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가족이 달라지고 있다

복지부가 발표한 ‘통계로 보는 사회보장 2018’에 따르면, 2017년 1인 가구 비율은 28.6%를 기록해 우리 사회의 가족 구성 형태가 점차 변해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실제 1인 가구 수는 2020년에는 600만 가구, 2030년 700만 가구, 2045년 800만 가구를 넘어설 것으로 예측된다고 하니 전통적인 한국사회의 가족 개념은 점차 변화되고 새로운 가족 형태가 등장하는 건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 볼 수 있다.
1인 가구를 형성하고 있는 이들은 기존에 남자와 여자가 결혼해 가족 공동체를 이루던 전통적 가족상에서 벗어나 공동 주거를 모색하며 공동체를 이루는 등 새로운 가족 형태를 실험하는 중이다. 그 외에도 무자녀 부부, 한부모 가족, 마음 맞는 사람과 그 가족들이 대가족을 이루어 자녀 양육과 생활 등을 함께 하는 다세대 가족 등이 있는데 이 또한 소위 ‘정상 가족’의 범위에 들지 않는 또 다른 형태의 가족이라고 볼 수 있다.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새로운 가족 형태를 모색하는 이들의 실험이 20~30대에게 큰 관심을 받는 가운데, 책 좀 읽는다는 사람들 사이에서 2019년 상반기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책이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라는 사실은 어색하지 않다.
‘혼자도, 결혼도 아닌, 조립식 가족의 탄생’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이 책은 카피라이터 김하나와 잡지 에디터를 오래 했던 황선우, 두 여성이 함께 살아가고 있는 이야기가 담겨 있다. 혼자서도 10년 이상 만족을 누려온 두 여성이 왜 같이 살게 되었는지, 혼자 사는 삶에서 오는 고단함에 대한 대안으로 왜 결혼을 답으로 삼지 않고 어떻게 ‘분자 가족’을 이루게 되었는지 등에 관한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1인 가구는 원자와 같다. 물론 혼자 충분히 즐겁게 살 수 있다. 그러다 어떤 임계점을 넘어서면 다른 원자와 합해 분자가 될 수도 있다. 단단한 결합도 느슨한 결합도 있을 것이다. 여자와 남자라는 원자 둘의 단단한 결합만이 아니라 앞으로 무수히 다양한 형태의 ‘분자 가족’이 태어날 것이다. 이를테면 우리 가족의 분자식은 W₂C₄쯤 되려나. 여자 둘 고양이 넷. 지금의 분자 구조는 매우 안정적이다. 지금 곁에 있는 것들(사람)을 소중히 여기며 잘 소통하고 있는가를 보아야 할 시점이다.”

가부장적 핵가족 형태의 해체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이 무슨 문제적 관점인가 불편해 할 이들도 있겠지만 여성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아진 사회에서, 남자는 밖에서 돈을 벌고 여자는 집에서 살림하며 아이를 양육하는 가부장적 핵가족 형태가 변화되고 있음을 직시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는 옳고 그름을 떠나 현대사회가 당면한 사회 현상으로 한국 교회도 이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응답을 해야 할 시기가 ‘이미’ 다가온 것이다.
실은 우리 주위에 사별 혹은 이혼으로 홀로 사는 이들, 교회 내 심각한 성별 불균형으로 혹은 자발적으로 비혼을 택한 여성들, 한부모 가족 등 소위 ‘정상 가족’의 범위를 벗어난 이들이 늘 곁에 있어왔다. 다양한 이유로 싱글이 되거나 될 수밖에 없는 이들에게 그간 교회는 어떤 자세를 가져왔는지 돌아볼 때다.
사회는 이미 다원화되어 그에 걸맞은 삶의 방식을 모색하고 실험하고 있는 중인데 말이다.
1인 가구가 세 가구 중 한 가구의 비율인 시대를 살아가는 2019년 5월, 우리는 ‘가족’의 개념을 재정의하며 다가오는 세대와 함께 호흡할 수 있는 ‘가정의 달’은 어떤 모습이 되어야 할지 새로운 고민을 시작해야 할 때를 맞고 있다.

박혜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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