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영감은 중년에 찾아온다”

“시장 갔는데, ‘어머님~ 이것 좀 보세요’라고 하는데 기분이 별로더라고요.”
“그건 양반이에요. 아줌마! 하고 부르는데 못 들은 척 하고 지나갔어요. 하하”
중년 여성들이 모여서 중년이 된 후 있었던 여러 에피소드를 웃으며 나눈다. 그런 소리 들으면 아직도 기분이 별로라고.
“하지만 눈에 노화가 오고, 조금만 과로하면 예전 같지 않고, 나이가 들기는 들었나 봐요.”
웃으며 시작한 이야기가 영 힘없게 마무리된다. 중년이라는 삶의 계절을 맞은 것이 마뜩치 않아 보인다.
매스컴을 통해 소비되어지는 중년의 이미지는 어떠한가. <중년이라는 상품의 역사> 저자 페트리샤 코헨에 따르면 줄곧 육체적 쇠퇴와 그에 따른 정신적 무기력으로 고정되어 있다.
20세기 초 노동 집약적인 농경사회에서 효율과 생산성을 중시하는 산업사회로 전환되면서 나이와 시간이 중요한 가치기준으로 부상하고 중년은 비효율과 쇠락, 일탈과 위기라는 왜곡된 정체성을 부여받게 된 것.

이것을 그대로 수용할 것인가. 한 사람의 삶을 그렇게 여기는 것이, 스스로를 그렇게 여기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일까. 그래서 ‘중년, 바르게 바라보기’ 특집을 준비했다. 부여받은 정체성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진중하게 바라보되 여전히 자신의 삶을 ‘긍정하는 눈’으로 바라보아야 하기에.

“청춘은 희망을 잃어버릴 수 있는 시기, 모든 사건의 끝은 이 세상의 끝이 된다. 하지만 모든 일들을 헤쳐 나가는 희망의 힘 그리고 모험들을 거치며 살아남게 하는 지식이라는 위대한 영감은 중년에 찾아온다.” - G. K. 체스터턴 <찰스 디킨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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