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음대 시각장애인 1호' 안종묵 씨

“이태리에 내가 아는 형이 있어. 그 형은 날 잘 모르지만 난 그 형을 잘 알아” 안종묵 씨가 주변이들에게 이 말을 자주한다. 그 형이 누구일까? 알고 보니 세계적인 이태리 성악가 안드레아 보첼리(Andrea Bocelli)이다.
두 사람의 공통점은 시각 장애인이고, 성악을 한다는 사실이다. 종묵 씨는 망막이 하얗게 되어 점점 시력을 잃어가는 ‘선천성 망막색소변선증’이라는 희귀병을 앓고 있다. 1미터 앞에서 겨우 사람의 형체만을 인식할 수 있지만 그의 얼굴은 매우 밝다. 종묵 씨는 안드레아 보첼리처럼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을 가진 목소리를 갖고 싶어 한다. 그리고 무대 위에서 “나의 나 됨은 하나님의 은혜”라고 당당하게 말하게 될 날을 꿈꾼다.

# 노력하는 자가 꿈을 이룬다
잠들기 전 종묵 씨는 늘 그림을 그린다. 나중에 그가 짓게 될 통합교육초등학교를 상상하며 학교 주변 모습과 학교의 모양새를 그리는 것이다. 50대중반쯤 되면 모든 것을 내려놓고 장애인과 비장애인 아이들이 함께 뛰노는 학교를 지을 꿈을 가지고 있다. 그렇지만 학교 근로봉사를 통해 1달 15만원으로 전공서적과 생활비를 빠듯하게 충당하고 있는 형편이다. 어머니는 소아마비, 아버지는 백납(피부가 하얗게 변하는 병)이라는 질병을 앓고 있어 그가 꿈을 이루어 나가는데 넘어야 할 산이 너무나 많다.
종묵 씨는 시각장애인으로써 국내 최초로 서울대 성악과에 진학했다. 앞이 보이지 않아도 교회 성가대, 고등학교 중창단 활동을 하면서 ‘목소리’가 바로 하나님이 그에게 주신 재능임을 깨달았다. 하지만 수능은 그에게 너무나 큰 벽이었다. 언어영역 시험을 최대비율로 신청 해 확대복사를 하자 교과서 1권 분량이 나왔다. 그 종이를 넘기는 것도 큰일인데, 추가 시간은 겨우 20분이 할당되어 시간 내 문제 풀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서울대 음대 시각장애인 1호’는 자신의 한계를 뛰어 넘는 노력 끝에 얻은 값진 타이틀이다.
남들이 한 눈으로 보는 악보를 종묵 씨는 돋보기안경에 확대 돋보기를 하나 더 붙여야 겨우 볼 수 있다. 남들에게는 A4 5장 분량의 곡도 그에게는 A3 50장의 곡이 된다. 종묵 씨는 새벽 2시가 되어서야 겨우 잠자리에 든다. 연습할 곡을 받으면 인터넷을 통해 곡을 찾아 반복 또 반복해서 듣고 통째로 외워버려야 남들과 같은 수준에서 노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음표들 속에 얼굴을 파묻은 채 악보를 읽어야 하는 어려움이 있지만 종묵 씨는 당당하게 말한다. “전 남보다 속도가 느릴 뿐 실력이 뒤진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흑인, 백인이 있듯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있을 뿐이에요”
종묵 씨는 건강한 자존감을 지녔다. 하나님과 가깝게 동행하는 자의 특권이다. 눈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상대방의 목소리만 듣고도 그 사람의 기분이 어떠한지, 그 사람이 어떻게 생긴 사람인지가 느껴진다는 종묵 씨는 우리가 볼 수 없는 것을 볼 수 있는 마음의 눈을 가지고 있다.
“전 그냥 소풍 가는 기분으로 인생길을 걸어가고 싶어요” 소풍 갈 때 싸가는 도시락은 하나님이 주신 재능, 같이 손잡고 가는 친구들은 부모님과 지인들, 장기자랑 시간은 노래할 무대라는 종묵 씨. 훗날 그의 소풍 감상문이 얼마나 아름다울지…기대된다!

# 종묵 씨에게 힘이 되어 주세요!
종묵 씨는 재능과 가능성을 인정받아 이랜드복지재단의 ‘지식펀드’(이랜드 직원이 외부 강의시 받은 강의료 전액을 기부한 것으로, 경제적 여건이 어려운 국내외 대학생들의 교육비를 지원하는 장학금이다)를 통해 5년간 1,500만원을 지속적으로 지원 받는다. 그러나 이는 대학 학비에 비해 부족한 액수이다.
종묵 씨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그의 가능성을 보고 장기간 재정적인 지원을 해 줄 스폰서(Sponsor)이다. 종묵 씨는 세계적인 성악가가 되어 자신과 같은 장애를 가진 이들에게 희망이 되고자, 유학을 꿈꾸고 있다. “어떻게 유학을 갈 수 있겠냐?”고 묻자, 자신 있게 대답한다. “지금까지 나를 인도하신 하나님이 모든 필요를 채워 주실 것이고, 제게 주신 재능을 그 분의 뜻대로 사용하실 것을 믿습니다.”
경제적인 지원자 뿐 아니라 기도의 후원자도 많아졌으면 좋겠다. 그러면 희망을 노래하는 그의 목소리가 더 크게 더 멀리 퍼질 수 있을 것이다.

▷ 안종묵 학생의 가능성을 믿고 후원해 주실 분은 아래로 연락 부탁드립니다.
후원계좌: 신한은행 329-03-012813 / 예금주: 이랜드복지재단

저작권자 © 아름다운동행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