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학년 아이들에게 집에서 자주 듣는 말이 뭔지 물었어요. ‘숙제해라’가 제일 많네요. 이번엔 듣고 싶은 말로 자기 이름을 지어 보랬더니, ‘사랑해’, ‘귀요미’, ‘예쁘다’라고 짓기에 나도 ‘예쁜 선생님’으로 불러 달랬지요.
아침에 “예쁜 선생님~!”하며 달려오고, 헤어질 땐 “예쁜 선생님, 안녕히 계세요!”하며 인사하는데, 자꾸 들어도 기분이 좋아요.
집에 오면 듣기 좋은 말이 있어요. “수고했어.” 어떤 날엔 일찍 퇴근해 쉬고 있는 내게 늦은 밤까지 일하고 들어오는 남편이 “여보, 오늘도 수고했네” 말해주면 마음이 찡해져요. 수고하고 피곤한 날, 수고했는데 그만한 결과를 얻지 못한 날, 그 마음을 다 알아주는 것 같아 말이지요.
예수님을 만나기 전엔 내가 참 작고 초라하게 여겨졌어요. 주목할 만한 무엇도 없고 세상에서 내가 지닌 존재감이란 게 없어 보였지요. 그런 내게 예수님이 “예쁘다” 해 주시는 거예요. 처음엔 그 말씀이 낯설고 어울리지 않아 보였는데 그가 말씀하시는 대로 나도 날 바라보기 시작했고, 예쁘고 사랑스럽게 여기게 되었어요. 그가 날 바라볼 때면 기쁨을 이기지 못하시고 “종혜야, 내가 널 사랑한다” 하시네요.
살다 보면 세상에서 내가 초라하게 느껴지는 순간이 있기도 하나, 세상이 보고 부르는 이름이 아닌, 예수님이 날 보시는 시선과 불러주시는 이름대로 나도 날 보고 그렇게 여기며 살아요. 세상을 즐겁고 당당하게 사는 비결이지요.
이렇게 날 사랑해주시는 예수님이 좋고 그의 뜻대로 살고 싶은 마음이 있으나, 내 몸과 마음이 약해 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죄의 본성은 쉽게 변하지 않아 같은 문제로 오랜 시간 씨름을 하기도 하지요. 이 힘든 싸움 속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건 다만 약하고 초라한 모습 그대로 예수님께 나가 용서해 주시기를, 다시 사랑할 수 있게 도와주시기를 간구하는 수밖에 없어요. 이런 날 예수님은 탓하지 않으시고, 그렇게 그의 뜻대로 살기 위해 애쓰는 모습을 보시며, “종혜야, 내가 네 수고를 다 안다. 수고했다” 하시네요.
그런 예수님이 계셔서 다시 살고 힘 있게 살아요.
예수 믿으세요. 그가 당신의 수고를 다 아시고 위로하실 거예요.

수필가이자 온곡초등학교 교사. 예수님과 함께하는 삶 속 따뜻한 이야기를 들려주며, 저서로는 <자녀는 엄마의 축복으로 자란다>가 있다. 서울광염교회 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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