 듯 약하고 불안했으나, 예수님 위에 다시 건설되기 시작하면서 견고하고 아름답게 지어져가고 있어요. 때론 불편한 곳도 있고 때론 작은 균열이 생기기도 하나, 예수님이 공급하시는 재료로 날마다 새로워지고 있어요.
예수 믿으세요. 천국에 집을 얻고, 내 집에 천국이 건설되기 시작해요.

수필가이자 온곡초등학교 교사. 예수님과 함께하는 삶 속 따뜻한 이야기를 들려주며, 저서로는 <자녀는 엄마의 축복으로 자란다>가 있다. 서울광염교회 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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