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곡동으로 이사 오면서, 보다 적극적으로 아내의 운전연수를 돕고 있는데요. “부부가 서로 운전연수해주고 그러는 거 아니다”라는 말이 있긴 합니다만, 하여튼 저는 용감하게 아내의 운전연수를 주도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제 딴에는 ‘나 정도 되면, 서로 기분 좋게 연수시켜줄 수 있겠지’ 싶었거든요. 무엇보다도 집과 아내 직장과의 거리도 짧은데다가 주행코스도 비교적 단순해 ‘이때가 아니면 아내가 운전대 잡기가 어려워질 것 같다’는 다소 조급한 생각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요즘 저에게 이만저만 실망하는 게 아니네요. ‘오늘은 화내지 말아야지.’ 이렇게 굳게 마음을 먹었다가도, 아내가 차선변경을 제 때에 하지 못한다거나 다른 차량의 주행에 불편을 줄 때에는, 못난 제 모습이 아내를 향하여 불쑥 나오더라고요. 여지없이 말이지요. 아무리 그래도 하나님께서 주신 영원한 내편인데, 그런 사랑하는 아내를 향해서 그렇게 화를 내고 나면, 출근하는 아내에게도 너무나 미안하고, 그런 제 모습이 참 별 볼 일 없다는 것을 다시금 확인하게 됩니다. 누구보다도 가장 곁에서 사랑하고 격려하고 견뎌주는 아내이기에, 더 절제하고 친절하고 너그럽게 대해야 하는데, 실상은 그렇게 하지를 못하네요. 아무리 못해도 성도들에게 하는 것만큼이라도 아내나 가족 대하기를 그리해야 하는데, 어느 때에야 제가 그리할 수 있을까 싶습니다.
어디 먼데 있는 사람이 아니라, 지금 바로 곁에 있는 사람에게 당장 너그럽고 친절하게 대할 줄 아는 것이 사랑의 첫 걸음일 텐데 말입니다. 그건 그렇고 아내의 운전 실력이 늘고 있는 것이 보여서, 보람됩니다. 이젠 T자형 주차도 할 수 있거든요.

김태욱 목사
성경적인 교회를 꿈꾸며 2018년 11월에 화곡동에서 ‘우리는교회’를 개척하여 섬기고 있습니다.
저작권자 © 아름다운동행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