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환경계획 통합적 관리, 물과 나무 최대 확보해야

미세먼지로 고통 받던 지난 수개월이 지나고 어느새 만개한 꽃들과 파란 하늘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주말 이 곳 저 곳에서 붐볐습니다. 이런 상태가 계속되길 바라지만, 미세먼지는 앞으로도 시도 때도 없이 다가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대부분 정부 부처들이 미세먼지 대책을 찾느라 애쓰지만, 체감할 수 있는 뾰족한 대안은 보이질 않네요. 정확한 데이터가 있어야 대책을 세울 수 있다는 말도 일리는 있지만, 당장 힘겨운 서민들에게는 대책이 시급합니다. 현황을 정확히 알리고 지금 할 수 있는 것부터 실천하도록 중심을 잡아야 하는데 조직만 계속 늘리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미세먼지와 관련해 모순도 보입니다. 내가 별 생각 없이 하고 있는 활동들이 미세먼지를 조금씩 만들어내고 그것이 모여 거대한 괴물이 됨을 절실하게 느껴야 합니다.
경유차는 여전히 인기가 높습니다. 내 집, 내 건물 수리한다고 돌과 타일을 기계로 갈아내면서 발생하는 먼지, 미세먼지를 흡진기로 담아 제대로 처리하는 경우는 거의 볼 수 없습니다.
아파트 등 공동주택단지 작업장에서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화단 높이를 제대로 맞추지 않아 도로의 흙먼지가 발생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강우시나 관수시 흙이 쓸려 내려오지 않도록 화단을 높여야 하는데 이를 무시하다보니 수천 톤의 흙이 하수관 슬러지로 유입되고 먼지로 날리는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미세먼지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다각적인 접근이 필요합니다. 정부뿐만 아니라 모든 영역에서 모든 주체들이 미세먼지 발생원을 찾고 저감방안을 찾아 실천해야 합니다.
최근 도시와 도시 외 지역의 비열차를 활용한 도시 바람길 조성에 대한 관심은 매우 고무적인 일입니다. 바람길은 도시 외곽 산림에서 생성되는 맑고 차가운 공기를 도심으로 끌어들여 공기순환을 촉진하고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물질과 뜨거운 열기를 도시 외부로 배출하는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시간당 1억9000㎥의 신선한 공기를 도심부로 유입시키는 독일 슈투트가르트 등 우수 사례지의 경험들이 미세먼지가 심각한 서울을 비롯한 도시들에 적용되길 기대합니다. 도시와 도시 인근에 최대한 나무를 심고, 빗물이 통과하는 투수성포장면적을 늘려 물을 확보하면서 바람길을 만들어 미세먼지를 줄이고, 폭염에 대처해야 합니다. 국토 및 환경 계획의 통합적관리가 제대로 되도록 전과정(life cycle)을 사고하고 법과 제도 역시 꼼꼼히 정비해야 합니다. 미세먼지가 잠시 멈춘 얼마간입니다.

김익수
환경일보 편집대표이며, 한국환경정책학회 이사와 녹색기술센터 자문위원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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