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번의 부모학교 강의가 있었습니다. 강의를 하다가 울컥하는 대목이 몇 번 있었습니다.
눈물이 나올 것 같아서 잠시 마음을 가다듬고 쉼을 가지고 있는데, 어느 샌가 한 분, 두 분 부모님들이 먼저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더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했습니다.

우리 집은 아이들의 컨디션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편입니다. 그래서 아이들을 살펴서 피곤하다 싶으면 일정을 조절하고, 일찍 재우는 편입니다. 피곤한데 해야 할 것들을 붙잡고 있어봤자 아무것도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아이들의 컨디션보다 중요한 게 부모의 컨디션, 특히 엄마의 컨디션입니다.
아이를 위해 헌신해서 자기 몸 불태울 수 있는 게 모정이라지만 엄마도 육체와 감정과 분명한 한계를 가진 연약한 한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엄마는 자신의 몸으로 낳은 자신의 아이와 자신을 떼어 생각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소리치고 싶고, 뛰쳐나가고 싶고, 버거운 시간을 참아냈던 시간들이 있습니다. 아이들보다 자신을 돌보는 당연한 시간에는 도리어 죄책감을 느끼게 됩니다. 하지만 우리가 함께 걸어갈 시간은 결코 짧지 않습니다. 긴 시간을 생각하면 자신의 보폭과 호흡도 살펴야 합니다.

‘내가 엄마인데 이래도 되나?’
아무리 자신을 희생해도 엄마는 자녀에게 미안한 법입니다.
그런데 엄마도 한 사람의 사람이라는, 그 ‘당연한 말’에 눈물 흘립니다.
눈물 흘리는 부모들, 그 연장선에서 부모들은 그제야 힘겨웠던 자신의 시간을 이해하게 된 것 같습니다. 아이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동시에 자신을 돌보고 이해해주는 것도 중요합니다. 함께 걸어갈 인생에 흘리는 눈물과 기쁨…. 주님 감사합니다.

이요셉
색약의 눈을 가진 다큐 사진작가. 바람은 바람대로, 어둠은 어둠대로, 그늘은 그늘대로 진정을 품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풍경을 글과 사진과 그림으로 노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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